그대에게 가는 모든 길 / 백무산
그대에게 가는 길은 봄날 꽃길이 아니어도 좋다 그대에게 가는 길은 새하얀 눈길이 아니어도 좋다
여름날 타는 자갈길이어도 좋다 비바람 푹풍 벼랑길이어도 좋다
그대는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그대는 그곳에 그렇게 늘 있은 것이 아니다 그대는 일렁이는 바다의 얼굴이다
잔잔한 수면 위 비단길이어도 좋다 고요한 적요의 새벽길이어도 좋다 왁자한 저자거리 진흙길이어도 좋다
나를 통과하는 길이어도 좋다 나를 지우고 가는 길이어도 좋다 나를 베어버리고 가는 길이어도 좋다
꽃을 들고도 가겠다 창검을 들고도 가겠다 피흘리는 무릎 기어서라도 가겠다
모든 길을 열어두겠다 그대에게 가는 길은 하나일 수 없다 길 밖 허공의 길도 마저 열어두겠다
그대는 출렁이는 저 바다의 얼굴이다
- 성시경 / 내게 오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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