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에 대하여 / 인애란
바람 부는 언덕 위 홀로 서 있는 나무를 보며 흔들리지 않고 고개 숙이지 않으려 무던히 버티는 중인 줄만 알았다
바람 세차게 부는 날 나무에 기대어보니 알겠다 되려 힘을 쭉 빼고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마음의 문빗장 열고 서걱거리는 숨결에 귀를 대보니 알겠다 나무의 품에서 바람이 울고 있다는 것을 바람은 목소리가 모조리 말라 나무가 대신 소리내어 울고 있다는 것을
홀로 서서 다 같이 사는 세상, 삶의 어느 언덕에서 나, 그 무엇을 위해 몸의 한 편 내어준 적이 있었던가! 그 누군가에게 도움짓 한 적이 있었던가!
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 진정 그게 그런 것이라면 바람 가득 옹송그린 가슴을 풀어 흔들리고 너와 나의 아픔에 정직하게 고개 숙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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