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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담쟁이 / 홍수희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10. 9.

                

          담쟁이 / 홍수희 

 

 

담쟁이 벽을 오르고 있다
다홍빛 불도장
다섯 손가락
싸늘한 담벼락 위에
겨울판화처럼
얼음화석처럼
눈물로 아로새겨지도록
한 손바닥 두 손바닥
천천히 몹시 천천히
붉게 뜨겁게 벽을 오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험한
제 안의 벽을 오르고 있다
제 안의 한계를 오르고 있다
담쟁이는 알고 있는 거다
희망은 항상
벽 너머에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