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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담쟁이 / 손현숙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10. 9.

                

          담쟁이 / 손현숙 

 

 

담쟁이

온몸으로 너를 더듬어서
변변한 꽃 한번 피워내지 못했지만
상처 많은 네 가슴
내 손으로 만지면서
담장 끝
너를 보듬어 오르다 보면
그때마다
사랑이니 뭐니
그런 것은 몰라도
몸으로 몸의 길을 열다 보면
알 길 없던 너의 마음
알 것도 같아
캄캄했던 이 세상
살고 싶기도 하다.
(손현숙·시인,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