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 눈꽃산행 | 덕유산] 수묵화 같은 산그리메를 배경 삼은 주목 설경

 

[신년 특집 눈꽃산행 | 덕유산] 수묵화 같은 산그리메를 배경 삼은 주목 설경

• 글·한필석 기자
• 사진·정정현 기자

 

곤돌라 이용한 탐승부터 남북종주까지 다양

 

▲ 중첩되는 산릉이 최고의 풍광을 자아내는 덕유산 조망. 향적봉~중봉 설릉에서 바라본 동쪽 풍광이다.

덕유산(德裕山·1,614m·정상 향적봉)은 겨울이면 순백의 세계로 변한다. 남한 내륙 제3위 고봉답게 하늘을 뚫을 듯 우뚝 솟구친 향적봉은 하나의 눈꽃이요, 그 향적봉에서 남쪽 남덕유(1,507.4m)에 이르기까지 장장 15km 길이로 뻗은 굵은 능선은 멀리서도 눈부실 만큼 반짝이는 설릉을 이룬다.

덕유산 눈꽃은 그 어느 산보다 화려하고 더욱 아름답다. 초여름 연분홍 꽃으로 화사하게 빛나던 철쭉 군락은 희디흰 순백의 눈꽃으로 반짝이고, 짙푸른 가지 축 늘어뜨린 구상나무들은 하얀 함박꽃을 피운다. 이에 뒤질세라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은 켜켜이 달라붙은 천년의 눈꽃으로 장식한다.

여기에 멋진 조망의 아름다움이 더해지는 산이 덕유산이다. 남으로 함양 백운산을 지나 동서 백 리 긴 산줄기를 뻗친 지리산이 선계를 가르는 경계인양 경외감 넘치고, 동으로는 오도산에서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비롯해 수많은 능선들은 중첩되면서 거친 파도 일렁이는 듯한 수묵화를 그려놓는다.

설천봉 곤돌라 이용하면 설경 포인트 쉽게 접근

▲ 환상적인 눈꽃 터널로 이어지는 향적봉 등로.

덕유산 설경 포인트는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주목·철쭉나무 군락지 일원. 따라서 향적봉이 목표일지라도 백련사 기점 왕복 산행보다는 향적봉에서 중봉까지 능선을 따른 다음 오수자굴을 거쳐 백련사로 돌아오는 산행이 바람직하다. 백련사 직등로는 겨울철에는 눈이나 얼음이 덮여 있으므로 꼭 아이젠을 지참하도록 하고, 오수자굴 코스는 폭설 직후 눈길이 뚫리려면 여러 날 걸리므로 관리사무소에 확인토록 한다. 백련사~향적봉 왕복은 3시간, 오수자굴 경유는 4시간30분 정도 소요. 매표소~백련사 왕복 약 3시간 추가.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1,510m) 곤돌라를 이용하면 쉽게 향적봉에 오를 수 있다. 곤돌라 종점인 설천봉에서 향적봉 정상까지는 표고차 100m로 약 20분 거리. 단, 곤돌라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운행하지 않으니 무주리조트에 사전 확인해야 한다. 곤돌라 이용료 왕복 1만2,000원, 편도 8,000원. 문의 리조트 063-322-9000.

칠연계곡이라고도 불리는 안성계곡 코스는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 나들목에서 접근이 쉽다는 점 때문에 인기 있다. 칠연폭포는 안성센터 상단 약 1km 지점 상의 갈림목에서 오른쪽 골짜기로 들어서야 나온다. 매표소에서 2시간쯤 오르면 주능선 갈림목. 여기서 북으로 방향을 틀면 중봉을 거쳐 향적봉에 올라선다. 백련사를 거쳐 삼공리로 내려서려면 7시간 정도 잡아야 하고, 설천봉 곤돌라를 타면 3시간 가까이 단축할 수 있다.

거창군 북상면 황점 기점 산행은 삿갓봉을 목표로 이루어진다. 삿갓골~삿갓골재대피소~삿갓봉~월성재~월성계곡을 잇는 원점회귀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약 5시간 소요. 함양군 서상면 영각사에서는 대개 남덕유산 정상을 왕복하지만, 서봉을 거쳐 육십령 방향으로 향하다 첫번째 갈림목에서 왼쪽(남동쪽) 덕유교육원으로 내려서는 원점회귀 코스가 권할 만하다(5시간 소요).

덕유산 능선종주 산행은 남덕유에서 북덕유를 향하는 게 정석이지만, 향적봉에서 남덕유 방향이 내리막 구간이 길어 대개 향적봉대피소에 하룻밤 묵고 출발한다. 향적봉에서 영각사까지 10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문의 전화 삼공리 본소 063-322-3174, 삼공탐방안내소 063-322-3473, 안성센터 063-323-0577, 남덕유분소(송계사 입구) 055-943-3174, 영각센터 055-962-1508

대중교통 삼공리와 안성은 무주, 영각사는 함양, 황점은 거창에서 진입.

■삼공리 무주시외버스공용정류장에서 08:05~20:00, 1일 15회 운행하는 직행·완행버스 이용. 터미널 전화 063-322-2245.

■안성 안성시외버스정류장에서 09:00, 11:30, 13:00, 14:00, 16:30, 18:00 출발하는 통안행 군내버스 이용. 안성정류장 전화 063-323-0292.

■황점탐방안내소 거창시내버스터미널에서 08:00, 09:30, 11:00, 13:30, 15:30, 17:30 출발, 거창 서흥여객 전화 055-944-3720.

■영각사 함양시내버스터미널에서 06:30, 07:30, 09:30, 13:00, 15:30, 17:00 출발.

숙식 구천동 입구 삼공리 일원에는 숙소가 많이 있다. 덕유산에는 향적봉 정상 아래 향적봉 대피소(정원 60명)와 무룡봉과 삿갓봉 사이에 삿갓골재대피소(정원 69명) 등 2개 대피소가 있다. 1박당 7,000원(성수기 8,000원), 담요 1장당 1,000원. 향적봉대피소는 전화(063-322-1614)로, 삿갓골재대피소(011-423-1452)는 국립공원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 예약을 받는다.

삼공리 한윤순할매보쌈(063-322-2188)은 맛깔스런 보쌈정식으로 이름나 있다. 취나물, 오갈피, 도토리묵, 고사리, 된장찌개, 계란탕 등이 곁들여 나오는 보쌈정식 (2인분 기준 3만 원). 산채정식(2인 3만 원), 산채비빔밥(8,000원), 돌솥비빔밥(1만 원)도 먹을 만하다. 새전주식당(322-3152)은 주민들이 추천하는 매운탕집이다. 무주리조트 곤돌라 종점에 있는 설천봉 레스토랑(063-320-7717)에서도 식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