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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백운산]섬진강 끝자락, 우람한 바위 봉우리에 서다 / 백운산 등산코스(등산지도)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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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백운산]섬진강 끝자락, 우람한 바위 봉우리에 서다 / 백운산 등산코스(등산지도)

섬진강 끝자락, 우람한 바위 봉우리에 서다

  • 광양=박정원 월간 山 기자 
  • 입력 : 2013.03.21 04:00

항상 흰 구름을 이고 있는… 전남 광양 백운산

 
백운산 상봉 정상(비석이 서 있는 곳) 바로 오른쪽, 두 덩어리로 보이는 짙은색 바위가 거북이를 닮았다.
마치 상봉을 떠받드는 듯한 모습이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백두대간(白頭大幹)에서 힘차게 뻗어 내린 한반도 산줄기가 지리산에 도착하기 전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의 경계인 백운산에서 호남정맥(湖南正脈)이란 산줄기를 내놓는다. 호남정맥은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이 되고 호남의 명산들을 두루 아우르며 남으로 뻗어 섬진강 끝자락에 있는 동명이산(同名異山)인 전남 광양 백운산에서 힘껏 솟구친 뒤 강으로 소멸한다. 호남정맥의 마지막 솟아오른 산이 바로 광양 백운산(1222m)이다.

광양 백운산이 요즘 화제다.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여부를 놓고 논란 중이다. 광양시와 시의회, 시민단체 등은 찬성하고 있지만, 이 산에 학술림을 가지고 있는 서울대와 고로쇠수액협회는 반대하고 있다. 수적으로나 분위기상으로 찬성 쪽이 우세한 것 같다.

호남정맥의 최고봉

백운산은 광양시의 주산(主山)이고 진산(鎭山)이다. 조선 중기까지 백운산에 대한 기록이 없다. '세종실록지리지'나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는 백계산만 나온다. '옥룡사, 황룡사 등이 백계산에 있다'고 돼 있다. 1757년 '여지도서'에 '이 사찰들이 모두 백운산에 있다'는 기록이 백운산에 대한 첫 언급이다. 이어 '동여비고'에는 '백운산은 백계라고도 한다'고 돼 있다.

현재 백계산은 백운산의 남쪽에 위치한 봉우리만 가리킨다. 광양시청 정다임 실무관은 "과거 기록에 나오는 백계산이 지금의 백운산을 말하며, 흰 닭이 두 발을 딛고 날개를 편 상태서 북쪽으로 날아오르는 형세의 산"이라고 했다. "정상 상봉이 닭 벼슬에 해당하며, 계족산이 닭발이고, 한재는 목 부분, 따리봉이 몸통"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그 백운산이 실제 닭 모양을 닮았는지 직접 가보자. 정상까지 가장 가까운 진틀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도로 옆 진틀 입구에 조그만 주차장이 있다. 등산 이정표가 '정상 3.3㎞'를 가리킨다.

등산로는 계곡 옆으로 나 있다. 계곡은 백운산에서 유명한 옥룡 동곡계곡이다. 백운산에는 4대 계곡이 있다. 성불계곡·어치계곡·금천계곡·동곡계곡 등이다. 그중 동곡계곡이 가장 크고 길며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진틀 입구 등산로 옆으로 난 계곡은 동곡계곡으로 합류되는 지천이다. 등산로를 따라 정상을 향해 천천히 발길을 옮겼다.

백운산 '생태·경관 보전구역'이란 안내판이 나온다. 한재(북서쪽)와 매봉(동쪽), 억불봉(남동쪽) 상단을 잇는 역삼각형으로, 9.74㎢ 면적이다. 여의도가 8.40㎢니, 이보다 조금 더 큰 규모다.

육산(陸山)과 악산(嶽山) 어울려

남해에서 불어오는 훈풍은 백운산의 봄을 재촉하는 듯하다. 봄의 북상 속도는 단풍의 남하 속도와 비슷하다. 인간이 가파른 산을 오를 때의 속도, 즉 시속 1㎞ 수준이다. 백운산에 안착한 봄은 이제부터 서서히 북상(北上)한다. 동쪽 백운산 자락 쫓비산 매화동산에서는 23일부터 매화축제가 열린다.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매화다.

진틀 삼거리에서 신선대와 정상 방향으로 길이 나뉜다. 신선대를 거쳐 정상을 향하기로 한다. 원점회귀 코스다. 완전 너덜지대다. 우람하게 솟은 바위 하나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다. 신선대다. 가파른 등산로를 힘을 내서 올랐다. 고도 1000m를 넘긴 듯하다. 땀이 뻘뻘 난다. 신선대를 GPS로 확인하니 고도 1189m를 가리켰다. 정상까지 0.5㎞ 남았다.

이제부터는 고도차가 별로 없는 능선 위로 간다. 500m 앞에 닭 벼슬같이 우뚝 솟은 암벽 봉우리가 보인다. 절묘하게 솟아 있다. 위험하게 보이지만 많은 사람이 올라서서 자신의 모습을 렌즈에 담고 있다. 얼른 그 대열에 합류했다.

백운산 정상 상봉은 사방이 확 트였다. 동과 북으로 섬진강과 지리산, 남으로 남해바다, 서로는 길게 뻗은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사방이 확 트인 만큼 바람도 세차다. 올라올 땐 훈풍(薰風)이었는데, 정상에서는 냉풍(冷風)이다.

바로 하산이다. 억불봉 방향으로 가다가 진틀 방향으로 바꾼다. 신선대 방향은 너덜지대지만 억불봉에서 진틀 코스는 전형적인 육산이다. 산 사면에 따라 이렇게 다르다. 순식간에 고도를 낮춘다. 어느덧 진틀삼거리로 원점회귀했다. 이제부터 왔던 길 그대로 내려간다.

'항상 흰 구름을 이고 있는' 백운산, 역시 그 이름값을 했다. 호남정맥의 최고봉이며, 호남지역에서 지리산과 덕유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등산하기 쉬운 듯하면서 결코 쉽지 않았고, 아기자기한 듯하면서 우람하고 웅장한 면모를 동시에 갖춘 그런 산이었다.

여행수첩

 
백운산의 가파른 등산로에 산죽과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백운산은 공식 등산코스가 8개 있다. 제1코스가 논실~한재~신선대~정상까지 4.9㎞에 약 2시간 10분. 제2코스는 진틀~병암~진틀삼거리~정상까지 3.3㎞로 약 2시간. 왕복 6.8㎞로 3시간 50분 걸렸다. 제3코스가 용소~백운사~상백운암~정상까지 5.3㎞에 약 2시간 50분, 제4코스가 동동마을~노랭이봉~억불봉삼거리~정상까지 9.5㎞에 약 4시간 50분, 제5코스가 성불교~형제봉~도솔봉~한재~신선대~정상까지 11.8㎞에 약 6시간 10분, 제6코스가 어치(내회)~매봉삼거리~정상까지 3.9㎞에 약 2시간 10분, 제7코스는 구황~노랭이재~억불봉삼거리~정상까지 10.3㎞에 약 5시간 30분, 제8코스는 청매실농원~쫓비산~매봉~정상까지 19㎞로 약 10시간 20분 걸린다. 제8코스가 23일부터 매화축제가 열리는 매화마을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경부고속도→천안논산고속도→호남고속도→익산포항고속도→순천완주고속도→남해고속도로에서 인동IC로 빠져나와 동곡·백운산 방면으로 가면 된다. 고속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13회,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7회 왕복 운항한다. 약 3시간 5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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