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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해발 1614m, 케이블카 내려 30분 만에 정상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5. 30.

[덕유산] 해발 1614m, 케이블카 내려 30분 만에 정상

  • 무주=신준범 월간 山 기자
  • 입력 : 2013.05.30 04:00

 

무주 덕유산

 

덕유산은 지리산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어머니산으로 꼽힌다.

보통 어머니산이라 하면 산세가 크고 깊으며, 뾰족한 바위보다 흙이 많아 능선이 부드러운 산을 말한다.

크고 부드러운 흙산이라 하여 다 모산(母山)은 아니다.

사람을 품을 줄 알아야 진정한 어머니산이다.

덕유산(德裕山)의 본래 이름은 광려산(匡廬山)이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주변 고을 백성들이 덕유산에 숨어들었는데,

왜병이 지날 때 짙은 안개가 드리워 산속에 사람들이 발각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은 덕이 많고 너그러운 어머니산이라는 의미로 덕유라 불렀다고 한다.

 덕유산 중봉에 군락을 이룬 철쭉 너머로 향적봉이 솟아 있다. / 김영선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사람을 품는 어머니산

덕유산은 1614m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남한에서 넷째로 높다.

그러나 정상에 서는 데는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곤돌라로 올라 20분만 걸으면 향적봉에 닿는다.

설천봉의 높이는 1470m로 우리나라에서 곤돌라나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노약자와 장애인들도 정상의 경치를 누릴 수 있도록 덕을 베풀고 있는 셈이다.

곤돌라 문이 열리자 눈 닿는 곳이 다 산이다.

기분 좋은 파란 물감 같은 하늘 아래 한없이 산이 늘어섰다.

산국(山國)에 입국한 것이다.

눈에 띄는 팔각형 한옥은 상제루(上帝樓)다.

기와를 3층으로 쌓아올린 독특한 모양에 화려한 균형미가 있어 설천봉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덕유산 구천동 계곡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흐르는 덕유산 구천동 계곡.

구두 신은 관광객들을 뒤로하고 산에 든다.

가벼운 오르막에 몸이 살짝 뜨거워질 즈음 널찍한 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향적봉 정상이다.

남한 넷째 고산답게 수준급 경치가 산객을 맞는다.

산줄기들이 파노라마로 물결 친다.

부드럽게 선을 그은 산등성이는 우아한 몸짓으로 흘러내린다.

마침 유치원생들이 올라와 병아리 같은 소리로 정상이 꽉 찬다.

한 아이가 "세상에 이렇게 산이 많았어요?" 하고 묻는 소리가 들린다.

관광객은 여기까지다.

중봉으로 능선을 이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산국이 고요하다.

간간이 마주치는 사람들도 등산복과 등산화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진짜 산행이 시작된 것이다.

5월 말이지만 덕유는 이제야 신록이 나고 있다.

초록이지만 같은 초록이 아니다.

유치원생처럼 재잘거리는 맑고 명랑한 초록색이다.

한여름의 검푸른 초록과는 확연히 다르다.

 

걸음을 간간이 멈춰 세우는 건 수염을 기른 도사 같은 풍모의 주목(朱木)이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을 간다는 주목은 덕유산 같은 고산지대에 사는데,

10년 동안 2.5m가 자랄 정도로 느리게 자란다.

대신 가지 치는 힘이 세고 최고 1500년을 살 정도로 장수한다.

얼마나 잘 살았기에 죽어서도 저리 아름다울 수 있는지, 부럽다.

◇산길에 데워진 발을 계곡물에 담그다

덕유란 이름처럼 너그러운 오르막을 올라서자 중봉이다.

막 속살을 드러낸 철쭉이 드문드문 분홍빛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엄마 품처럼 푸근한 덕유평원이 발아래 펼쳐진다.

눈이 닿는 저 끝까지 덕유평원의 부드러운 산등성이가 뻗어 있다.

멀리서 사람들이 점처럼 걸어오고 너머에는 첩첩산중이 걸려 있다.

맨 뒤에 지리산 주능선이 비현실적인 선을 그리며 하늘에 떠 있다.

 

쌍봉으로 튀어나온 천왕봉과 엉덩이처럼 툭 튀어나온 반야봉이

눈썹만큼 얇은 선을 그리며 떠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동으로는 가야산이 뾰족하지만 날카롭지 않게 솟았다.

이번 생에선 가 닿을 수 없는 궁전처럼 고고하고 아득한 풍모다.

며칠 지나면 덕유평전 가득 철쭉이 활짝 피어 산객의 마음을 사춘기 소년처럼 철없이 만들어 놓을 게 분명하다.

여기서 주능선을 두고 왼쪽의 '오수자 굴' 쪽으로 내려간다.

하산길이지만 덕유대야영장 주차장까지는 10여㎞의 먼 길이다.

물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심산유곡의 대명사인 구천동 계곡이 끝없이 이어진다.

산을 넘어오느라 데워진 발을 계곡에 담그자 5초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뼛속까지 얼얼하다.

명불허전 구천동 계곡답다.

끝없이 이어지는 구천동 계곡의 화려함이 평범하게 보일 즈음 텐트로 가득 찬 덕유대오토캠핑장이 나타난다.


여행수첩

	해발 1614m, 케이블카 내려 30분 만에 정상

정보:: 덕유산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15분 만에 주능선의 설천봉에 닿는다.

곤돌라(063-320-7381)는 편도 8000원, 왕복 1만2000원이다.

 

설천봉 곤돌라정류소에서 600m를 걸으면 향적봉 정상에 닿는다.

정상까지는 데크계단이 깔려 있어 운동화나 구두를 신은 관광객들도 오를 수 있다.

향적봉 정상에서 제대로 된 흙길을 걷는 산행이 시작된다.

능선 따라 1㎞ 가면 중봉이며,

여기서 왼쪽 길로 가면 오수자 굴을 지나 구천동 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설천봉에서 중봉을 지나 백련사까지 6.5㎞이며

백련사에서 포장길을 따라 4㎞를 더 내려가면 덕유대오토캠핑장에 닿는다.

총 10.5㎞이며 5시간 정도 걸린다.

그늘이 적어 한여름에는 선크림과 모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교통편:: 무주공용버스터미널(063-322-2245)에서 구천동행 버스를 타면

곤돌라가 운행하는 무주리조트 입구와 백련사 입구인 삼공리에 닿는다.

버스정류소에서 곤돌라승차장은 3㎞ 떨어져 있다.

1일 10회(08:05~20:00) 운행한다.

 

무주리조트에서 무료로 리조트와 무주읍내 간 셔틀버스(063-320-7113)를 1일 6회 운행한다.

구천동 계곡에서 곤돌라주차장으로 돌아갈 경우

 

국립공원 주차장에서 무주리조트가 운행하는 무료셔틀버스(05:40~20:30)를 이용하면 된다.

택시를 타고 곤돌라주차장으로 갈 경우 1만원을 받는다.

설천면 개인택시(063-322-0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