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속살 속으로…南國 열차 광주역~부산역 250㎞ ‘S트레인’
매일 두대 마주 보며 달려 하동서 만나
경남과 전남의 속살을 훑으며 달리는 ‘S트레인’이 시범운행을 마치고 27일부터 본격 운행된다.
공식 명칭은 ‘남도해양관광열차’다.
중부내륙 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의 성공에 힘입어 내놓은 코레일의 세 번째 관광열차다.
S트레인은 남쪽(South), 바다(Sea), 느림(Slow)의 머리글자인 ‘S’와
남도의 리아스식 해안, 경전선의 구불구불한 모습을 형상화한 별칭이다.
매일 오전 두 대의 열차가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서로 마주 보며 각각 출발한다.
서쪽 광주송정역을 출발한 열차는
남평~보성∼득량∼별교∼순천∼하동∼북천∼진주를 거쳐 마산역까지 212.1㎞를 5시간 30분에 걸쳐 운행한다.
동쪽 부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구포~진영~창원중안~마산∼진주∼북천∼하동∼순천을 거쳐 여수엑스포역까지 250.7㎞를 3시간 58분 동안 달린다.
두 열차는 하동역에서 만나 영·호남 화합의 의미를 다진다.
S트레인은 빠른 이동을 위해 타는 열차가 아니다. 시속 50㎞ 남짓한 속도로 느긋하게 달린다.
‘빠름’을 포기한 대가로 얻는 건 여유와 관조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나무의 잎맥과 누렇게 익어가는 벼의 알곡 하나하나까지 죄다 눈에 담을 수 있다.
열차는 외부 디자인부터 객실 안까지 남도의 풍광을 담았다.
기관차는 거북선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차량 전체 디자인은 중부내륙 순환열차 등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인 디자이너의 안목이 반영됐다.
날아가는 학의 형상을 차량 외부에 덧씌워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객실 5량은 영화 ‘설국열차’처럼 내부가 각각 다르다.
힐링실, 가족실, 카페실, 다례실, 이벤트실 등으로 꾸며졌다.
카페(식당)실에서는 남도의 풍성한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다.
다례실은 우리나라 열차로는 처음으로 좌식을 도입, 나란히 앉아 보성 녹차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벤트실에서는 판소리, 가야금, 품바 등 남도의 문화예술과
밴드, 댄스, 플래시몹, 통기타, 색소폰 등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객실이나 통로도 달리는 문화공간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램책 작가여행, 달리는 미술관, 아트마켓 등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객차 좌석은 모두 218석이다.
1호차 힐링실은 기본석 64석과 전망석, 2호차 가족실은 기본석 40석,
가족석 28석(7세트), 3호차 카페실은 커플룸 8석과 식당·카페로 구성됐다.
4호차 다례실은 기본석 36석과 함께 26명이 차를 마실 수 있다.
5호차 이벤트실에는 자전거 거치대와 이벤트 공간이 있다.
좌석의 앞뒤 간격도 여유로운 편.
또 좌석마다 개별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전자제품을 충전할 수 있다.
S트레인이 정차하는 주요 역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진주, 하동, 순천, 여수, 벌교 등 남도 곳곳의 이름난 관광지를 곧바로 연결하는 들머리 구실을 한다.
근대 문화유산인 남평역, 1970~80년대 추억의 거리가 조성돼 있는 득량역,
코스모스 꽃밭이 넓게 조성된 북천역 등은 역 자체가 관광콘텐츠다.
문제는 이들 관광지와 S트레인을 어떻게 연결할 거냐는 것.
코레일 측은 카셰어링을 대안으로 내놨다.
고객 각자가 원하는 지역에 내려 관광을 즐긴 뒤, 다시 열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티투어 등 연계교통수단과 트레인 하우스 등 숙박시설을 촘촘하게 마련해
남도여행을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카 셰어링은 부산역, 광주역, 순천역, 하동역, 보성역, 진주역,
마산역, 광주송정역, 창원중앙역, 득량역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1시간에 6000원이다.
아울러 코레일 측은 당일, 1박2일, 2박3일 코스 등 다양한 관광코스를 구상 중이다.
특히 봄-매화, 여름-해상유원지, 가을-꼬막과 코스모스,
겨울-해수온천 등 계절에 따라 운행 시간을 조정해 남도의 사계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어디서 S트레인을 탈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열차여행가인 박준규씨는 “수도권 주민의 경우 부산역에서 타는 게 낫다”고 했다.
예컨대 서울역에서 오전 6시 KTX를 타면
부산역에서 9시 20분에 출발하는 S트레인에 시간 낭비 없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라도쪽을 먼저 둘러보겠다면 광주 송정역에서 타는 게 편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박씨는 “S트레인이 새마을호 특실로 분류돼 요금이 조금 비싸다”며
“서울에서 S트레인을 이용하려면 1인당 20만원 이상 소요돼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S트레인이 성공하려면 시티투어 버스의 증차 등이 필수”라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들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V트레인과 같은 개방형 창문이 하나도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S트레인 승차권은 패키지 열차여행 상품이 아니다.
일반 열차표와 마찬가지로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 역창구, 승차권자동발매기 등을 통해 살 수 있다.
여행 명소에서 자주 오르내리려면 패스를 사는 게 유리하다.
1일권이 4만 8000원으로 좀 비싼 듯하지만,
호남선과 경부선, 경전선, 전라선, 진해선, 동해남부선 등을 무제한 탑승할 수 있으니 따져보면 되레 저렴한 편이다.
역마다 내려서 관광을 하겠다면 최소 2일권 이상을 구입하는 게 좋다.
2일권은 6만 3800원, 3일권은 7만 9600원이다.
홈페이지(www.korail.com) 참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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