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관광열차] 'S트레인' 전남·경남 명소마다 내려 '南道의 진수'를 맛본다
- 입력 : 2013.09.26 04:00
시속 50㎞ 느긋한 속도로 강을 건너는 열차는 27일 정식 운행을 시작하는 남도해양관광열차.
코레일은 광주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경전선 구간을 왕복하는 이 열차에 'S트레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남쪽(South), 바다(Sea), 느림(Slow)의 S, 그리고 남도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한 경전선에서 이미지를 따왔다.
중부내륙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를 히트시킨 코레일이 선보이는 세 번째 관광열차다.
S트레인은 2편이 편성돼 매일 부산과 광주를 각각 출발해 1회 왕복 운행한다.
부산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서쪽으로 달려 마산-진주-북천-하동-순천을 거쳐 여수엑스포역까지 갔다가 부산으로 돌아온다.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보성-득량-벌교-순천-하동-북천-진주를 들러 마산까지 달려갔다가 되돌아온다.
코레일이 마련한‘S트레인궩 4호차 내 다례실은 보성군과 하동군이 운영한다. 차 마시며 다도법을 배우거나 차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강원도와 경상북도 내륙지방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를 통과하는 V트레인이나 O트레인과 달리,
S트레인이 지나는 경전선은 풍광이 좋은 구간도 있지만 평범한 시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구간도 꽤 된다.
V트레인이나 O트레인은 그냥 열차에 앉아서 차창 밖 풍광을 감상하기 알맞다.
그러나 S트레인을 최대한 활용하는 요령은 그동안 자동차를 타지 않으면 하기 힘들었던
전남·경남의 절경(絶景)과 명소(名所)를 찾아 감상하며 남도의 별미(別味)를 맛보는 것이다.
그래서 주말매거진은 S트레인이 정차하는 주요 열차역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를 역별로 소개한다.
특별히 구미가 당기는 관광지나 음식이 있다면 표시해 열차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 둘러보면 좋겠다.
송정 떡갈비 철컹~ 철컹 섬진강 건너 마산 아귀찜
남도 관광열차‘S트레인’이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중 하나로 꼽히는 남평역에 정차했다.
거북선 이미지를 형상화한 S트레인은 쪽빛, 동백꽃, 거북선, 학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광주의 ‘어머니산’ 무등산이 지난 3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소쇄원은 한국 최고의 정원으로 꼽힌다.
코레일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 전남 화순 운주사나 영광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도 괜찮겠다.
운주사의 천불천탑은 하룻밤 사이 1000개 불상과 불탑이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백수해안도로는 한국 최고 드라이브 코스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다.
광주에서 나주와 함평, 영광을 잇는 길목에 송정떡갈비거리가 있다.
광산구 하산동에는 꽃게장골목이 있다.
세종고입구사거리 내고향찐빵손만두(062-955-1999),
애호박에 고추장과 돼지고기를 넣고 칼칼하게 애호박찌개를 끓이는 명화식육식당(062-943-7760)도 괜찮다.
역 자체가 볼거리다. 가장 예쁜 간이역 중 하나로 꼽힌다.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여기가 아니라 남광주역이 배경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어쨌건 작고 조용해 잠시 쉴 만하다.
역내에 찻잔·찻주전자 등 각종 다구를 전시하며 차 시음도 하는 티월드가 있다.
보성역(061-852-7788)
보성 하면 차(茶)다.
170만평의 대한다원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녹차밭으로 드라마와 영화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다.
율포관광단지에는 전국 유일의 녹차해수탕이 있다.
지난 4월 개장한 녹차골 보성향토시장에서는 지역 특산품이나 먹거리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보성군청 앞 수복식당(061-853-3032)은 한정식과 꼬막정식이 유명하고,
보성녹차밭 전망대 옆 초록잎이펼치는세상(061-852-7988)은 녹차 양갱과 찻잎을 띄워 내주는 녹차가 분위기 있다.
벌교역(061-782-7788)
벌교홍교는 벌교의 상징물이다. 현존하는 석교(石橋)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워 보물로 지정됐다.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보성여관도 볼 만한 근대 건축물이다.
벌교에서 꼬막을 먹지 않으면 아쉽다.
요즘은 일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제철은 꼬막 속살이 통통하게 차오르는 겨울이다.
국일식당(061-857-0588), 제일회관(061-857-1672) 등 벌교읍내에 꼬막을 전문으로 한다는 식당이 많지만,
꼬막철이 되면 웬만한 식당이면 다 꼬막을 낸다.
벌교역 앞 역전식당(061-857-2073)은 짱뚱어탕을 잘한다.
순천역(061-749-2288)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가을이면 더욱 아름답다. 선선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순천만 낙조가 장관이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아직 관람하지 않았다면 지금이 적기다.
순천 드라마세트장은 1970년대 서울 판자촌을 꽤 정교하게 재현해놓았다. 조계산 기슭에 자리잡은 송광사와 선암사도 순천에 있다.
송광사 올라가는 길에 있는 길상식당(061-755-2173)과 선암사 가는 길의 선암식당(061-754-5232)은 산채정식이 푸짐하다.
조계산 등산로 고향보리밥집(061-754-3419)은 음식만큼이나 풍경도 맛있다.
대원식당(061-744-3582)은 순천뿐 아니라 전라도 최고라고 해도 아무도 토달지 않을 만한 식당이다.
여수엑스포역(061-663-7788)
향일암은 여수엑스포역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남쪽 끝 해안 절벽에 있다.
3대 관음성지 중 하나이자 일출(日出) 명소이다.
교동시장에는 서울 등 대도시에서 쉬 보기 힘든 생선이나 해산물이 많다.
장어골목에는 장어탕 식당이 대여섯 있다.
기름이 적어 담백한 붕장어(아나고)의 등뼈와 대가리로 끓인 국물에 콩나물과 양배추를 넣고 고춧가루로 칼칼하게 끓인다.
속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하다. 서대무침은 웬만한 식당이면 다 낸다.
광어와 비슷하나 더 작고 길쭉한 서대를 가늘게 썰어서 막걸리식초와 고추장으로 새콤달콤하게 무친다.
뼈꼬시는 여수 사람들이 뼈회(세꼬시)를 부르는 말이다.
돌산 계동마을이 특히 뼈꼬시로 유명하다.
통들깨와 어슷 썬 파, 참기름, 들깨가루, 약간의 고춧가루로 버무린 양념장과 함께 쌈 싸 먹는다.
하동역(055-882-7788)
광양과 하동을 가르는 섬진강에서 난 재첩으로 끓인 재첩국.
벚꽃 말고도 하동에는 볼거리가 많다.
최참판댁은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 한옥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것이지만, 원래부터 있었던 듯 자연스럽다.
하동송림은 조선시대 모랫바람을 막으려고 조성했는데, 지금은 국내에서 제일가는 노송숲으로 꼽힌다.
화개장터는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하동 대표 먹거리는 재첩국과 녹차이다. S트레인에서 하동에서 나는 차를 맛볼 수 있다.
재첩은 섬진강 것을 최고로 친다.
강변원할매재첩회식당(055-882-1369), 나루터식당(055-882-1370),
동흥식당(055-883-8333) 등이 뽀얗게 우러난 국물이 시원한 재첩국으로 이름났다.
북천역(055-883-7788)
역 주변이 온통 코스모스다. 열차가 마치 코스모스밭에 파묻힌 듯 보인다.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가 매년 9월 역 근처에서 열린다.
진주역(055-755-7788)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매년 10월 초 열린다.
남강에 둥둥 뜬 형형색색 600여개의 유등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남강변 진주성은 진주를 대표하는 명소.
진양호는 서부 경남 유일의 인공호수로, 새벽 물안개와 낙조가 이름났다.
경상도 음식이 맛없다는 말은 진주에 와보지 않은 사람이 한 것 같다.
진주비빔밥은 전주의 그것을 능가할 수준이다.
밥을 고깃국물에 토렴하고 다양한 나물과 육회가 올라가는 게 특징이다.
중앙시장 안 천황식당(055-741-2646)과 제일식당(055-741-5591),
진주시청 옆 설야(055-762-0585)가 진주 3대 비빔밥집으로 꼽힌다.
마산역(055-299-7786)
문신미술관은 조각가 문신이 자신의 작품을 고향에 기증해 세워졌다.
돝섬에서는 매년 가을 마산국화축제가 열린다.
마산을 대표하는 음식은 역시 아귀찜.
말린 아귀를 사용한 정통 마산식 아귀찜은 오동동진짜초가집(055-246-0427)에서 맛볼 수 있다.
남은 양념은 꼭 싸달라고 할 것. 마산 사람들은 “냉장고에 하루 묵혔다가 뜨거운 밥에 비벼 먹으면 진짜 맛있다”고 한다.
통술도 마산의 독특한 식(술)문화다.
소주나 맥주 등 술을 ‘기본’(5~6병 정도) 주문하면 멍게, 개불, 말린 서대 등
다양한 해산물 안주가 한 상 가득 공짜로(물론 술값에 포함됐지만) 나온다.
합성동 뒷골목 신마산 통술거리에 통술집들이 모여있다.
70년대 이발관에서 '그때 그 스타일'에 도전!
- 입력 : 2013.09.26 04:00
전남 보성 득량역
- 전남 보성 득량학역 앞‘추억의 거리’에 있는‘역전 이발관’. 여기서 이발사 공병학씨가 아직도 머리를 깎고 있다.
옆 앞을 가로지는 '추억의 거리'. 1970~80년대 시골 번화가가 재현돼 있다.
상점과 장난감가게, 문방구 등 가게 여섯 개가 거리 양옆에 늘어섰다.
'득량상회'에는 '백학' '금복주' 등 옛날 라벨이 그대로 붙은 소주병이 진열돼 있고, '장난감가게'에는 프라모델과 딱지가 놓여있다.
벽에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흑백으로 인쇄한 담화문이 붙어있다.
이 정도는 웬만한 드라마세트장에 가도 볼 수 있다.
이곳이 특별한 건 이 거리에 있는 '행운다방'과 '역전이발관'에서 아직도 차를 팔고 머리를 깎을 수 있는, '살아있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행운다방 주인 최수라(62)씨는 "커피가 한 잔에 200원 할 때부터 다방을 운영했다"고 했다.
커피값이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다른 곳보다는 한참 저렴한 2000원이다.
이발관은 최씨의 남편 공병학(65)씨가 운영한다.
이발소 안 커다란 거울 위에 붙어 있는 액자 모양 가격표에는
'이발 11,000원' '면도 10,000원' '염색(이발포함) 22,000원'이라고 적혀 있다.
추억의 거리는 공병학씨와 최수라씨의 아들 공주빈(35)씨가 만들었다.
최씨는 "아들이 어려서부터 오래된 물건을 좋아했다"고 했다.
"아들을 맨날 혼냈어요. 왜 맨날 쓰레기를 주워오냐고. 아들이 그때부터 추억의 거리를 만들 뜻이 있었나 봐요.
아들이 모아놓은 옛 물건이 지금도 창고 2개는 돼요."
공씨는 S트레인이 득량역에 정차한다는 것을 알고 올해 초부터 추억의 거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부모가 운영하는 다방과 이발소 주변 빈 가게를 세 얻어 문방구와 장난감가게와 상회 등을 꾸며 추억의 거리를 만들었다.
추억의 거리를 입장하거나 관람할 때 돈을 낼 필요는 없다.
다방에서 차 한 잔 마신다면 서로 즐거울 것이다.
추억의 거리도 더 확장되고 번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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