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숲길' 임재룡 기자의 [역마살 기행] 이 봄날, 송악 ‘천년의 숲길’을 걸어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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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28일(목) 09:30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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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새로이 소생하는 봄날,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들이 녹으면서 그 거죽을 뚫고 초목이 솟아 오르고 훈풍에 생강나무, 산수유가 한들한들 춤을 춘다. 더러 눈 좋은 이들이 낙엽더미 속에서 잔설을 뚫고 피는 복수초와 노루귀를 봤다고도 하는데 이름 있는 꽃이 아니면 어떠랴, 양지 바른 곳에서 지천으로 피는 쑥과 냉이도 보기 좋아라. 충남 아산 송악에 가면 산과 들, 호수와 마을 등이 두루 어우러진 산책길을 만날 수 있다. 아산시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천년의 숲길’이 그곳이다.
전체 코스가 27km에 달해 한번에 무리해서 다 돌아보기 보다는 천천히 계절을 달리해 찾아봐도 좋고, 두 개 코스를 연계해서 걸어도 좋은 길이다. 제1코스는 ‘천년비손길’이다. 출발점은 봉곡사 주차장으로 봉곡사-베틀바위-(봉수산)-갈매봉-오형제고개-누에마을(오돌개마을)-배골마을-송악저수지-송남휴게소-봉곡사 주차장으로 되돌아 오는 코스로 13~15km에 달하는데 산길과 들길, 마을길, 수변길이 두루 망라돼 있다. 제2코스는 ‘봉곡사 솔바람길’로 봉곡사 앞 사방댐을 출발해서 임도를 통해 누에마을(오돌개마을)까지 이어진 3.5km의 편한 길이다. 봉곡사로 원점회귀해도 7km 밖에 안돼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찾고 있다. 제3코스는 ‘긴골재길’로 송남휴게소에서 출발해 긴골산-황산(작은, 262m)-강장고개까지인데 총연장은 5.6km에 이르며 사람들의 때가 덜 탄 산길이 매력적이다. 이곳의 최고봉인 황산은 바로 이웃에 있는 황산(347.8m)과 같은 이름을 하고 있는데 산세도 비슷해 묘한 느낌을 준다. 제4코스는 ‘천년물결길’로 송남휴게소를 출발해 송악저수지 동쪽의 방미산과 방미마을을 한바퀴 도는 3.5km의 길로 패밀리코스로 좋다. 이들 4개의 코스는 저마다의 난이도와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체력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좋은 데 가족간 오손도손 산책을 즐기려 한다면 천년물결길이 좋고, 연인이나 부부, 조손(祖孫) 간 산책으로는 봉곡사 솔바람길을 권한다. 이제 막 산행을 시작한 초보자에게는 긴골재길을 권하는데, 다만 이 길은 널리 알려진 길이 아니어서 단독산행은 삼가하는 게 좋을 것이다. 송남휴게소를 들머리로 잡기 보다는 강장리고개에서 출발하는 것이 힘이 덜 든다. 이 코스의 취약점은 원점회귀 산행이 어렵다는 점이고 한쪽에 차를 대고 출발할 경우 차를 회수하기까지 애로가 있다. 산행 이력이 어느정도 붙은 베테랑에게는 천년비손길이 좋은데 무작정 걷기 보다는 경유하는 산이나 마을, 길 등을 미리 파악하고 그곳에 소재한 명소와 얽힌 전설 등을 알고 가면 더욱 흥미있는 트래킹이 될 것이다. 이들 4개 코스 외에도 코스간 일부 생략과 타 코스와의 연계 등 응용을 통해 나름대로 새로운 코스를 창조해서 걸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아산시청 산림과의 박대용 주무관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코스는 봉곡사 앞을 출발해서 베틀바위-봉수산-갈매봉-오형제고개-봉곡사솔바람길을 경유해 봉곡사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이 코스에는 천년고찰 봉곡사와 기기묘묘한 바위군(群)의 베틀바위를 볼 수 있고, 금북정맥이 아산에서 예산으로 빠져나가는 봉수산 삼각점을 볼 수 있는데다가 봉수산에서 오형제고개까지 부드러운 아산기맥 능선을 운치있게 걸을 수 있다. 또한 전설의 오형제고개와 누에마을을 간접 체험할 수도 있다. 돌아오는 길은 봉곡사솔바람길로 도중에 돌탑쉼터나 거북이쉼터에서 다리쉼을 하며 싸가지고간 음식을 나눠먹을 수도 있다. 등산로로만 연계한 코스를 만들수도 있다. 봉곡사를 출발해 베틀바위까지 진행한 뒤 아산기맥 능선을 타고 내려와 갈매봉에서 강장고개로 내려간다. 도중에 장군봉(316m)과 냉풍체험장을 지나기도 하며 강장고개에서는 거대한 느티나무와 소나무의 동거(?)현장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후 긴골재 코스로 접어들어 작은황산과 긴골산을 거쳐 송악저수지길을 지나 송남휴게소로 하산하는 것이다. 현재 송악 천년의 숲길은 완성된 단계가 아니므로 걷다 보면 불편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아산시에서도 시민의 제보를 받아 타 지역에 있는 둘레길이나 트래킹 코스에 뒤지지 않는 길로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현재 계속 보완중이다. | ||||||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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