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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비학산]산행이라기보다 산책… 황금빛 골짜기 타고 사뿐사뿐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10. 31.

[파주 비학산]산행이라기보다 산책… 황금빛 골짜기 타고 사뿐사뿐

  • 파주=김기환 월간 山 기자 
  • 입력 : 2013.10.31 04:00

[파주 비학산]

 
일망무제 조망이 일품인 비학산 장군봉 전망대의 파노라마. 멀리 파주시와 법원읍 시가지가 보인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경기도 파주 비학산(飛鶴山·454m)은 10년 전만 해도 일반인은 오를 수 없는 곳이었다. 바로 옆으로 임진강이 흐르는 남북 접경지대였기 때문이다. 이 산은 1968년 '1·21 무장공비 침투 사태' 때 김신조 일당의 침투 경로로 이용됐고, 그 이후로도 무장간첩 침투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한 곳이다. 지금도 초리골 동쪽 능선 삼봉산에 작은 데크와 함께 '김신조 숙영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탐방객들의 눈길을 끈다.




	파주 비학산
(위) 등산객이 초리골이 내려다보이는 장군바위인근을 지나고 있다.
(아래) 비학산 등반 출발지인 초리골저수지. 이곳에서 출발하면 장군봉을 거쳐 정상까지 1시간30분 걸린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2004년에야 개방된 무장간첩 침투 경로

 

비학산은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2004년 파주시가 삼림욕장으로 개발하며 개방됐다. 나지막한 산이지만 주능선 곳곳에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바위가 많아 조망이 뛰어나다. 울창한 숲과 편안한 산길로 산책을 겸한 가벼운 산행에 좋은 입지를 지닌 곳이다. 파주시와 문산읍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며 주말이면 많은 주민이 찾는다.

비학산 줄기는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으며 좌우로 능선을 벌려 초리골을 감싸고 있다. 이름처럼 학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초리골은 법원읍에서 가까워 산행코스로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골짜기를 따라 난 도로를 따라 걸어도 되고, 좌우로 뻗은 긴 능선을 타고 오를 수도 있다. 어떤 코스를 잡아도 큰 무리 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이른 아침 초리골 상류의 저수지에 도착했다. 골짜기 주변 산자락은 단풍이 물들어 온통 황금빛이었다. 조용한 산골의 가을이 절정을 향하고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신발끈을 동여매는 손끝이 시릴 정도. 하지만 옹기종기 솟아오른 나지막한 봉우리에 마음은 편했다. 454m. 부담 없는 높이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바람을 맞고 추락한 낙엽이 산길에 수북했다. 발을 옮길 때마다 부스럭거리는 정겨운 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산자락을 둘러가는 편안한 길을 따라 천천히 고도를 높였다. 마지막 구간의 100m 급경사를 통과하니 장군봉 직전의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널찍한 공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주능선으로 따라 전망대로 향했다.



	파주 비학산

 

◇법원읍·파주시까지 한눈에

 

장군봉 남쪽의 장군바위 전망대는 비학산에서 가장 조망이 뛰어난 장소다. 길게 뻗은 초리골이 한눈에 드는 시원한 풍광이 압권이었다. 법원읍내는 물론 파주 시가지까지 내려다보인다. 이 특이한 마름모꼴 전망 데크는 '파주 포토 10경' 중 한 곳으로 꼽을 만큼 경치가 좋았다.

장군봉은 전망대에서 불과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다. 하지만 작은 정상석 외에는 별다른 볼거리가 없다. 계속해 유순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다 보니 평상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등산객들을 만났다. 주말을 산에서 보내는 보통사람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대피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북쪽 고갯마루를 거쳐 비학산 정상에 올랐다. 북동쪽 직천저수지 너머로 감악산이 우뚝 솟은 모습이 눈길을 끄는 장소였다. 그 옆으로 마차산과 소요산이 멋진 스카이라인을 그리며 길게 늘어섰고, 동두천 시가지 역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였다.

비학산 일대는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던 지역이라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등성이에는 부드러운 흙길 구간이 많아 오랫동안 걸어도 부담도 없다. 등산로 주변에서 손쉽게 야생화나 버섯을 볼 수 있고,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은 산중에는 짐승도 많다. 비록 산은 작지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행 수첩

 

비학산은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산길을 걸으며 무장공비 숙영 장소, 은굴, 두루뫼 민속박물관, 장군바위 전망대, 매바위, 칼바위, 날바위 등을 만날 수 있다. 수락산~도봉산~북한산의 날카로운 산릉을 조망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산길은 여러 가닥이다. 그 가운데 파주시 법원읍 시립법원도서관에서 시작되는 초리골 기점의 산행이 인기다. 정상을 오르는 가장 쉬운 길은 초리골 상류의 초리골저수지에서 산자락을 타고 장군봉 전망대를 경유하는 코스다. 저수지에서 시작하면 40분 남짓이면 전망대에 설 수 있다. 이후 대피소(쉼터)를 거쳐 비학산 정상까지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시립법원도서관~초리골저수지~장군봉~정상 코스는 약 5.5㎞ 거리로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초리골 초입의 초계탕(식당)에서 출발해 암산~삼봉산 2봉 남서릉~대피소~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도 인기다. 약 6.5㎞ 거리로 세 시간 이상 걸린다. 이 코스 중간의 삼봉산 1봉 서쪽 지능선 바위 지대에 '무장공비 숙영지'가 있다.

 

●자가용 차량은 통일로(문산 방면)를 이용해 파주를 거쳐 법원리로 간다. 자유로(문산 방면)를 통해 문산을 거쳐 법원리로 접근할 경우 거리는 멀지만 길이 막히지 않으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연신내에서 17번(구 303번) 버스를 이용해 법원읍으로 간다. 구파발역~관산동(벽제)~내유동~봉일천~금촌~월롱~파주읍~용주골~법원읍~시립법원도서관(초리골 입구) 경유 갈곡리(종점)로 운행.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30번 버스는 구파발역(지하철 3호선)~관산동~봉일천~파주역(경의선)~파주읍사무소~세경고교~법원사거리~천현초교~삼성대마을회관~금곡리~운담리 경유 적성터미널로 운행한다.

 

산행 기점인 초리골 일대 식당에서 각종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초리골 입구 승잠원(031-958-9522), 초리골초계탕(031-958-5250), 초리골 오리숯불구이(031-958-5295), 초리연(031-959-2179)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