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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ㆍ가평 국망봉]수도권 겨울산행 1번지-새하얀 눈꽃·눈길·눈밭에… 아, 두 눈이 멀 지경

by 맥가이버 Macgyver 2014. 1. 9.

 [경기도 포천ㆍ가평 국망봉]수도권 겨울산행 1번지- 새하얀 눈꽃·눈길·눈밭에… 아, 두 눈이 멀 지경

 

 

  • 포천=손수원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4.01.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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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서 셋째로 높은 산인 국망봉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그중 동쪽 화악산, 석룡산의 산그리메는 비경 중 비경으로 꼽힌다.

     

     

    단풍을 잃고 한동안 앙상한 가지만 드리우고 있던 겨울 산의 나무들은 이제 눈꽃을 소복이 피워내고 있었다. 경기도 포천 이동면과 가평 북면 경계를 이루는 국망봉(國望峰·1167.2m)은 한북정맥의 큰 봉우리면서 화악산(1468m)과 명지산(1267m)에 이어 경기도에서 셋째로 높은 산이다. 국망봉이 겨울에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수도권에서 제대로 눈꽃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명소이기 때문이다.

     

    약 175km의 한북정맥 남한 구간 중 광덕고개(664m)에서 국망봉에 이르는 구간은 빼어난 전망으로 사계절 인기가 좋지만, 특히 겨울철에는 눈꽃과 심설(深雪) 산행을 즐기려는 산꾼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다. 게다가 국망봉의 남북 능선은 폭 10~20m 방화대(防火帶, 혹은 방화선)가 시원스레 나있어 겨울에는 마치 하얀 카펫을 깔아놓은 듯 장쾌한 눈길을 만들어낸다. 국망봉자연휴양림 입구의 커다란 생수 공장을 거점으로 삼아 포천 쪽에서 국망봉으로 오르는 산행 코스 세 개가 시작된다. 공장 뒤편으로 우뚝 솟아 하늘금을 이룬 한북정맥 중 가장 높게 보이는 산이 국망봉이다.

     

    눈꽃 산행 인기 코스

     

     

     

     

    국망봉은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지 해발 200m에서 출발해1160m까지 고도를 올려야 하는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최근 겨울치고는 기온이 푸근한 터라 국망봉은 정수리 부분에 이르러서야 하얀 눈을 이고 있었다. 승합차에서 내린 한 산악회 무리는 대장의 말에 따라 스패츠(등산화에 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등산용품)를 착용하고 아이젠을 배낭에 매다느라 분주했다.

    “괜히 수도권 겨울 명산이 아니에요. 조금만 올라가면 눈꽃 천지에 눈이 무릎까지 빠질걸요. 자, 겨울산은 미리미리 대비해서 나쁠 거 없어요.”

    생수 공장 전 오른쪽 등산로 안내판 뒤에 나있는 3코스로 들머리를 잡았다. 눈이 녹아 길은 뚜렷했지만 낙엽 아래 땅엔 어김없이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국망봉은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지 해발 200m에서 출발해 1160m까지 고도를 올려야 하는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게다가 주능선에 오르기까지는 전망이 트인 곳이 별로 없어 눈꽃 같은 볼거리가 없으면 지루할 수도 있다.

    7부 능선을 지나자 화사한 눈꽃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뭇가지에 칼날처럼 날카롭게 자란 상고대는 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국망봉은 경사가 급한 곳이라 눈길을 내려올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눈꽃 터널을 지나 주능선에 오르면 북쪽에 봉긋 솟은 국망봉이 바로 앞에 보인다. 사방에 막힌 곳이 없어 칼바람이 그대로 몸에 와서 부딪혔다. 나뭇가지가 몸을 부르르 떨며 몸에 붙어 있는 상고대를 털어내자 눈꽃이 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눈이 호강하는 만큼 발밑의 눈은 더욱 깊어져서 자꾸만 다리를 부여잡고 몸을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국망봉까지만 가면 이후 하산길은 줄곧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힘을 쥐어짜 국망봉이 훤히 바라다보이는 공터까지 치고 나간다.

     

    그림 같은 겨울산 전망

     

    국망봉 세 방향에서 올라온 등산객이 한자리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허연 눈을 뒤집어쓴 한북정맥의 산그리메(아스라이 보이는 봉우리들)가 한 폭의 그림이나 다름없다.

     

    국망봉을 200m 남짓 앞둔 공터엔 등산객이 옹기종기 모여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북쪽 신로령을 넘어온 등산객, 남쪽 견치봉을 지나온 등산객, 가평 북면 무주치 계곡에서 올라온 등산객 등 세 방향에서 올라온 등산객이 한자리에 모이는 공간이다.

    국망봉 정상에 서니 사방에 거칠 것이 없는 절경이 나타났다. 허연 눈을 뒤집어쓴 한북정맥의 산그리메(아스라이 보이는 봉우리들)가 한 폭의 그림이나 다름없다. 가히 한북정맥 최고의 전망대라 할 만하다. 북으로는 신로봉, 도마치봉, 백운산, 광덕산이 복주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과 함께 장대한 설경을 이룬다. 동쪽으로는 도마치봉에서 갈라져 나간 석룡산과 화악산이 육중한 산세를 자랑하며 마주 보인다. 남으로는 개이빨산(견치봉)과 강씨봉 뒤로 명지산과 귀목봉이, 서쪽으로는 460m봉 능선과 북서릉이 조망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산줄기의 풍경을 간직한 국망봉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궁예의 비통함이 서린 산이기도 하다.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는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던 부인 강씨를 인근 강씨봉(姜氏峰) 자락에 유폐시켰다. 이후 왕건에게 패한 뒤 강씨를 찾아 나섰으나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듣곤 국망봉에 올라 도읍(철원) 쪽을 바라보며 탄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외에도 포천 지역엔 도마치봉(道馬峙峰), 울음산(명성산, 鳴聲山), 망봉(望峯), 야전(野戰)골 등 궁예와 왕건과 관련된 지명이 많아 그 의미를 헤아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 수첩

     

    산행길잡이 : 포천 쪽에서 국망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3가지 코스가 있다. 등산객들은 생수 공장 전 오른쪽에 서 있는 등산로 안내판 뒤에 나있는 3코스(5.3km)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공장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자연휴양림 입구에서부터 시작하는 1코스(5.5km)와 2코스(3.8km)는 사유지를 지나간다는 명목으로 등산객에게 1인당 입장료를 2000원 받기 때문이다.

     

    신로령 방향으로 올라 주능선을 타고 남쪽 방향 국망봉으로 오르는 1코스는 가장 빨리 주능선에 오를 수 있고, 가장 길게 정맥길을 걸을 수 있다. 휴양림 입구에서 북서릉을 타고 국망봉까지 곧장 치고 올라가는 2코스는 약 3.8km로 세 코스 중 가장 짧은 거리지만 설악산 오색코스에 버금가는 난코스라 눈이 많이 왔을 경우 초중급자는 아예 발길을 들이지 않는 편이 낫다.

    하산 시 거리가 가장 짧은 2코스를 이용하면 300m 아래 대피소까지는 엄청난 급경사가 이어지지만 눈이 내린 경우 로프난간을 잡고 자일 하강하듯 내려오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3코스로 올라가 2코스로 내려올 경우 약 9km에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눈이 쌓이면 1시간 정도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교통 : 자가용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IC로 나와 퇴계원·일동 방향으로 간다. 이후 4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신연곡 삼거리에서 백운계곡, 이동 방향으로 우회전한 후 이동초등학교를 끼고 우회전해 들어가면 생수 공장과 만난다. 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시 운행하는 사창리·와수리·다목리행 버스(06:20~20:50)를 타고 이동정류소에서 하차해 생수 공장까지 걸어가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 요금 7800원.

     

    맛집(지역번호 031) : 자연휴양림 입구 번화가에 이동갈비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동갈비는 칼집을 넣어 넓게 편 갈빗살을 간장과 물엿 등을 기본으로 하는 달짝지근한 양념에 재운 것이다. 김미자할머니갈비(531-4459), 소문난이동갈비(531-0721), 포천이동갈비(533-5242) 등이 몰려있다. 양념갈비 1인분(400g)에 2만6000원 선. 생갈비 1인분(400g) 3만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