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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저녁 무렵 / 정성수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4. 11. 29.

  

저녁 무렵 / 정성수 詩 

 

 

사랑에 데어 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뜨거운지
사랑의 물집이 터져 뼛속 깊이 스며들 때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는
그 두려움을 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별에게 맞아봐라
손바닥이 얼마나 얼얼한지
회초리 끝이 얼마나 캄캄한지
사랑에 무릎 꿇고 벌을 받아본 사람은 안다

 

오늘도 돌아서서 가는
그 여자의 뒤꿈치를 핥다가
하루해가 갔다
입안 가득 고인
소금기
찝찔한 저녁 무렵

 

-11월 29일 무의도 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