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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慶北의 재발견] 늦 휴가지로 손색없는 ‘9월의 영덕 옥계계곡’

by 맥가이버 Macgyver 2015. 7. 13.

[慶北의 재발견] 늦 휴가지로 손색없는 ‘9월의 영덕 옥계계곡’

 

 

경사진 바위 위 침수정에 서면 옥계37景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枕漱亭·정조8년에 한 선비가 세운 정자)

기암들의 절경에 玉같은 물 흐르고 꽃바람까지 부니

몽환적 감성의 세계로 빠져든 듯

 

 

<바닥을 훤히 비추는 계곡물과 병풍암을 앞에 두고 단정하게 자리잡은 침수정의 모습은 옥계절경의 백미로 꼽힌다>

 

 

 

◆ 암봉타기 묘미가 있는 팔각산

영덕이라고 하면 강구항과 대게, 봄의 복사꽃축제, 명사20리로 유명한 고래불해수욕장이 전부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자연경관의 으뜸으로 꼽히는 명소가 옥계계곡이다.

주변경관이 아름답고 흐르는 냇물이 옥과 같이 맑고 깨끗하다고 해서 붙여진 옥계리는 영덕군과 청송군,
그리고 포항의 끝자락이 서로 만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또한 이곳은 포항의 하옥계곡에서 흘러나온 물과 청송군 경계지점에서 합류되는 대서천의 발원지로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으로 흘러든다.

마을 동쪽으로 포항시에 걸쳐있는 동대산(해발 791m)의 지봉인 학소대가 솟아 있고,
북쪽으로는 팔각산(633m)과 산성계곡이 가까이 하고 있으며 계곡에는 침수정을 비롯한 곳곳에
때묻지 않은 자연의 멋진 풍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옥계계곡은 영덕에서 청송, 안동방향의 34번국도를 타고 10㎞쯤 지나다 청송군 부동면 방향의 69번지방도로
바꿔 가다보면 달산면 소재지가 나타나고 다시 약 8㎞를 더가면 계곡의 입구가 나타난다.

팔각산과 동대산의 기암절벽을 타고 흘러내린 계곡물이 크고작은 바위들을 만나 한바탕 계곡미를 자랑하는
옥계계곡은 물이 맑고 흔히 볼 수 없는 바위가 많아 한여름의 더위를 날리기에는 그만이다.
그래서 이곳은 가족을 동반한 야영객들이 여름 한철 동안 점령군처럼 계곡 곳곳에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정취와 멋진 드라이브코스를 찾는다면 여름피서객이 빠져나간 지금부터 또 다른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달산면에서 옥계계곡으로 들어가는 8㎞의 도로 좌우에는 아담한 키에 붉은색으로 단장한 백일홍이 마치
환영이나 하듯 나란히 여행객들을 반기며 서 있다.
특히 9월에는 도로좌측의 누런색을 띤 황금들판과 우측의 청정계곡을 끼고 한적한 이 길을 따라 달리다보면
높고 깊은 계곡의 산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한 착각마저 든다.
 

<신록으로 뒤덮인 팔각산 제8봉(사진위쪽)에서 능선을 따라 제5봉(아래쪽)으로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

 

 

 

태백산 줄기 끝자락에 해당하는 이곳은 천연림으로 뒤덮인 팔각산을 비롯해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돌아드는 맑은 계곡물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빼앗을 만큼 온통 비경으로 가득하다.
특히 옥계팔봉이라 부르는 팔각산은 산 정상을 따라 8개의 바위봉우리가 구름싸인 하늘을 향해 뿔처럼
솟아있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팔각산에는 등산로가 있어 사계절 내내 등산객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멀리서 보는 산의 경관은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높이 633m로 그리 높은편은 아니지만 각종 기암괴석과 급경사, 암벽 등이 있어 로프와 철 또는 스테인리스
구조물로 만든 계단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그래서 산행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까칠한 암봉이 많은 팔각산이
암봉타기와 푸른 동해를 보는 조망미 그리고 옥계계곡을 다 맛볼 수 있는 3박자를 모두 갖춘 코스로 알려져 있다.

옥계계곡 끝부분에 위치한 팔각산장을 출발, 철로 만든 108계단을 밟고 제1봉과 제2봉 등 차례차례 봉우리를 지나
팔각산 정상의 제8봉을 거쳐 반대편쪽으로 내려오는 시간을 합치면 약 3~4시간 정도 걸린다.
심한 경사와 흙길, 돌길로 어우러진 등산로를 오르다보면 여러곳의 전망대가 있어 하늘로 치켜세운듯한 팔각산의
암봉들과 출렁다리로 유명한 산성골,그리고 동대산과 바데산의 산줄기까지 한 눈에 즐길 수 있다.

또한 8개의 뾰족한 봉우리를 지날때마다 동해의 푸른바다와 강구삼사해상공원, 청송주왕산 줄기와 옥계계곡의
물줄기까지 모두 내려다 보인다.

최고 봉우리로 가는 도중의 중턱에 선인굴이라는 큰 바위밑에 돌감실(石龕·불상을 두기 위해 돌로 만든 감실)이
있는데 그 형태가 물동이를 엎어 놓은것 같으며 굴안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이 이곳에 고여도 물이 넘치지 않는다.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옛날 마고할미(신선할머니)가 쌀 씻는 물이라고 하며 득남을 못한 여인이 이 굴에서
기도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

특히 달 밝은날에 팔각산 정상에 오르면 그림자가 동해바다에 어른거린다고 하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지역에서는
명산으로 꼽힌다. 그리고 팔각산 뒤편에 자주찾는 등산객 이외에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산성계곡도 있다.

옥계계곡보다 규모도 작고 개발이 아직 덜 됐지만 계곡입구에는 70m짜리 철제 출렁다리가 있고, 계곡안에는
50m높이의 병풍처럼 웅장한 수직암벽의 장관까지 볼 수 있다. 청송 얼음골방향으로 옥계계곡 끝부분에는
잘 꾸며진 옥계산촌체험마을이 있어 주말에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이 흐르는 자연속 계곡을 찾는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침수정에서 내려다 본 삼귀담의 맑고 우아한 자태>

 
 
◆ 옥계계곡의 절정 ‘침수정과 37景’

약 2㎞구간에 걸쳐 그림처럼 펼쳐진 옥계계곡 풍광의 절정을 이루는 곳이 침수정(枕漱亭)계곡이다.

이 계곡은 팔각산과 동대산에서 흘러 내리는 맑은 물이 합류하는 지점으로 입구에 정조8년(1784)에 선비 손성을이
건립한 침수정이 있다. 경북도지정 지방기념물 제45호인 침수정은 주변에 토석담장을 두르고 있으며 2칸의
온돌방과 마루와 난간이 있는 팔작 기와지붕을 하고 있다.

높고 경사진 바위 위에 자리잡은 침수정의 발 아래에는 수정같이 맑은 냇물이 오랜 세월동안 바위와 부딪혀
여러곳의 작은 소(沼)를 만들고 그 오른쪽으로는 층층이 쌓인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서있다.

과거를 그만둔 손성을은 옥계의 비경을 보고 이곳에 정자를 짓고 침수정이라고 했는데 “이 아름다운 풍광위에
왜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침(베개 枕)수(양치질할 漱)정(정자 亭)’을 나름대로 해석을 하자면
흐르는 물을 베개 삼아 돌로 양치질하며 세월을 보내겠다’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팔각산 등산로 입구에 설치된 철계단. 제1봉우리로 오르기 위해서는 108개로 이뤄진 이곳을 올라야 한다>

 

 

 

침수정은 이런 절경을 즐길 수 있도록 앞이 훤하게 열려있으며 출입은 뒤쪽문으로 하도록 안배해서 세워져 있는데
어느곳에서 봐도 단정하고 반듯한 정자의 모습에는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우
리나라의 유명한 계곡마다 하나쯤의 정자는 있기 마련이지만 여느 정자와 달리 침수정은 계곡을 압도하지 않고
학처럼 고고하게 바위위에 걸터앉아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소박함과 친근감을 듬뿍 배어나게 한다.

문을 굳게 잠근 침수정 옆에 서서 주변 경치를 보노라면 문득 기암절경의 계곡 속에 꼼짝없이 갇힌 느낌이 들어
삐걱거리는 마룻바닥 소리를 뒤로하며 몰래 침수정 누각에 섰다. 긴장한 탓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겨우 달래며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자마자 눈앞에서 펼쳐진 절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침수정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새색시 쪽진머리처럼 생긴 옥녀봉이 솟아있으며, 마치 거북이 세마리가 금방
물 밖으로 기어나온 듯한 삼귀담이 있다. 또 갓끈을 씻어 세속을 초월한다는 뜻이 담겨있는 탁영담과 향로에
향불을 피우는것 같은 향로봉, 촛불을 밝히는 형상을 한 촛대봉옥계37경의 비경이 곳곳에 펼쳐진다.

이밖에도 학소대, 일월봉, 봉관암, 진주암 등이 있는데 침수정 주인인 손성을은 옥계37경에 대해 각각의 시를
남겼으며 각 명소마다 전설이 깃들어있다고 한다.

보고 또 봐도 싫증이 나지않아 넋을 놓고 있을때 쯤 어디선가 이름을 알수없는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은은한
향을 풍기고 있어 더욱 몽환적인 감성세계로 빠져든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정신을 차리고 계곡아래로
시선을 돌리자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의 맑디 맑은 계곡물이 너무나 투명해 발이라도 살짝 담그고 싶은
충동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단숨에 내려가 유리처럼 투명한 계곡물의 촉감을 느끼며 아래쪽 바위에서 침수정을 올려다본다.
그 모습이 뭐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해 또한번 전율을 느낀다.
단아하게 자리잡고 있는 침수정은 웅장하고 화려한 주변의 돌 절벽과 너무나 대조를 이룰 만큼 작지만 오히려
작고 반듯한 모습이 기암괴석들을 누르고 선 듯한 느낌이 든다.


옥계계곡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안동시내→영덕방면 34번 국도→지품면 신양리에서 69번 지방도 옥계계곡
    이정표보면서 우회전→옥계계곡까지 약 15㎞

    또는 영덕군 7번국도→청송, 안동방면 34번 국도로 10㎞→지품면 신양리에서 69번 지방도 옥계계곡 이정표
    보면서 좌회전→옥계계곡까지 약 15㎞

숙박
    침수정 인근의 팔각산장(732-3920)과 영덕군에서 운영하는 영덕해맞이오토캠핑장
    (730-6337, 인터넷 예약 camping.yd.go.kr).

볼거리
    국내 최대규모의 창포풍력발전단지와 창포해맞이공원, 신재생에너지전시관, 어촌민속전시관, 삼사해상공원
    등이 20~30분거리에 있다.


[출처] 영덕=남두백기자[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