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해바라기 / 이윤학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6. 8. 13.

 

 

해바라기 / 이윤학 詩
 

자기 자신의 괴로움을
어떻게 좀 해달라고
원하지 않는 해바라기여

죽는 날까지
뱃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도
누군가를 부르지 않는 해바라기여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는 해바라기여

너 말라죽은 뒤에
누군가 잘못 알고
허리를 끊어가리라

너는 머리로 살지 않았으니
네 머리는 땅속에 있었으니

뱃속을 가득 채운 씨앗들이
너의 전철을 밟더라도
너의 고통을 답습하더라도

너는 평생 동안
가장 높은 곳에
가장 먼 곳에
통증을 모셔놓고 살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