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그때까지만 / 원태연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8. 11. 22.



그때까지만 / 원태연 詩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시간
휘어진 겨울가지 위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잎이
나보다 더 쓸쓸해 보일 때


눈물이 나와야 하는 영화 속
비련의 여주인공이
추억을 더듬으며
비에 젖어 거니는 모습이
나보다 더 외로워 보일 때


밤새워 노름하다
다 털린 주머니에 손을 찌르며
허탈히 담배를 입에 무는 노름꾼이
나보다 더 초췌해 보일 때


그때까지만 그리워하리
그때까지만 잊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