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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너를 만나고 싶다 / 김재진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3. 4.

 

 

 

 

너를 만나고 싶다 / 김재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 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는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