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468] 구사비진 (求似非眞)
구사비진 (求似非眞) [정민의 世說新語] [468] 구사비진 (求似非眞) 청나라 원매(袁枚)가 "속시품(續詩品)" '저아(著我)'에서 이렇게 말했다. "옛사람을 안 배우면 볼 만한 게 하나 없고, 옛사람과 똑같으면 어디에도 내가 없다. 옛날에도 있던 글자, 하는 말은 다 새롭네. 옛것 토해 새것 마심, 그리해야 않겠는가? 맹자는 공자 배우고, 공자는 주공 배웠어도, 세 사람의 문장은 서로 같지 않았다네.(不學古人, 法無一可. 竟似古人, 何處著我. 字字古有, 言言古無. 吐古吸新, 其庶幾乎. 孟學孔子, 孔學周公, 三人文章, 頗不相同.)" 정신이 번쩍 든다. 제 말 하자고 글을 쓰면서 옛사람 흉내만 내면, 끝내 앵무새 소리, 원숭이 재간이 되고 만다. 덮어놓고 제소리만 해대면 글이 해괴해진다. 글자는 옛날..
2018. 5. 24.
[정민의 세설신어] [464] 육일섬서 (六日蟾?余)
육일섬서 (六日蟾?余) [정민의 세설신어] [464] 육일섬서 (六日蟾?余) 서거정(徐居正)은 '술회(述懷)'라는 시에서 "씩씩하던 모습에 흰머리 더해가고, 공명은 어긋나서 병마저 더해지네. 때 어긋나 삼년 쑥은 구할 방법 아예 없고, 세상과 안 맞기는 육일 두꺼비 짝이로다. 강가로 돌아가고픈 맘 죽처럼 끈끈하니, 세간의 풍미는 소금보다 덤덤하다. 시 지어 흥 풀려다 도리어 빌미 되어, 한 글자 옳게 놓으려다 수염 몇 개 끊었다오(矍鑠容顔白髮添, 功名蹭蹬病相兼. 乖時無及三年艾, 違世方成六日蟾. 江上歸心濃似粥, 世間風味淡於鹽. 詩成遣興還堪祟, 一字吟安斷數髥)"라며 노년의 서글픔을 노래했다. 한때는 노익장의 기염을 토했는데, 갈수록 세상과 어긋나더니 다 던져버리고 돌아가고픈 마음만 가득하다는 말이다. 3,..
2018. 4. 26.
등산득명(登山得名), 입산수도(入山修道), 유산풍류(遊山風流), 서산자족(棲山自足)
登山, 入山, 遊山, 棲山 등산득명(登山得名), 입산수도(入山修道), 유산풍류(遊山風流), 서산자족(棲山自足) 스티브 잡스는 인생의 절정기에 병상에서 죽었고, 카다피는 반란군에게 붙잡혀 질질 끌려 다니다가 죽었고, 박영석은 히말라야의 설산에서 죽었다. 어차피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2018.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