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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4

길 / 신경림 길 신경림 길 신경림 길 신경림 길 / 신경림 길 / 신경림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2009. 10. 8.
나무 1 / 신경림 ◈ 나무 1 / 신경림 ◈ 나무를 길러 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 2007. 6. 25.
가질 수 없는 건 다 상처랬죠 / 신경림 가질 수 없는 건 다 상처랬죠 / 신경림 가질 수 없는 건 다 상처랬죠닿지 않는 하늘닿지 않는 바다돈이 없어 닿지 않는 외투 벌릴 수 없는 방 두 칸짜리 집 닿지 않는 사랑 절망의 아들인 포기가 가장 편하겠죠 아니 그냥 흘러가는 거죠 배처럼 흰구름이 되는 거죠 가다 보면 흰구름이 진흙더미가 되기.. 2006. 10. 16.
갈대 / 신경림 갈 대 / 신 경 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 2006.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