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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가로등 / 김정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5. 14.

   

 가로등 / 김정환


기다림이 쌓여

가로등 하나 서 있다

 

기다림보다 길고

기다림보다 강한

가로등 하나

그 밑엔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등불이 내려

몇 십년 기다려 왔던 것이

또 몇 천년 기다려 갈 것을

충혈된 눈동자로 비춘다

 

세월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쓰라린 세월은 더욱 쓰라리고

아픔은 보이지 않는다

 

가로등 하나

그 밑에

아아, 평생이 보일 뿐이다

 

가로등 하나 서 있다

그 밖엔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