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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9. 11.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오래 전 시외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그것은 불과 10여 분 안팎의 일이었습니다.

 

만원버스도 아니었고 정류장마다 멈추는 시간이

그리 철저히 지켜지던 때도 아니었습니다.

 

버스 기사가 엔진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하려는데,

승객 중 한 사람이 버스를 타려는 사람을 발견하고 말했습니다.

 

"저기 웬 할머니가 오십니다."

 

버스 기사가 바라보니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한 할머니가 무언가 머리에 인 채

버스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어서 출발합시다!"

 

"언제까지 기다릴 거요?"

 

버스에 타고 있던 어떤 승객이 바쁘다면서 서둘러 떠나기를 재촉했습니다.

그러자 버스 기사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같이 가시지요?"

 

승객은 할 말을 잃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창가에 앉았던 한 청년이 벌떡 일어나

버스에서 내려 할머니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승객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버스 밖으로 모아졌습니다.

머리 위의 짐을 받아든 청년은 할머니의 손을 부축하여

잰걸음으로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할머니와 청년이 버스에 오르는 순간 승객 중 누군가가

박수를 치자 마치 전염된 듯 너나없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그 할머니는 버스 기사의 어머니도 . . .

청년의 어머니도. . .

아니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가 되고 회한이 남는 것이 있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께 특히 어머니께 효도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지금도 자주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려옵니다.

눈물이 날 때도 많습니다.

 

- 좋은 글에서 -

 

위 사진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尹胄榮(윤주영·78)님의 작품이다.

윤주영님은 교수·언론인·장관·국회의원 등 이력이 화려하다.

政界(정계)를 떠난 뒤 탄광과 어촌과 시장을 찾아 카메라 앵글을 비췄다.

母性(모성)이 고갈되고 있다고 느낄 때는 이 땅에 사는,

늙었지만 아직도 열심히 사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찾아 나섰다.

그 사진을 모은 27번째 개인전 「어머니」가

2007년 11월8~2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