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초승달 / 성석제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12. 30. 초승달 / 성석제 초승달 / 성석제 초승달은 숲가에 걸려 있다 날카로운 한 쪽 끝을 치켜들고, 나는 문상 간다 문득 초생달이라고 발음한다 초승달이 걸려 있다 단단히 한쪽 갈고리를 박고 어두워지며 큰키나무 숲가에 다시 떨어지는 초승달 오늘, 그는 죽었다 문상길은 안개 낀 들판으로 뻗어간다 그는 이 길을 얼마나 오갔을까 길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차가 튀어오른다 초생달이라고 두번째 발음한다 입속의 공기가 따라 흔들린다 그의 집은 오랫만에 불이 환하리라 그의 집안은 그를 빼고는 노인들뿐이었다 고물을 배차했다고 운전사는 투덜거린다 초승달은 끝을 서로 닿으려는 듯이 힘껏 허리를 휘고 있다 초생달, 나는 정신없이 한숨을 쉰다 한숨은 좋지않은 습관이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가 죽기 전까지는 세상이 그런대로 성할 것이라고도 초승달이 주르르 미끄러진다 초생달, 죽음으로 사람을 잃는 것은 내 책임이다 그와 함께 내 일부가 죽는 것이니 얼마나 살아 더 죽여야 할 것인가 초생달, 늦은 저녁 땅과 하늘 맞닿게 하려는 듯이 바람 아득히 분다 먼데 취한 눈처럼 불빛 빛난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꿈★은 이루어진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감동과 깨달음☞ > ♡ 좋은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썹달 / 신달자 (0) 2008.12.30 초승달 / 이기철 (0) 2008.12.30 섬 / 정현종 (0) 2008.12.09 섬 / 조병화 (0) 2008.12.09 섬 / 문태준 (0) 2008.12.09 관련글 눈썹달 / 신달자 초승달 / 이기철 섬 / 정현종 섬 / 조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