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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 도보후기☞/☆ 경기도 평화누리길

철새도래지·한강포구… DMZ의 비경을 만끽하자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5. 7.

[수도권] [위크엔드] 철새도래지·한강포구… DMZ의 비경을 만끽하자

  • 입력 : 2010.05.07 03:03

[위크엔드] DMZ 트레킹 코스
김포·고양·파주·연천 구간 12개 코스·전체 길이 182㎞ 코스당 약 4~5시간씩 걸려
내일 경의선 임진강역서 개장식·걷기대회 갖기로

 
경기도 북단 접경 지역에 'DMZ 트레킹 코스'가 선보인다.

김포·고양·파주·연천의 비무장지대 인근을 따라 12개 코스, 전체 길이가 182㎞에 이른다. 민간인 통제구역 바깥이지만 남북 분단의 현장이나 다름없다. 철책이 곳곳에 자리 잡았고 철새도래지, 한강 포구, 임진각, 철도중단점 등 안보·생태관광 명소에서 역사유적을 두루 만날 수 있다. 이 길은 경기도와 해당 자치단체가 답사를 거쳐 기존의 해안도로, 논밭길, 오솔길 등을 연계해 만들었다. 각 코스의 길이는 15㎞ 내외로 약 4~5시간이 걸린다. 경기도는 공모를 통해 '평화누리길'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김포 구간

주로 해안 지대를 경유한다. 대명항에서 문수산성에 이르는 1코스는 주로 군이 순찰을 하는 해안 철책을 따라 개설돼 있다. 철책 너머에는 강화해협과 강화도가 보인다. 덕포진은 조선시대 서울로 통하는 바닷길을 감시했던 전략적 요충지로 포대 등이 남아 있다. 2코스의 조강포 구간에서는 북한 땅이 건너다보인다. 애기봉은 북녘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실향민들이 찾아와 한을 달래는 곳이기도 하다. 전류리 포구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강 포구이다.

‘DMZ 트레킹 코스’파주 3코스 임진강 초평도 앞 일대를 사람들이 걷고 있다.

이 구간에도 남북 분단의 상징인 군의 경계 철책이 설치돼 있다.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고양 구간

임진왜란 당시 격전지였던 행주산성에서 시작해 한강 북쪽을 따라 이어진다. 행주산성 정상에 오르면 한강과 자유로의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일산 호수공원은 사계절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도시공원이다. 동양 최대의 인공호수 주변에 자전거 도로·산책로·잔디광장·야외무대·자연학습장·전시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호수공원의 명물인 노래하는 분수대는 500여가지의 다양한 분수가 음악의 리듬과 조명에 맞춰 물을 내뿜는다.

◆파주 구간

남쪽 코스는 최근에 들어선 명소를 두루 연계한다. 출판도시는 자연과 도시, 출판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국내 유수의 출판사 사옥이 배치돼 있고 자연 생태를 잘 살렸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미술인·음악가·건축가 등이 참여해 독특한 디자인을 갖춘 작업실·미술관·공연장 등 문화예술공간을 꾸몄다. 3코스 임진각 일대는 안보관광지로 이름이 높다. 화석정은 임진강변 절벽에 자리 잡아 수려한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천 구간

임진강 줄기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임진강에서는 용암 지대가 오랜 기간 침식돼 병풍처럼 형성된 현무암 주상절리를 많이 볼 수 있다. 숭의전지(사적 제223호)는 고려 시대에 왕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DMZ 트레킹 코스의 북단인 신탄리역은 분단 때문에 경원선의 종점이 됐고, 철도 중단점 표지판도 있다. 연천 지역 코스는 길이가 길고 편의시설, 대중교통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주의사항

아직은 이정표 등 안내표시가 부족하다. 또 일부 시점이나 종점은 대중교통 연계가 쉽지 않다. 반드시 미리 인터넷 사이트 '경기도 걷는길(cafe.daum.net/ggtrail)'을 방문해 충분한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다. 전방지대여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야간 트레킹을 피하고, 규정된 코스를 벗어나면 안 된다. 일부 구간은 매점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 간식 등을 준비하면 좋다. 특히 김포지역은 최근 구제역이 발생해 당분간 방문을 자제하는 게 좋다. 경기도는 앞으로 걷기 동호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코스를 보완 수정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8일 오전 10시 경의선 임진강역 광장에서 공식 개장식에 이어 화석정까지 8㎞ 구간에서 걷기대회도 갖는다.

경기도 제2청 홍완표 도시환경국장은 "군과 협의해 민통선 북쪽 지역을 걷는 행사도 매달이나 분기별로 갖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인천 강화도, 강원도 철원을 연결해 한반도 중심을 가로지르는 도보여행길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