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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새와 나무 / 류시화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8. 9.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