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도보여행정보☞/♡ 산행·여행 지도 & 정보

[화천 여행] 평화의 바람 청정의 마음 - 호국의 달에 가볼만한 여행지 화천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9. 1.

 

평화의 바람 청정의 마음

 

호국의 달에 가볼만한 여행지 화천

◇해질 무렵 찾은 화천 비목공원의 위령탑. 찾는 이가 없어 적막감이 감도는 공원에서 지는 해를 보자 가곡 ‘비목’의 가사가 떠오르며 가슴이 뭉클해진다.

 

 

강원 화천은 여러 면에서 6월의 여행지로 제격이다.

때이른 여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시원한 강과 호수, 울창한 숲과 깨끗한 계곡을 두루 갖추고 있다.

화천은 우리 땅에서 가장 손때가 묻지 않은 지역 중 하나다.

전방과 가깝고 군부대가 많아 개발이 자유롭지 않은 점이 청정 자연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안보
관광지의 대표격도 화천이라고 할 수 있다.

‘안보’와 ‘관광’은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최근 정부가 DMZ(비무장지대)를 PLZ(평화와 생명 지대·Peace Life Zone)로 바꾸는 운동을 전개하는 등

안보관광은 새로운 여행 테마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 평화의 댐과 비목공원

화천에서 대표적인 안보관광지는 평화의 댐과 비목공원.

평화의 댐은 1987년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에 따른

수공(水攻)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국민의 성금을 모아 세워졌다.

정부가 국민을 속여 지은 댐이란 지탄을 받기도 했고,

96년과 99년 폭우 때는 수마로부터 수도권을 지켜낸 효자로 재평가받기도 했다.

 

이런저런 말이 많았던 평화의 댐이 이제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분쟁 중인 세계 60개국의 탄피를 수거해 무게 37.5t에 달하는 평화의 종을 주조하고,

전 세계에서 보내 온 평화 염원의 종을 모아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을 조성한다.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은 평화의 댐 바로 옆의 비목공원.

1963년 평화의 댐에서 북쪽으로 14㎞ 떨어진 백암산 계곡 비무장지대에서

한명희라는 청년 장교가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 하나를 발견한다.

한명희는 전쟁 당시 무덤의 주인공이 자기 또래의 젊은이였을 것이란 생각에 ‘비목’의 노랫말을 지었다.

그 후 장일남이 곡을 붙여 70년대 중반부터 가곡으로 널리 불리게 됐다.

평일 해질 무렵 비목공원은 찾는 이가 없고 황사까지 겹쳐 적막감이 감돈다.

위령탑에 서자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으로 시작되는 가곡 ‘비목(碑木)’의 노랫말이 떠오르며 마음이 절로 숙연해진다. 

◇비목공원의 비목과 녹슨 철모.


# 파로호와 안보전시관

화천 여행에서 파로호를 빼놓을 수는 없다.

파로호는 1944년 화천군 강동면 구만리에 화천댐이 세워지며 생겨난 인공호수.

6·25전쟁 당시 국군 6사단은 중공군 3개 사단을 격파해 파로호에 수장했다고 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 전과를 기리기 위해 원래 ‘화천저수지’였던 이름을

‘오랑캐를 격파한 호수’라는 뜻의 ‘파로호(破虜湖)’로 바꿨다.

파로호 인근에는 무명 학도병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자유수호탑,

파로호 전투 상황을 소상히 기록한 파로호 안보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파로호를 넘어 양구로 들어가도 펀치볼, 백석산, 단장의 능선 등 숱한 역사적 전투 현장을 만나게 된다.

# 평화의 댐 드라이브

북한강을 따라 화천 읍내까지 이어지는 5번 국도를 거쳐

파로호로 연결되는 460번 지방도로는 익히 알려진 낭만적인 드라이브 코스.

한낮에도 차창 안으로 시원한 강, 호수 바람이 밀려 들어와 더위를 잊는다.

파로호에서 한숨을 돌리고 다시 평화의 댐으로 향하면 이색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진다.

파로호∼평화의 댐∼양구로 이어지는 460번 지방도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아흔아홉 굽이 산길을 넘어간다.

여행이 익숙지 않은 사람은 공포감을 느낄 정도로 갈지자 길이 끝없이 되풀이되고,

우람한 금강송이 가득찬 원시림이 펼쳐진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긴 터널인 해산터널(1986m)도 지나게 된다.

해산 전망대에 서면 끝이 보이지 않는 고산준령이 펼쳐진다.

◇일몰 직후의 파로호.


# 만산계곡과 곡운구곡

화천에는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을 간직한 곳이 많다.

곡운구곡은 조선 인조 때 성리학자인 곡운 김수중이 ‘유가의 이상향’으로 낙점하고 30년간 은둔한 곳.

매월당 김시습과 다산 정약용, 면암 최익현도 이곳을 순례했다.

화천읍에서 5번 국도를 타고 구운리로 향하면 만나게 되는

만산동 계곡도 기암괴석 사이로 수정같이 맑은 계류가 흘러내린다.

만산동 계곡 건너편 산 정상에 병풍처럼 솟아 있는 비래바위도 ‘화천 9경’ 중 하나다.

일몰 직후의 파로호는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다.

작은 조각배까지 어우러지니 마음이 한결 더 푸근해진다.

6월의 화천은 분단 현실을 되짚어보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같이 감성을 자극하는 낭만적인 여행지도 된다.

화천=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

평화의 댐에서는 6일부터 9일까지 올해로 13회째인 ‘비목
문화제’가 열린다.

비목문화제에서는 추모행사와 추모등 띄우기 등 다양한 체험·문화 행사가 마련된다.

서울에서 화천읍을 거쳐 460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면 평화의 댐까지 승용차로 3시간30분쯤 걸린다.

 

숙소는 화천읍에서 찾는 게 편하다.

파로호 주변과 화천읍에는 매운탕과 어죽탕을 파는 식당이 많다.

파로호 구만리 선착장 입구의 ‘화천 어죽탕’(033-442-5544)은 어죽탕(6000원) 맛이 일품이다.

감자전(5000원)도 맛있다.

화천군청 문화관광과(033-440-2543)

  •  
  • 기사입력 2008.06.05 (목) 21:27, 최종수정 2008.06.05 (목) 21:29
  •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