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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길상사 꽃무릇 / 詩 이윤정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9. 18.

  

 

      길상사 꽃무릇 / 詩 이윤정   

 

분명 한 뿌리에서 오는데

꽃과 잎이 서로 숨고 숨어

백석인 듯 진향인 듯,

두 사람의 타는 가슴인 듯

길상사 마당 가득 핀 다홍빛 혈서

꽃이 오면 잎이 없었네

잎이 오면 꽃이 없었네

일생토록 서로 보고파만 하면서

서로 애터지게 그리워만 하면서

열매 한 알 맺어보지 못하고 지는 꽃

한 몸이 될 수 없었던 그 한풀이

온통 붉은 혈서로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