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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도보여행후기☞/☆ 남한강 자전거길

[남한강 자전거길] 남한강 자전거길 27㎞, 쪽빛 하늘이 나를 반긴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10. 6.

[서울] 남한강 자전거길 27㎞, 쪽빛 하늘이 나를 반긴다

 

남양주~양평 구간 달려보니

자연 만끽하며 달린다 - 코스 옆 야생화 군락지 예정… 강화유리 밑으론 강이 흘러
여유 만끽하며 쉰다 - 길목 23곳엔 쉼터도 있어, 정약용 생가·수목원도 가까워

 

버려진 중앙선 철로를 활용해 만든 남한강 자전거길 27㎞ 구간이 오는 8일 정식 개통한다.

 

중앙선 팔당역에서 능내역~북한강철교~양수역을 지나 신원역~아신역~양평역으로 뻗은 이 자전거길은

인천 서구 오류동 정서진에서 시작, 서울 한강변을 거쳐 남한강을 관통하고

소백산맥을 넘어 부산 을숙도까지 이어지는 702㎞ 자전거 대장정(大長程)의 일부다.

 

서쪽 금강과 영산강 구간을 합치면 전체 길이 1692㎞의 국토 종주 자전거길이 곧 열린다.

금강 길은 6일, 영산강은 8일 완성되며 인천 아라뱃길 구간은 10월 말, 낙동강은 11월 말 개통 예정이다.

이번 남한강 자전거길은 행정안전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총사업비 269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개통을 앞두고 직접 자전거를 끌고 이 길을 달려봤다.

한강을 따라 이어진 강북 자전거길을 타고 잠실철교, 광진교를 지나

팔당역까지 와서 이 남한강 구간으로 바로 접어들 수도 있다.

◆ 중앙선 폐철로가 자전거길로 변신

팔당역에 내려 빨간색 자전거에 몸을 싣고 서서히 페달을 밟자

쪽빛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탁 트인 자전거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출렁이는 한강과 진녹색으로 우거진 숲이 양옆에서 은륜(銀輪)을 반겼다.

 
남한강 자전거길 27㎞ 구간(남양주~양평)이 오는 8일 개통한다.
개통을 앞두고 성미 급한 자전거족들이 5일 이 길을 미리 달렸다.
가을빛이 자전거와 어우러져 길 위를 덮었다. /행정안전부 제공
철로 자리에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덮어 만든 폭 4.5m 자전거길을 4㎞쯤 달리자 1939년 지은 봉안터널이 나타났다.

 터널로 들어가자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 조명이 하나 둘 켜졌다.

261m 길이 봉안터널은 잠깐, 다시 산야(山野)가 나왔다.

벌개취미·산국·억새가 만발한 야생화 군락(群落)지 바로 옆에 주인을 잃은 간이역 능내역이 서 있다.

1956년부터 중앙선 기차가 지나던 이곳은 2008년 철길이 없어지면서 문을 닫은 뒤 버려져 있다가

이번에 자전거길과 함께 철도 전시관으로 다시 살아났다.

능내역에서 조안나들목(IC)으로 가는 길은 왕벚나무와 청단풍이 '나무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봄이면 벚꽃으로 장관일 텐데 지금은 가을이다.

다시 5.8㎞를 굽이굽이 따라가다 보면 북한강철교가 등장한다.

강을 가로지르던 이 철교를 철구조물은 그대로 두고 바닥을 나무로 깔았다.

중간 중간 바닥 4군데에 강화유리가 있어 흐르는 강물이 내려다보인다.

철교 끝에는 2층짜리 전망대를 세웠다.

 

정식 개통 전이지만 미리 온 자전거족들이 눈에 띄었다.

구리시 인창동에 사는 김문태(50)씨는

 "전에는 팔당대교에서 되돌아가곤 했는데 이제 남한강 경치를 마음껏 보며 탈 수 있어 설렌다"고 말했다.

철교를 넘어 양수역을 지나면 터널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용담터널, 부용 1·2·3·4터널, 도곡터널, 원복터널을 관통하면

마지막으로 이 자전거길에서 가장 긴 기곡터널(570m)만 남는다.

기곡터널을 헤치고 나오면 백철쭉·영산홍·자산홍이 무성한 야생화 정원이 환하다.

기곡터널에서 양평문화원까지 5.1㎞. 가볍게 달렸는데도 땀이 배어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의 없어 무난했지만 27㎞를 완주(完走)하는 데 1시간 30분가량 걸렸다.

단숨에 달리지 말고 길 중간 쉼터(23곳)에서 쉬어가거나 전원풍 음식점·카페에서 허기를 채우고 여유를 만끽해도 좋다.

가까운 다산 정약용 선생 생가와 기념관, 두물머리공원,

물·꽃 정원으로 알려진 세미원, 들꽃수목원, 곤충박물관을 들러도 괜찮다.

자전거 없이 조깅이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보행길도 따로 그어져 있다.

27㎞로 성에 안 차면 곧바로 이어진 자전거도로를 계속 달리면 된다.

전부터 있던 이 길을 강바람을 맞으며 여주 방향으로 12.9㎞ 더 가다 보면 이포보를 볼 수 있다.

거대한 백로가 날개를 펴고 알을 감싸는 것처럼 생겼다.

욕심을 내 충주댐까지도 갈 수 있겠지만, 그곳까지는 14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