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문사 계곡]겨울 속살 드러낸 계곡 따라… 천년 산사로 가는 길
양평 용문사 계곡
- 양평 용문산을 찾은 탐방객들이 용문사 일주문을 지나 키 큰 소나무들이 울창한 계곡길을 걷고 있다. /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경기도 양평 용문산은 아름다운 봉우리와 계곡으로 '경기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양평이 용문에 의지하고 있다'는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답게 웅장한 산세다. 용문산 계곡은 수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사람 키를 넘긴 바위들이 물길 가운데 굴러다니는 게 산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용문사 일주문을 지나 본격적으로 펼쳐진 계곡이 천 년 사찰 탐방에 길동무를 해준다. 웅장한 산세로 긴장했는데, 동네 뒷산 오르듯 나지막하고 편안한 산길이 1㎞ 정도 이어진다. 키 큰 소나무를 비롯한 울창한 숲 때문일까. 일주문 앞 용문산관광단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서늘한 기운이 산속에 가득하다 싶더니 일찍 내려 녹지 않은 눈덩이들이 발길에 차인다.
- 용문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한 가족이 은행나무 아래서 은행잎 날리기 놀이를 하고 있다.
이 나무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맏아들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나라 잃은 설움을 가슴에 안고 금강산으로 들어가던 길에 심었다는 전설이 있는가 하면,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은 것이 뿌리를 내려 이처럼 자랐다는 이야기도 있다. 조선 세종 때는 정3품 이상 벼슬인 당상 직첩을 하사받아 벼슬을 한 나무이기도 하다. 고종이 승하했을 때 큰 가지가 부러지는 등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미리 알려주는 영험함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천 년을 넘겼지만 아직도 봄이면 싱싱한 이파리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가을이면 노랑 단풍잎으로 무성한 것을 보면 경외스럽다. 올해도 80㎏짜리 다섯 가마의 은행을 수확했다고 한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주위 나무들보다 2~3배 키가 큰 탓에 벼락을 맞을 염려가 있어 90여m 높이의 피뢰침을 단 철탑을 옆에 세워놓았다.
용문사는 은행나무 잎과 나무 모양을 새겨넣은 종을 만들어 아침저녁으로 울리고 있다. 사찰 내 전통찻집을 찾아 장작불 벽난로 옆에서 대추차를 마시며 산속의 한기를 녹여도 좋다.
용문계곡 오솔길은 용문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나무 사이를 거닐며 명상에 잠겨 산책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맑고 고요한 산사에서 자연의 나직한 숨결에 젖어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템플스테이 참여자들은 일주문 앞에 있는 친환경농업박물관 부설 자연음식연구소에서 연잎밥을 만들어 먹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자연음식연구소는 친환경 농업의 고장인 양평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해 팽이버섯도토리전, 두부스테이크 등 자연음식과 사찰음식 만들기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청량리역~용문역(매시간 한 대씩 운행). 용산역 출발 중앙선 전철을 타고 용문역에서 내려 용문사행 버스를 타면 된다.
■용문사 템플스테이 (031)775-5797
친환경농업박물관 부설 자연음식연구소 (031)772-3370
- 입력 : 2012.11.29 00:10
경기도 양평에는 중앙선 전철을 타고 찾아갈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양평레일바이크<사진>:
▨양평곤충박물관:
▨양평들꽃수목원:
▨양평군립미술관:
▨옥천냉면마을:
수도권 최초의 레일바이크. 중앙선이 전철로 직선화됨에 따라 폐선이 된 철로 구간을 활용해 설치했다. 용문에서 원덕까지 3.2㎞, 왕복 6.4㎞를 1시간 20분동안 달린다. 철로 한쪽으로는 흑천이 흐르고, 한쪽으로는 칠읍산이 있어 산과 하천이 어우러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1시간 30분 간격으로 운행. 커플용 2인승 2만원, 가족용 4인승 2만9000원. 중앙선 용문역에서 걸어서 10분. www. yprailbike.com, (031)775-9911
▨양평곤충박물관:
신유향 경희대 명예교수가 10년 동안 양평에 살면서 채집한 곤충을 기증받아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곤충의 탄생, 생김새, 변태, 겨울 나기 등 생태를 보여주고, 국내외 곤충 2000여 종을 전시했다. 곤충 퍼즐 맞추기, 살아있는 곤충 체험 기회도 있다. 월요일 휴관. 중앙선 아신역에서 걸어서 15분. (031)775-8022
▨양평들꽃수목원:
남한강변에 자리해 강변의 정취와 들꽃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3만여평 규모. 자연생태박물관, 수생습지, 토피어리 정원, 허브·열대식물원, 야외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앙선 오빈역에서 걸어서 10분. (031)772-1800
▨양평군립미술관:
양평은 인구비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예술인이 모여 사는 곳. 지난해 12월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개관했다. 전시실·교육공간 등을 갖췄다. 월요일 휴관. 중앙선 양평역에서 걸어서 15분. (031)775-8515
▨옥천냉면마을:
6·25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란 온 사람들이 모여 냉면을 팔면서 형성된 마을로, 현재 20여 곳의 냉면집이 몰려있다. 쫄깃한 면발이 특징. 기름기를 뺀 편육과 큼직한 동그랑땡 모양의 완자도 별미다.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옥천면사무소 (031)770-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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