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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물소리길] 제주 올레팀, 양평 '물소리길' 개척 뒷얘기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5. 3.

[양평 물소리길] 제주 올레팀, 양평 '물소리길' 개척 뒷얘기

[양평 물소리길] 제주 올레팀, 양평 '물소리길' 개척 뒷얘기 

서명숙 "양평 물소리길, 제주와 달라 더 흥미"
(양평=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양평군이 27일 개장한 '물소리길'은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제주도를 벗어나 국내에 처음으로 개척한 도보여행길이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6년간 수많은 루트를 탐사한 노하우와 경험을 쏟아부었다"며 "제주와 달라서 더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지방기사 참조>> 2013.4.28 ktkim@yna.co.kr

서명숙 "제주와 달라 더 흥미…6년 노하우 쏟아 만든 고향 같은 길"

(양평=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처음부터 우리 생각과 달랐어요.

이분들(제주올레팀)은 조용한 산길보다 어수선한 마을 안길에 더 관심이 있었어요.

처음엔 콘크리트가 깔린 마을길을 누가 걸을까 싶었죠. 개장하고 보니 사람 냄새 나는 고향 길이 완성된 거죠."

양평 '물소리길' 조성을 담당한 이성희 양평군 관광진흥과장의 말이다.

물소리길은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제주도를 벗어나 국내에 처음으로 개척한 도보여행길이다.

일본 규슈에 제주올레를 수출했지만 조언하고 검수하는 수준이었다.

생태관광레포츠 도시를 추구하는 양평군은 지난해 제주올레를 벤치마킹하고

도보여행길 개발에 관한 모든 과정을 연구용역 형식으로 맡겼다.

이후 제주올레 탐사팀 10여명이 석 달간 양평에 상주하며 길 내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

제주올레팀이 개발한 양평 '물소리길' 
제주올레팀이 개발한 양평 '물소리길'
(양평=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양평군에 제주 올레길을 닮은 트레킹 코스 '물소리길'(양수역∼국수역∼양평시장 2개 코스 30.2㎞)이 개설됐다.
제주 올레 탐사팀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27일 화창한 날씨에 도보여행객들이 양수역∼국수역 1코스의 개울 옆길을 지나가고 있다. <<지방기사 참조>> 2013.4.27 ktkim@yna.co.kr
이런 과정 끝에 물소리길에는 제주올레의 철학이 투영됐다.

인공적인 손질을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를 살려 잊힌 길은 복원했다.

번듯한 수목 사이를 지나는 숲 속 산책로 대신 딱딱한 콘크리트가 깔린 마을길로 코스를 잡았다.

아늑한 운치는 덜해도 비뚤비뚤 마을길, 울퉁불퉁 논밭길을 이어 마음속 고향 길을 완성했다.

마을길은 언덕을 넘어 강변으로 이어지고 마을과 마을은 다시 하나로 연결됐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지난 1년간 수차례 양평을 찾아 양평판 올레길 개설을 주도했다.

27일과 28일 이틀간 물소리길 1코스(양수역∼국수역)와 2코스(국수역∼양평시장) 30.2㎞ 전 구간을 걸으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

제주올레팀이 개발한 양평 '물소리길'
제주올레팀이 개발한 양평 '물소리길'
(양평=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양평군에 제주 올레길을 닮은 도보여행코스 '물소리길'(양수역∼국수역∼양평시장 2개 코스 30.2㎞)이 개설됐다.
제주 올레 탐사팀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27일 화창한 날씨에 도보여행객들이 양수역∼국수역 1코스 마을길을 걷고 있다.
<<헬기 촬영협조 양평군·유아이헬리제트 기장 김윤정, 지방기사 참조>> 2013.4.27 ktkim@yna.co.kr
28일 물소리길에서 만난 그는

"6년간 수많은 루트를 탐사한 제주올레의 노하우, 경험, 길을 보는 눈을 열성적으로 여기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간 8개 코스를 개설한 규슈는 로열티를 받고 공무원들이 찾아놓은 길을 검수하는 작업이었고

제주올레 탐사팀이 직접 상주하며 길을 낸 곳은 양평이 처음"이라며

 "제주올레의 철학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철된 곳"이라고 강조했다.

토목공사는 최대한 자제하는 대신 자연과 생활문화를 존중해 길을 내는 제주올레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주민들을 끊임없이 만나서 얘기하고 하면서 지역의 속살, 자연의 매력, 마을의 역사를 보여주려 했다"고 한다.

양평이 가진 제주와의 차별성에도 주목했다.

제주올레팀이 개발한 양평 '물소리길' 
제주올레팀이 개발한 양평 '물소리길'
(양평=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양평군에 제주 올레길을 닮은 도보여행코스 '물소리길'(양수역∼국수역∼양평시장 2개 코스 30.2㎞)이 개설됐다. 제주 올레 탐사팀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27일 화창한 날씨에 도보여행객들이 양수역∼국수역 1코스 남한강변길을 걷고 있다.
<<헬기 촬영협조 양평군·유아이헬리제트 기장 김윤정, 지방기사 참조>> 2013.4.27 ktkim@yna.co.kr
서 이사장은 "제주와 달라서 더 흥미를 느꼈다"며

"바다가 없는 대신 강이 있고 제주에 없는 철도와 용도 폐기된 철로 터널이 걷는 이들에게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수도권에 가까우면서 개발 제약으로 자연이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이라며 "많은 이들이 잃어버린, 돌아갈 수 없는 고향 길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천사도 남겼다.

 

막 개장한 물소리길은 제주올레와 비교해 부족하고 보완할 점이 많다.

서 이사장은 "흙길이 적은데 군청이 사유지를 몇 군데를 섭외하고 설득해 제주올레처럼 길를 내주면 좋을 것 같다"며

"아직 이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민의식도 높아져 아름다운 풍광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조성되는 도보여행길에 대해서는

"많은 지자체가 중장비를 이용해 토목행정적 차원에서 길을 내는 경우가 많아 길의 운치와 풍광을 망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kt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