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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걷기 좋은 힐링 숲길

걷기 좋은 힐링 숲길 ② 전남 담양 ‘정자 탐방길’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9. 4.

걷기 좋은 힐링 숲길 ② 전남 담양 ‘정자 탐방길’


 

소쇄원·식영정·환벽당 지나다 보면 조선 선비들<양산보·정철·김윤제> 체취 물씬

소쇄원의 정자.

선조들은 어디서 어떻게 힐링을 했을까. '정자'에 답이 있다. 정자는 경관이 수려하고 사방이 탁 트인 곳에 자리를 잡는다. 선조들은 이 곳에서 홀로 또는 여러 명이 풍류를 즐기고 정신을 수양했다. 힐링트레일 전문여행사 블루라이프가 걷기 좋은 숲길의 두 번째 명소로 전남 담양의 '정자 탐방길'로 중앙일보 독자들을 안내한다.

광주호 상류에 자미탄(紫薇灘)이라는 개울이 있다. 자미탄을 중심으로 담양의 이름 있는 정자가 많다. 16세기 조선을 뒤흔든 사화(조정 대신과 선비들이 반대파에게서 몰려 화를 당한 사건)를 피해 많은 문인이 이 곳에 숨어 지냈기 때문이다. 그 중 양산보(梁山甫)가 은거 하면서 지은 정원 소쇄원(瀟灑園)이 있다.

정자 탐방 걷기길은 소쇄원에서 출발한다.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있는 소쇄원은 우리나라 전통 정원의 원형을 간직한 원림으로 정자가 가득하다. 실개천을 따라 곧게 뻗은 대나무숲을 지나면 암반계곡이 나온다. 흘러내리는 계곡 물줄기 사이로 정자가 드러난다. 정자는 자연을, 자연은 정자를 품으려는 선조들의 마음이 전해진다.

소쇄원을 지나 논길을 따라가면 지실마을에 이른다. 이 곳은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1536∼93)이 살던 마을이다. 정철을 기념한 가사문학관 뒤에도 낡은 정자가 있다. 식영정(息影亭)이다. 그림자도 쉬어간다는 식영정은 정철의 『성산별곡』을 탄생시킨 곳이다. 식영정은 휘어진 나무를 고스란히 서까래로 사용해 고풍스런 운치를 더한다. 이 곳에 서면 무등산 원효계곡의 물줄기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자연의 위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때문일까. 당시 낙향한 문인들이 식영정에서 읊은 시가 가사문학의 뿌리다.

조금 더 걸으면 온통 푸른 나무로 둘러싸인 환벽당(環碧堂)이 나온다. 조선시대 나주 목사를 지낸 김윤제가 은거하며 정철과 의병장 김덕령을 가르친 곳이다.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옛길을 따라 돌아가면 의병장 김덕령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지은 취가정(醉歌亭)이 자리한다.

자미탄에 댐을 쌓아 만든 인공호수가 광주호다. 이 호수는 물에 잠긴 버드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차로 15분가량 이동하면 유난히 붉게 빛나는 정원이 돋보인다. 명옥헌 원림이다. 8월이면 붉은색 배롱나무꽃으로 온통 뒤덮인다.

담양 시내로 들어서면 200~300년은 족히된 고목 180여 그루가 2㎞에 걸쳐 서 있는 인공숲으로 들어선다. 관방제림이다. 고목 숲길을 따라 걸으면 또 다른 명품길인 메타세콰이어길이 이어진다. 키가 20m를 훌쩍 넘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길 양 옆에서 시원한 그늘을 선사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사진=블루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