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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걷기 좋은 힐링 숲길

걷기 좋은 힐링 숲길 ③ 오지마을 비수구미와 파로호 강변길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9. 4.

걷기 좋은 힐링 숲길 ③ 오지마을 비수구미와 파로호 강변길

 

열목어·청정 계곡수·산나물…원시림 그대로 자연에 흠뻑

강원도 제인산 자락에 자리 잡은 비수구미 마을은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오지로 꼽히고 있다.사람이 살고 있지 않을 법한 오지에서 뜻밖에 사람들이 산다면 거기서 오는 감동은 적지 않을 것이다. 오지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이니 대부분 자연 그대로가 보전돼 있다. 힐링트레일 전문여행사 블루라이프가 중앙일보와 함께 하는 걷기 좋은 힐링트레일 그 세 번째로 오지 탐방을 제안한다.

 강원도 화천에서 양구 가는 길에 오지 마을이 있다. 제인산 자락에 자리 잡은 비수구미 마을이다. 마을 입구부터 독특하다. 해발702m, 국내에서 가장 높은 터널인 해산터널을 지나면 철망으로 막힌 곳이 비수구미 마을입구다. 3가구 7명의 마을 사람들이 일반인의 출입을 막으면서 만든 철망 담이다. 철망 옆으로 돌아 비좁은 틈으로 들어서면 널찍한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해산터널에서 비수구미 마을로 이어진 이 길은 6㎞에 달한다.

 비수구미 오지 마을 길은 비수구미 계곡과 산나물 비빔밥이 유명하다. 비수구미 마을엔 6·25 전쟁 이후 화전민 100여 명이 살다가 이주정책 실시 후 현재 주민 7명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길옆 비수구미 계곡은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고로쇠나무와 물박달나무, 자작나무, 다래덩쿨이 우거진 사이로 청정 계곡수가 콸콸 떨어지며 폭포를 이룬다. 1급수 청정수역에서만 사는 열목어, 버들치기, 기름종개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자연 그대로 보존된 곳은 계곡 뿐만이 아니다. 오랜기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이곳 청정지역엔 산나물이 지천에 깔려있다. 더덕과 송이는 물론 계절별로 엄나무순, 싸리순, 다래순, 취나물 등 특이한 나물이 한가득 자라나 있다. 이 때문에 비수구미 마을에서는 10여 가지 산채를 원하는대로 골라 비벼먹는 산채 비빔밥이 대표적인 힐링푸드이다.

 비수구미 마을과 파로호를 이어주는 출렁다리가 있다. 출렁다리는 파로호 강변길로 뻗어 있다. 파로호 강변길은 평화의 댐 아래까지 이어진다. 이 강변길은 평화의 댐 건설 이후 수위가 낮아지면서 주민들이 배로도 오갈 수 없게 되자 새로 닦은 길이다. 간간이 찾는 낚시꾼 외에는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강변길에서 잔잔한 파로호의 풍광을 맘껏 즐기며 걸을 수 있다. 평화의 댐을 거슬러 걸으며 고요한 자연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이 길은 비목공원, 평화의 종 공원까지 계속 이어진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사진 블루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