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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근교산 그너머(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845> 영광 불갑산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10. 4.

근교산&그너머 <845> 영광 불갑산

꽃무릇은 져도 단풍이 기다리네… 사계절 낙조 명소로도 유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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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위도 어느덧 수그러지고 제법 바람이 선선해졌다. 하늘이 높아진다는 가을의 모습도 완연해져 얼마 전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깨끗하고 뚜렷해진 하늘색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시야가 멀리까지 탁 트이고 정상에서 누리는 조망의 즐거움도 한층 더해진다. 이번에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찾은 전남 영광 불갑산(佛甲山·518m)은 500m를 간신히 넘는 높이에 산세가 크지도 않은 곳이다. 하지만 햇볕을 가려주는 울창한 참나무 숲이 있고 불갑사를 둘러싼 능선과 골이 아담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준다.

◇ 불갑사 기점, 능선·계곡 잇는 원점회귀

   
근교산 취재팀이 노루목에서 불갑산 정상으로 가는 도중의 암릉을 지나고 있다. 암릉에서는 동쪽으로 너른 함평 들녘과 광주 시가지, 무등산, 불태산, 병풍산 등이 보인다. 멀리 중앙에서 살짝 왼쪽에 보이는 우람한 산이 무등산이고 그 왼쪽 시가지는 광주다.
전남 영광군 불갑면과 함평군 해보면의 경계에 있지만 장군봉~연실봉~구수재 구간만 군 경계를 따르고 주요 등산로가 불갑사를 기점으로 하기에 통상 영광 불갑산으로 불린다. 백제 때 창건한 고찰 불갑사를 품고 있고 낮은 높이에도 빼어난 조망으로 이름난 산이다. 남북으로 줄을 선 주능선에서는 전망이 트이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서해를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정상인 연실봉 아래 있는 해불암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낙조는 장관이다. '일출은 경주 토함산, 낙조는 영광 불갑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불갑산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유명하다.

그렇지만 딱히 낙조가 아니더라도 햇볕 좋은 날 멀리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면 불갑산의 탁월한 위치를 느끼게 된다. 게다가 동쪽으로는 너른 함평 들녘 너머 광주 무등산과 불태산, 병풍산이 솟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불갑산은 흔히 상사화로 부르는 9월 중순 절정을 이루는 꽃무릇 군락지가 있어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불갑사 주변뿐만 아니라 등산로에 씨를 뿌려 쉽게 꽃무릇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주 답사 때 이미 절정을 지나 대부분 꽃이 진 상태다. 꽃무릇이 아니더라도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거침없는 조망과 함께 10월 말 시작해 11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루는 단풍도 빼놓을 수 없다. 계절에 따라 볼거리가 많아 작지만 알찬 산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갑산 산행 코스는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주차장을 출발해 불갑사 입구 덫고개 갈림길~덫고개~호랑이동굴~노적봉~법성봉~투구봉~장군봉~노루목~연실봉~구수재~불영대 갈림길~해불암 갈림길~도솔봉 갈림길~불갑사를 거쳐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전체 산행거리는 9.5㎞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 안팎,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은 불갑사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도로를 따라 불갑사 경내로 들어간다. 벽돌로 포장한 도로로 10분가량 가면 갈림길이다. 포장도로 대신 왼쪽으로 해탈교를 건너 흙길로 간다. 길 주변은 온통 꽃무릇이지만 이미 대부분은 진 상태다. 잠시 뒤 불갑사가 오른쪽에 보이는 곳에서 왼쪽으로 길이 갈라진다. 이정표의 '덫고개(연실봉)' 방향이다. 도랑 옆 길로 100m 정도 가면 길이 좁아진다. 울창한 참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완만한 오르막이다. 6, 7분 가면 급경사로 바뀐다. 곧 덫고개에 올라선다. 정자가 있는 덫고개는 사거리로 왼쪽으로 가면 불갑사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고 정면 내리막은 묘량 방향이다. 덫고개는 지형도에는 덕고개로 나온다. 답사로는 오른쪽 오르막으로 이정표의 노적봉 방향이다.

여전히 길은 가파르다. 키 큰 참나무 아래엔 단풍나무가 가득하다. 10여 분 오르면 호랑이상이 있는 작은 동굴이다. 1908년 한 농부가 놓은 덫에 걸린 호랑이를 박제로 만들었고, 지금은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 이 박제는 남한 지역에서 잡힌 호랑이 가운데 유일하게 실물 박제로 보관된 것이라 한다. 동굴 앞의 호랑이상은 포획 100주년을 맞아 설치한 것이다. 앞서 덫고개란 이름도 덫으로 호랑이를 잡은 곳이란 데서 유래한다. 동굴을 지나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면 노적봉이다. 커다란 바위가 가로누워 있는 정상에서는 서쪽으로 나무 사이 불갑사가 내려다보인다.

◇ 울창한 참나무 아래 단풍나무 가득

   
구수재에서 동백골 내려가는 길 주변에 꽃무릇이 피어 있다.
여기서부터는 그다지 가파른 곳 없이 대체로 완만하게 오르내리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잠시 짙은 참나무 숲을 걸으면 작은 바위 봉 아래 법성봉 이정표다. 정상에 올라가면 아래로 불갑사, 멀리 영광읍과 서해가 보인다. 다시 내려와 정면의 뾰족한 봉우리인 투구봉 방향으로 간다. 완만한 능선을 걷다가 로프 난간을 설치한 급경사를 잠시 오르면 투구봉이다. 이곳도 정상을 거치지 않고 정상 조금 아래 이정표가 서 있다. 다시 10여 분 완만한 길을 오르내리다가 급경사의 덱 계단을 오르면 장군봉이다. 정상은 넓은 공터지만 주변으로 키 큰 나무가 둘러싸 조망은 어렵다. 불갑산 최고봉인 연실봉은 직진한다.

작은 바위 봉을 지나면 철탑 2기가 나오고 곧 노루목 사거리다. 왼쪽 콘크리트 도로는 22번 도로가 지나는 밀재, 묘량으로 이어지고 오른쪽 내리막은 해불암을 거쳐 불갑사로 내려간다. 연실봉으로 직진한다. 잠시 오르면 길이 갈라지고 좌우로 '위험한 길' '안전한 길' 안내가 있다. 왼쪽은 짧은 암릉을 지나는 길이고 오른쪽은 산 사면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왼쪽 계단으로 오른다. 곧 암릉이 나타나고 동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넓은 함평 들과 광주, 담양의 산들이 펼쳐진다. 멀리 시가지가 광주고 그 오른쪽의 덩치 큰 산이 무등산이다. 광주 왼쪽에 멀리 보이는 산은 불태산과 병풍산이다. 바윗길 동쪽은 깎아지른 벼랑이지만 위험한 곳엔 난간을 설치해두었다.

◇ 정상 직전 암릉에서 무등산 조망 일품

곧 우회한 길과 만나고 3, 4분 가면 커다란 바위 아래 삼거리다. 오른쪽 내리막은 해불암 방향이고 답사로는 직진이다. 급경사의 돌 계단을 오르면 목재 덱 계단이 이어진다. 정상 직전에 구수재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진다. 곧 정상이다.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다. 서쪽과 남쪽으로 야트막한 산 뒤로 서해가 보이고 동쪽 조망도 시원하다. 직전 삼거리로 돌아가 구수재 방향으로 내려간다. 곧 짧은 바윗길 급경사 구간에 계단이 설치돼 있다. 곧바로 다시 계단이 나오고 바로 옆 바위 위로 올라가면 함평 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이후로는 완만하면서 널찍한 흙길이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산책하듯 편안한 길을 15분 정도 가면 구수재에 닿는다. 직진해서 오르면 함평 용천사로 이어진다. 불갑사는 오른쪽 '동백골' 방향 내리막이다. 곧 가늘게 흐르는 계곡을 따라 걷는다. 10분 정도면 오른쪽으로 길이 갈라진다. 불영대 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직진해서 내려가면 곧바로 불영대 방향 길과 만난다. 계속 내려간다. 널찍한 흙길을 잠시 내려가면 해불암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곧 불갑사제 저수지가 나오고 돌아내려 가면 불갑사다. 경내를 둘러보고 도로를 따라가면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 떠나기 전에

- 백제 때 창건한 불갑사 대웅전 보물 지정

   
보물로 지정된 불갑사 대웅전.
산행의 기점이자 종점인 불갑사는 창건 시기는 4세기 말 또는 5세기 말로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백제 때 창건 이후 고려 후기에 크게 융성해 승려 수백 명이 머물고 절 땅이 10리 밖까지 미쳤다고 한다. 지금도 옛 영화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절의 규모가 크다. 요즘은 9월 중순에서 말에 걸친 꽃무릇 개화기에 집중적으로 많은 인파가 찾지만 동백골의 동백꽃이 뚝뚝 떨어지는 이른 봄이나 단풍이 화려한 늦가을에 찾아도 좋은 곳이다.

유서깊은 절인 만큼 산행을 마친 뒤 경내를 꼭 한 번 둘러보는 게 좋다. 경내에는 보물 제830호인 대웅전을 비롯해 팔상전, 보광전, 명부전, 칠성각, 만세루, 천왕문, 일광당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천왕문 사천왕상이 전남 유형문화재, 만세루가 전남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대웅전은 18세기에 세운 것으로 1909년 보수했다. 불갑사 대웅전은 특이하게 올라오는 방향에서 봤을 때 출입문이 오른쪽에 있고 불상도 그쪽을 향해 있다. 대웅전 왼쪽에는 벽돌로 세운 굴뚝이 있는데 몸체에 그려진 웃는 얼굴 모습이 미소를 짓게 한다.

불갑사 뒤의 산비탈에는 천연기념물 제112호인 참식나무 숲이 있다. 녹나무과의 참식나무는 주로 제주도와 남해안, 울릉도에 자생하는데, 이곳 불갑사 숲은 참식나무가 자생하는 북쪽 한계이다. 불갑사 참식나무는 고려 시대 각진국사가 심은 나무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각진국사는 14세기 초·중반에 활발하게 활동했으니 수령이 700년 정도 된 셈이다.


# 교통편

- 부산-광주-영광-불갑사 세 차례 바꿔타야

   
불갑산은 부산에서 거리가 멀어 다녀오기가 불편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광주를 거쳐 영광으로 간 뒤 다시 불갑사로 들어가야 한다. 노포동과 서부 버스터미널에서 광주행 버스가 오전 6시20분부터 밤 9시까지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심야버스도 있다. 광주에서 영광 가는 버스는 오전 6시부터 20~30분 간격으로 있다. 영광에서 불갑사로 들어가는 군내버스는 오전 10시30분, 11시30분, 낮 12시30분, 오후 2시30분 등 9차례 있다.

불갑사에서 영광 가는 버스는 오후 3시, 4시50분, 6시10분, 8시(막차) 등 9차례 있다. 영광에서 광주행 버스는 10~20분 간격으로 완행과 직행이 운행한다. 막차 밤 10시5분. 광주터미널에서는 노포동과 사상 방면 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땐 남해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이어 타고 가다가 동림IC에서 내려 호남대를 지나 영광 방면 22번 도로를 따라간다. 밀재를 지난 뒤 불갑사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