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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근교산 그너머(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847> 통영 비진도 선유봉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10. 16.

근교산&그너머 <847> 통영 비진도 선유봉

미륵산 조망보다 한 수 위… 눈길 닿는 곳마다 한려수도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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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우리나라 섬 산의 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다 보니 쉽게 보고 찾는다는 것. 물론 실제로 쉽게 오를 수 있는 산도 있지만 생각보다는 땀을 꽤 흘려야 정상을 밟을 수 있다. 뭍의 산이라면 1000m대의 산이라도 출발 지점이 500m를 넘는 곳이 있고, 특히 강원도의 산 가운데는 1300m를 넘는 산이라도 실제 오르는 표고 차는 산 높이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 600m 정도밖에 안 되는 곳도 허다하다. 반면 섬 산은 해발 0m에서 시작해 정상까지 오롯이 두 발로 걸어 올라야 한다. 그런 만큼 쉽게 생각하고 덤비면 예상보다는 힘들게 느껴진다.

◇ 통영 바다백리길 중 '산호길' 조성

   
근교산 취재팀이 비진도 선유봉 정상에 오르기 전 미인전망대에서 북쪽을 조망하고 있다. 비진도 안섬 뒤는 용초도, 한산도이고 왼쪽 멀리 뾰족한 봉우리는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는 미륵산이다.
또 다른 차이라면 내륙과 다른 조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해안과 서해안은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바다를 수놓고 있어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이번에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찾은 경남 통영시 한산면 비진도 선유봉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비경을 좀 더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미륵산에 설치한 케이블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조망 위치를 놓고 보면 선유봉이 한 수 위다.

통영 여러 섬의 중간쯤에 위치한 선유봉 정상과 망부석, 미인, 노루여 등 세 곳의 전망대에서는 동으로 거제도와 매물도, 서로 욕지도와 남해도 등 무수한 섬을 하나하나 찾아볼 수 있고 남쪽으로는 망망대해 펼쳐진 바다가 눈을 맑게 해준다. 비진도는 섬 자체도 아름답기로 이름나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통영의 대표적인 섬 여섯 곳에 조성한 트레킹 코스 '바다 백리길' 가운데 하나인 '비진도 산호길'로 이름을 올렸다. 안섬과 바깥섬 사이를 긴 사주가 연결하고 있다. 사주는 독특하게 외해의 파도가 들이치는 동쪽은 자갈해변이고 비교적 파도가 잔잔한 서쪽 해변은 모래사장이다.

비진도 선유봉 산행은 비진도 내항 선착장에 내려 비진내항새마을회관에서 출발해 옛 한산초등학교 비진분교~외항마을~비진해수욕장~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망부석전망대~미인전망대~흔들바위~290m봉~선유봉~노루여전망대~비진암~외항마을~비진배수장을 거쳐 내항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전체 산행거리는 10㎞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 안팎,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4시간30분 걸린다.

선유봉 산행은 비진내항 선착장에서 배를 내리면 바로 시작이다. 방파제를 빠져나가면 정면에 비진내항새마을회관·비진내항어촌계 건물이 있고 그 왼쪽에는 경로당이 있다. 두 건물 사이 콘크리트 길로 정면의 산을 바라보고 간다. 200m가량 가서 콘크리트 물탱크 앞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곧 한산초등학교 비진분교 앞을 지나며 마을을 벗어난다. 잠시 뒤 포장길이 끝나고 산길이 이어진다. 소나무와 동백나무가 섞인 완만한 오르막을 6, 7분 오르면 무덤이 여러 기 있는 고갯마루 펑퍼짐한 안부다. 정면으로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길이 휘면서 곧 비진도 동쪽 해안선을 따라간다.

◇ 조망지점마다 전망대서 편안하게 감상

   
선유봉에서 설풍치로 내려가는 도중 지나는 노루여 위 해안 절벽.
곧 바다가 나무 사이로 조금씩 내려다보인다. 길은 해안 벼랑 위로 완만하게 이어진다. 나무가 우거져 벼랑길을 걷지만 조망은 시원하지 않다. 하지만 틈틈이 비진도에 바로 붙은 큰 섬인 용초도와 멀리 거제도의 노자산과 가라산, 망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선유봉도 잠시 모습을 드러낸다. 15분 정도 가면 왼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갈림길이 있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곧 숲을 벗어나며 정면에 선유봉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가면 밭이 나오고 외항마을도 보인다. 계단식 밭 사이 흙길을 가면 내항마을과 외항마을을 연결하는 도로에 내려선다.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간다.

비진도의 특징적인 경관인 좌우로 몽돌 해변과 모래 해변이 형성된 사주가 뚜렷하게 보인다. 사주 가운데 난 도로를 건너가면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가 나온다. 여기서 정면의 콘크리트 길로 계속 올라간다. 50m 정도 가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둘 다 선유봉으로 표기돼 있는데 답사 코스는 왼쪽으로 가서 선유봉을 오른 뒤 돌아서 오른쪽 길로 내려온다. 왼쪽으로 가면 곧 '비진도 산호길' 게이트를 지나고 이어 길이 Y자로 갈라진다. 대나무밭 사이로 들어가는 왼쪽의 완만한 길로 간다. 100m를 채 못 가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꺾어 선유봉 방향으로 오른다.

길은 대체로 완만하다. 주변에 큰천남성이 많이 보인다. 천남성 생태 안내판도 있다. 5분 정도 가면 갑작스레 급경사 오르막으로 바뀐다. 숨을 몰아쉬며 10여 분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30m가량 떨어진 망부석 전망대로 간다. 목재 덱으로 꾸며진 전망대에 서면 북쪽과 동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북쪽으로 한산도와 케이블카가 운행하는 미륵산, 동쪽으로 거제도 등이 보인다. 이곳뿐만 아니라 곧이어 나타나는 미인 전망대, 선유봉 전망대, 하산길의 노루목 전망대에는 조망 지점에서 바라보이는 경관을 사진 찍어 지명을 표기해 쉽게 섬이나 산 이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정상 방향으로 뒤돌아보면 오른쪽에 암벽이 보인다. 그중 맨 오른쪽 아래가 망부석으로 콧날이 오똑한 얼굴 옆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

갈림길로 되돌아가서 선유봉 방향으로 오른다. 계속 급경사 오르막이다. 5분 정도면 미인 전망대다. 선유봉에 있는 네 곳의 전망대 가운데 가장 빼어난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다. 특히 비진도의 안섬과 바깥섬을 연결하는 사주를 온전히 볼 수 있는 유일한 조망대다. 다시 오르막을 50m 정도 가면 흔들바위를 지나고 곧바로 290m 봉에 오른다. 급경사를 100m 정도 내려갔다 다시 5분 정도 올라가면 선유봉 정상이다. 북으로는 소나무가 시야를 가리지만 남쪽으로 망망대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상 아래에 2층 목재 덱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 안섬-바깥섬 연결하는 사주도 볼거리

   
비진도 안섬과 바깥섬을 연결하는 사주. 파도가 잔잔한 서쪽이 모래가 쌓인 비진해수욕장이다.
하산길은 전망대 옆으로 이어진다. 15분 정도 완만한 길을 내려가면 경사가 가팔라지고 곧 노루여 전망대다. 멀리 남해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계속 급경사를 내려가면 설풍치 벼랑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이며 완만해진다. 수포마을의 비진암을 지나고 20분 정도면 다시 국립공원사무소에 내려선다. 사주를 건너 콘크리트 도로를 올라가면 더씨펜션 뒤로 길이 이어진다. 포장은 돼 있지만 비진도에 차량이 몇 대 안 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완만한 길을 10여 분 오르면 비진배수지를 지나 내리막으로 바뀌고 10여 분 내려가면 출발지인 내항 선착장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비진해수욕장에서 보는 석양 일품

비진도는 자그마한 섬이지만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도 이국적인 섬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비진도를 거쳐 같은 여객선이 운항하는 매물도의 비경에 가려 있지만 비진(比珍)이란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섬이다. 섬의 규모가 자그마한 만큼 사실 선유봉 산행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산행도 어렵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바깥섬으로 불리는 남쪽은 모밀잣밤나무와 후박나무, 동백나무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고 기암절벽의 비경을 볼 수 있고 남북의 두 섬을 연결하는 긴 사주에서 바라본 석양은 아름답기로 이름나 여유가 있다면 섬에서 하루를 묵는 것도 좋을 법하다.

빼어난 경관으로 미인도라고도 불리는 비진도는 조선 시대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 해전을 벌여 승리한 보배로운 곳이란 의미로 이름이 붙었다. 비진해수욕장은 두 섬 사이의 사주 서쪽에 형성돼 있고 사주의 동쪽은 자갈 해변이다. 10m 폭을 두고 서쪽은 모래, 동쪽은 자갈이 깔린 이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바깥섬엔 서쪽 해안 절벽 위 사면에 수포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을 뿐 큰 마을인 내항과 외항마을은 모두 북쪽인 안섬에 있다. 내항마을엔 한산초등학교 비진분교가 있었지만 폐교됐고 이후 드라마 촬영장으로 쓰였다.


# 교통편

- 통영항에서 여객선 하루 세 편 왕복

   
비진도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충분히 당일로 다녀올 수 있다.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통영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오후 8시10분까지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통영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버스도 여유 있게 골라 탈 수 있다. 통영 버스터미널에서 600번, 670번 등 시내버스를 타고 서호시장에서 내리면 통영항 여객터미널이 가깝다.

통영항 여객터미널에서 비진도로 가는 배는 오전 7시, 11시, 오후 2시30분 세 차례 운항한다. 돌아오는 배는 오전 9시33분, 오후 1시40분, 5시5분에 비진도를 출발한다. 통영항에서 비진도 내항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되며 내항에 먼저 들른 뒤 외항을 거쳐 매물도로 간다. 출발 시각보다는 10~20분 여유를 두고 기다려야 한다. 계절에 따라 주말 운항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미리 선사에 문의하고 떠나는 게 좋다. 한솔해운 (055)645-3717

승용차를 이용할 땐 거가대교를 타고 고현을 거쳐 14번 도로를 따라가다가 통영 시내로 들어가 미늘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간다. 통영시청 앞을 지나면 곧 통영항 여객터미널이다. 터미널 주차장에 차를 두고 다녀오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