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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근교산 그너머(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846> 20주년 기념 추억의 코스 10월-거창 우두산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10. 10.

근교산&그너머 <846> 20주년 기념 추억의 코스 10월-거창 우두산

거창 우두산    푸른 숲 위 하얀 암봉 장관…가야·덕유·지리산 한자리서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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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경남, 그 가운데서도 거창, 산청, 함양 일대는 산꾼의 보물창고와 같은 곳이다. 부산 근교의 영남알프스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1000m 이상의 고봉이 많고 그만큼 어느 산 정상에서나 첩첩이 산으로 둘러싸인 기막힌 조망을 누릴 수 있다. 주변의 지리산과 덕유산, 가야산 등이 산세나 높이로 유명세를 떨치지만 그에 못지않은 산세를 보이는 곳이 하나둘이 아니다.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근교산 20주년 기념 10월 추억의 코스로 찾은 거창의 우두산(牛頭山·1046.3m)도 그런 곳 중 하나다.

별유산으로도 불리는 우두산은 거창군 가조면이 자리 잡은 가조분지를 북쪽에서 아늑하게 감싸는 형세다. 면 소재지에서 보면 푸른 수림과 하얀 암봉이 어울린 그림 같은 풍경이 배경으로 펼쳐져 있다. 최고봉인 상봉에 붙어 있는 의상봉은 신라 시대 의상대사와의 인연으로 붙은 이름이다. 흔히 상봉보다도 의상봉을 더 높이 쳐 주는데 이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이룬 바위 봉우리의 아름다움 덕분이다. 우두산 봉우리 가운데는 고견사에서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의 바리봉처럼 더 우람한 바위 봉우리가 있지만 의상봉만 한 경치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가조분지 북쪽에서 아늑하게 감싼 형세

   
근교산 취재팀이 우두산 의상봉 정상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 끝에 살짝 바위가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인 우두산 상봉이고 그 왼쪽 멀리 우뚝 솟은 봉우리는 가야산이다. 가야산에서 왼쪽으로 수도산과 단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길게 펼쳐진다.
우두산은 1000m를 넘지만 오르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산행 기점인 고견사 주차장이 해발 500m를 넘는 곳이고 760m 정도인 고견사까지는 길이 잘 나 있기 때문이다. 우두산 산행은 바윗길과 떼놓을 수 없다. 대부분 봉우리가 암봉이고 능선 중에도 바윗길이 상당 부분이다. 그래서 햇볕 따가운 여름이나 눈과 얼음이 덮인 겨울보다는 요즘 같이 시야가 멀리까지 트이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산행하기에 가장 적당하다. 특히 의상봉 정상에서는 서부 경남의 유명산 대부분을 조망할 수 있다. 국립공원인 가야산이 동쪽에, 덕유산이 서쪽에, 지리산이 남서쪽에서 우람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다. 또 금원산, 기백산, 황석산, 황매산 등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북으로는 수도산과 단지봉에서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다.

우두산 산행은 거창군 가조면 고견사 주차장을 출발해~견암폭포~합수점 삼거리~고견사~샘터~장군봉 갈림길~의상봉~우두산 상봉~쌀굴-마장재 갈림길~암릉~마장재-주차장 갈림길을 거쳐 고견사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전체 산행거리는 6.5㎞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30분 안팎,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우두산 산행은 고견사 주차장을 출발해 정면의 고견사 표지석 옆 계단으로 오르면서 시작한다. 주차장 왼쪽에는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주차장 한쪽에 보이는 모노레일은 고견사까지 등산로를 따라 이어진다. 20m쯤 오르면 오른쪽으로 마장재 방향 길이 갈라진다. 정면의 완만한 흙길로 오른다. 돌계단을 지나 잠시 가면 목재 덱 계단이 나온다. 직전에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샛길로 내려가면 견암폭포 아래로 이어진다. 견암폭포는 높이 20여 m의 수직에 가까운 암벽을 타고 흐른다. 폭포 구경을 한 뒤 되돌아가서 계단을 오르면 폭포 위로 길이 이어진다. 길은 완만해진다. 뒤돌아보면 비계산이 우뚝 솟아 있다.

■산행거리 짧지만 바윗길 많아 만만찮은 산행

   
주차장을 출발하면 곧 만나는 견암폭포.
계곡을 건너면 곧 길이 갈라진다. 100m 정도 가면 다시 만난다. 끊어졌다 흐르는 물길을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합수점에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쌀굴 방향이고 고견사는 직진하는 왼쪽 길이다. 급경사를 6, 7분 오르면 암벽을 배경으로 고견사가 나타난다. 뒤로 멀리 보이는 암봉은 의상봉이다. 절 입구에는 수령 1000년의 보호수 은행나무가 서 있다. 왼쪽으로 올라가면 대웅전이 나온다. 내부에 17세기에 만든 보물 1700호 동종이 있다. 대웅전 옆 샘에서 목을 축일 수 있다.

등산로는 대웅전 왼쪽으로 이어진다. 곧게 뻗어오른 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좌우로 나무 사이로 암벽이 보이는 급경사다. 10여 분 오르면 수십 m 높이의 암벽 아래 샘이 있다. 바로 위 암벽 아래엔 불상이 있다. 여기서 급경사 돌길에 이어 조릿대 사이 완만한 흙길을 오르면 능선 위의 삼거리다. 왼쪽 길은 장군봉에서 이어진다. 오른쪽의 암봉이 의상봉인데 급경사라 바로 오르지 못한다. 의상봉 방향은 직진해서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100m쯤 내려가면 다시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간다. 곧 급경사 통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의상봉 아래 사거리다. 의상봉은 오른쪽의 계단을 오른다.

■암봉 위 기막힌 조망… 걷는 맛에 보는 맛 더해

   
상봉에서 마장재로 내려가는 길에 지나는 바윗길.
정상 바로 아래까지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을 올라 잠시 바위 사면을 가면 의상봉(1032m) 정상이다. 사방에 산이 첩첩이 둘러싸고 있고 남쪽으로는 가조분지다. 가조면 소재지와 그 옆에 길게 이어지는 88올림픽고속도로를 볼 수 있다. 북동쪽에 가까이 우두산 상봉이고 그 왼쪽에 멀리 가야산이다. 의상봉과 우두산 상봉은 가야산국립공원의 남서쪽 끝자락에 포함돼 있다. 상봉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끝에 솟은 산은 비계산이고 그 뒤로 멀리 철탑이 있는 곳이 오도산이다. 그 너머 울퉁불퉁한 산은 황매산이다. 가야산에서 서쪽으로는 능선이 좌일곡령과 단지봉, 수도산을 잇고 덕유산까지 이어진다. 향적봉에서 남덕유까지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덕유산 능선도 한눈에 들어온다. 멀지만 남서쪽으로 지리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다시 내려가 사거리에서 능선을 따라 직진한다. 급경사의 바윗길과 숲 속 흙길을 번갈아 걷는다. 뒤돌아보면 의상봉 오르는 계단이 아찔하다. 낮은 암벽에 설치한 덱 계단을 오르면 짧은 내리막이고 이어 가파른 흙길을 잠시 오르면 우두산 상봉이다. 나무가 시야를 가리지만 가야산 방향은 트여 있다. 가야산과 남쪽의 남산제일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마장재로 이어지는 3시 방향 내리막으로 간다. 가다 보면 사면으로 내려가는 샛길이 보이지만 능선을 따른다. 10분 정도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다. 직진하는 길은 쌀굴을 거쳐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답사로인 마장재 방향은 9시 방향 왼쪽 길이다. 완만한 흙길 내리막을 한참 가다 보면 암릉이 시작된다. 위험한 곳엔 로프와 계단이 설치돼 있다.

암릉은 300m 정도 이어진다. 암릉이 끝나고 급경사의 능선을 잠시 내려가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다. 직진은 마장재 방향이다. 여기서 주차장 방향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간다. 한참 급경사를 내려가면 계곡을 만나면서 완만해진다. 20분 정도면 이정표 삼거리다. 오른쪽은 쌀굴 방향이고 내리막으로 계속 간다. 소나무 숲 속 완만한 길을 내려가면 왼쪽 마장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오른쪽 주차장 방향으로 10분 정도 가면 주차장 바로 위의 삼거리에 내려서고 이어 고견사 주차장에 닿는다.


◆떠나기 전에

- 첫 소개 후 고견사 중창… 등산로도 안전시설 설치

근교산 시리즈 초기에 우두산을 소개한 뒤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라 문무왕 때인 667년 창건한 고견사는 처음 소개할 때는 한적한 사찰로 1988년 중건한 대웅전 건물과 범종루만 외롭게 서 있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나한전과 요사채를 비롯한 서너 채의 건물이 들어서 제법 규모가 커졌다. 주차장에서부터 1㎞ 넘는 산길을 올라야 닿는 건 여전하지만 2001년 만든 모노레일이 있어 짐을 실어 나르기는 한결 수월해진 듯 보인다.

절은 원효와 의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하는데, 원효가 절을 창건할 때 전생에 와 본 곳이라 해서 고견사(古見寺)라 이름 붙였다. 견암(見庵)이나 견암사로도 불렸는데 등산로 초입의 견암폭포는 여기서 이름이 유래했다. 한때 제법 융성한 사찰이지만 한국전쟁 때 불에 타고 이후 차츰 중건했다. 대웅전 안에 보물 제1700호인 고견사 동종과 대웅전 오른쪽 범종루 뒤에 경남도 유형문화재인 석불이 있다.

등산로도 상당 부분 바뀌었다. 예전엔 능선 사거리에서 바로 의상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위험해 맞은편의 계단 길이 만들어진 뒤엔 사라졌다. 계단 길도 당시엔 일부분만 설치돼 있었는데 지금의 덱 계단은 전체를 새로 설치한 것이다. 상봉을 지난 뒤 나오는 암릉도 지금은 난간과 로프, 덱 계단 등이 설치돼 있지만 당시엔 일부에만 로프가 설치돼 있었다.


◆교통편

- 가조면에서 고견사 주차장 가는 대중교통 없어 불편

이번 코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서부 버스터미널에서 가조를 거쳐 거창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10시30분, 오후 4시10분 두 차례밖에 없다. 2시간20분 소요. 현풍과 고령을 거쳐 바로 거창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5분(첫차), 8시20분, 9시25분 등 하루 12차례 있다. 거창에서 가조면까지 가는 농어촌버스는 오전 6시50분, 8시, 11시30분, 오후 2시 등에 있고 가조면에서 거창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3시에 있다. 지산 방향 버스도 가조면을 거쳐 간다. 서흥여객 농어촌버스 시간 문의 (051)944-3720. 산행 기점인 고견사 주차장까지는 버스가 들어가지 않아 가조면에서부터 걸어가야 한다. 택시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거창에서 부산행 버스는 오후 3시10분, 4시10분(가조 경유), 5시, 5시50분, 6시40분(막차)에 있다. 부산행 막차를 놓친다면 밤 10시까지 있는 대구행 버스를 타고 가서 갈아타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땐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칠원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로 옮겨 탄다. 이어 고령분기점에서 88올림픽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가조IC에서 내려 가조면으로 가서 고견사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