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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매거진이 추천하는 코스5] 서울, 90分 걷기… (2) 안산 자락길

by 맥가이버 Macgyver 2014. 5. 15.

[주말매거진이 추천하는 코스5] 서울, 90分 걷기… (2) 안산 자락길

서울 90分 걷기… 안산 지락길

 어수웅기자

 

12시엔 걷자 숲길·물길·꽃길로
주말매거진팀이 추천하는 코스 5

 

유모차 끌고도 편한 길 지나면… 금세 야생의 매력 폭발하네

 
안산 자락길의 나무 데크길. /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서대문구 안산(鞍山·296m) 자락에 산 지 11년째다. 출근 전 새벽 산행이나, 주말 산책을 즐긴 지도 같은 시간이 흘렀다. 점심 시간 조금 더해 인왕산이나 북악산 '등정'을 마쳤다는 광화문 동료들의 무용담을 들으며, 자주 팔이 안으로 굽는 경험을 했다. 안산이 조금 더 나은데. 꼭대기 봉수대의 전망은 북악산·인왕산보다 빼어나고, 하산길 영천시장은 서촌보다 맛나며, 무엇보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오를 수 있는 총연장 7㎞의 나무 데크까지 완공됐는데….

대학생들에게는 연대 뒷산, 이대 뒷산으로도 불리는 이 산의 또 하나 매력은 매우 다양한 출발점을 가졌다는 것. 이날은 3호선 독립문역 5번출구에서 시작한다. 서대문구 의회, 한성과학고를 지나 한 10분쯤 오르막을 견디면 아스팔트길이 끝나고, 걷기 좋은 산책로가 시작된다. 안산 자락길이다. 극동·삼호·뜨란채 아파트로 이어지는 이 편평한 산책로에서, 안산으로 올라가는 나무 데크도 시작된다. 안산 자락 곳곳을 잇고 있는 이 목재 데크·친환경 마사토길은 지난해 11월 완공됐다. 폭 2m의 나무길을 걸으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서울의 풍광을 만끽한다. 메타세쿼이아·잣나무·가문비 나무가 5월의 초록과 연두를 펼쳐내는데, 특히 아카시아가 뿜어내는 달콤함에 정신이 혼미하다.


	안산 지락길 개념도
정상 등정에 의지가 없는 당신이라면, 표지판 잘 되어 있는 이 나무 데크만 즐기다 내려와도 좋다. 하지만 안산의 명물인 봉수대를 확인하고 싶다면 탈주할 것. 봉수대까지 680m가 남았다는 표지판을 확인한 뒤 데크에서 내린다. 데크가 안락한 도시라면, 봉수대 오르는 길은 자연이자 야생이다. 경사를 버거워하는 당신을 위해 파이프 기둥과 밧줄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친절한 표지판의 데크와 달리, 이정표도 그리 자주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레 포기하지는 말 것. 봉수대 방향은 무조건 위쪽 길이고, 헛갈린다 싶으면 로컬 정보 가득한 '동네 산악인'들이 종종 출현하니까. 데크를 벗어나 10분을 걸으면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 전망대에서 다시 5분을 치고 올라가면 정상, 봉수대다. 서울시 기념물 제13호인 이 봉수대는 조선시대 연기와 횃불로 적의 침입이나 위기를 알렸던 곳. 안산의 봉수대는 함경도와 평안도의 경보(警報)를 서울 남산에 알리는 마지막 봉화였다. 지금은 360도 전망을 자랑하는 서울 최고의 조망대이기도 하다.

이제 표지판을 따라 능안정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이쯤 되면 이마와 겨드랑이에는 땀이 촉촉. 영천시장 목포집의 김치물국수를 떠올리며 열기를 누른다. 능안정을 지나 200m쯤 걷다 보면 또 하나의 안산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한 뒤 본격 하산을 시작한다. 10분 정도 내려가면 삼호아파트로 이어지는 계단이 등장한다. 이제 곧 영천시장. 빙수처럼 얼음 갈아 만든 시원한 물국수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영천시장 뒷골목의 '목포집'의 김치물국수
점심은 여기서

 

영천시장 뒷골목의 '목포집'. 원래 홍어 전문점인데, 점심에는 김치물국수(5000원·사진)가 예술이다. 조미료 없이 갈아 넣은 양파·대파와 마늘로 특유의 달고 시원한 맛을 완성했다.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대추와 무 장아찌, 김, 계란지단을 고명으로 얹었다. 단, 시장 특유의 허름함은 감수할 것. 홍어 삼합 4만원, 삼겹살 9000원. (02)363-5010

걷기 정보

 

삼호아파트로 내려가는 계단은 인내와 참선의 시간. 짐짓 세어보니 127계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