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길 산행 | 진안 운장산] 눈꽃 고봉에서 진안고원의 산봉 조망
- 글·한필석 기자
- 사진·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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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이면 눈꽃 설릉을 이루곤 하는 운장산맥 동봉 부근에서 등산인들이 조망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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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 운장산(雲長山·1,126m)은 지형적·기후적 특성 때문에 늘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봄여름에는 골짜기와 산허리를 휘어감는 운무가 상존하는 풍광이듯이 겨울철에는 여느 산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는 한 기대하기 어려운 설화가 상존하는 산이다.
운장산은 여기다 연석산(硯石山·925m)에서 구봉산(九峰山·1,002m)에 이르기까지 장대한 능선을 뻗고 있으면서 명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인 조망까지 갖추고 있다.금남정맥의 최고봉으로서 평균 고도 260m인 진안고원의 지붕을 이루면서 광대한 조망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동으로는 운장산맥이라 일컫는 산줄기를 뻗으면서 복두봉(頭峰·1,007m)과 구봉산을 일으키고, 그 뒤로 멀리 덕유산(德裕山·1,614m)을 든든한 장벽처럼 세워놓았다. 서로는 연석산을 솟구친 다음 남으로 방향을 틀어 대간을 향해 뻗어나가고, 북으로는 금남정맥의 정기를 이어간다. 바로 이 산줄기들 뒤로 전북, 충남, 경남의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대불리 기점 금북정맥~서봉~동봉 북릉 코스가 가장 인기
운장산은 높고 큰 산답게 코스 또한 다양하다. 그중 정상 북쪽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와 남쪽 부귀면 궁항리 기점 코스가 가장 인기 있는 산길로 꼽힌다. 장거리 산행에 자신 있는 이들은 운장산맥이라 일컫는 운장산~복두봉~구봉산 종주산행을 시도하거나 혹은 서쪽 연석산에서 만항치를 거쳐 운장산 서봉에 올라선 다음 구봉산까지 뽑는다.
겨울철에는 산 남쪽 정수암마을 기점보다는 눈이 많고 북서풍을 그대로 받아 눈꽃이 필 확률이 높은 서봉 북릉 산행이 인기다. 산행기점은 진안 발 노선버스가 종점인 주천면 대불리 내처사동. 내처사동 들머리에서 1.5km 거리인 피암목재(580m)나 또는 내처사동 초입의 운장산송어횟집 쪽에서 독자동계곡을 따라 산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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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봉을 이룬 서봉 정상. 주봉이나 동봉에 비해 조망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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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암목재 기점 코스는 금북정맥 구간인 북릉을 타고 활목재를 거쳐 서봉 정상에 올라선 다음 주봉과 동봉을 거쳐 동봉 북릉을 따라 대불리 버스종점인 내처사동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정석이다. 이 코스는 금북정맥 구간은 피암목재 출발 직후 된비알이 애를 먹이지만 20분쯤 지나면 경사가 누그러들고 조망도 터지면서 정상부와 연석산과 원등산(713m) 등 진안 일원의 산봉들이 좌우로 웅장하게 솟구치며, 등 뒤로 금북정맥 양옆으로 진안과 금산 일원의 산봉들이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들면서 잔잔한 감흥을 일으킨다.
독자동계곡 갈림목인 활목재(880m)를 지나면서 산길은 잠시 가팔라지다가 독제봉(獨帝峰)이라 불리는 서봉 정상에 서면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동으로 덕유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그 안쪽의 고봉준령이 가슴 벅차게 하고, 마이산 또한 쌍봉을 쫑긋거리며 반갑게 맞아준다.
눈꽃은 금북정맥 구간도 좋지만 동봉 일원과 동봉 북릉 구간이 절정을 이룬다. 특히 동봉 북릉은 깊은 눈으로 눈썰매장까지 마련해 줘 즐거움을 더해준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내처사동에서 독자동계곡을 거쳐 활목재로 올라선 다음 정상을 거쳐 다시 내처사동으로 내려선다. 약 4시간.
정수암마을 기점 코스 역시 단순하다. 정수암마을 버스종점에서 마을 위쪽으로 올라붙는 길을 따르면 서봉 남릉으로 올라선다. 이후 서봉(1,113m) 암봉까지 외가닥 능선으로 이어진다. 하산은 서봉에서 서쪽 만항치를 거쳐 다시 정수암마을로 내려선다. 3시간30분.
운장산~구봉산 능선은 전북 일원에서 손꼽히는 장쾌한 능선 종주 코스로 겨울철에는 눈길이 나 있지 않을 경우가 많아 당일 주파는 쉽지 않다. 산행은 대개 운장산에서 구봉산 방향으로 한다. 동봉과 1,087m봉 사이의 각우목재 구간이 조금 힘들게 하지만 복두봉에 올라선 이후로는 구봉산까지 기복이 거의 없는 능선이 이어져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도중 야영지로는 각흘목재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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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장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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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지역번호 063) 대불리까지는 진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주천 경유 대불리행 무진장여객(433-5282~3) 이용한다. 대불리 내처사동 입구에서 피암목재까지는 도보로 약 30분 거리. 궁항리 역시 터미널에서 무진장여객을 이용한다. 진안행 노선버스는 전주시 시외버스터미널(270-1700, 272-0109)에서 수시로 다닌다.
숙박(지역번호 033) 전주나 진안읍내의 숙박시설이나 복두봉 남쪽 갈거계곡에 조성된 운장산 자연휴양림 이용. 문의 432-1193. 예약은 홈페이지(www.huyang.go.kr)에서 한다.
대불리 내처사동 산길 들머리에 위치한 운장산산장(432-5458)은 닭백숙과 차가운 물에 사료를 주지 않고 자연산에 가깝게 키운 송어를 회로 차려낸다. 30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식당 규모에 50명이 민박을 할 수 있다. 진안과 전주를 잇는 국도변에 위치한 화심순두부(완주군 소양면 화심리, 243-8268)는 운장산 산행을 마치고 전주로 돌아오는 길에 완주팔미 중 하나인 순두부를 먹을 수 있는 맛집이다. 진안읍에서 전주 방향으로 진행하다 화심삼거리에서 250m쯤 더 가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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