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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등산 / 박옥하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6. 6. 29.


등산 / 박옥하

 

한 발 한 발 무거운 발걸음

자국마다 살아온 생각 밟고

올라온 능선을 뒤따라온

바람이 솔잎 흔들어 지우는데

 

가슴 열어 침묵하고 앉은 산아

옹이져 맺힌 삶

너의 품에 안겨서야

헐떡이며 가빠오는 숨 내쉬고

평정을 되찾는다

 

이제까지 지고 온 무거운 고달픔

산아래 내려놓고 정상에 올라

숲 속 풀내음에 고단함을 씻어내려

마음 속 비워놓고 앉아 있는데

 

하얗게 산허리에서 피어오르던 안개

산은 하늘이 되어

나는 구름 타고 앉은 신선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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