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억
때로 여행의 기억이란 두뇌에 새겨지는 것이 아니라 발에 새겨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기억을 남긴 땅으로 다시 가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처음의 기억이 워낙 아름다운 것이었다면 시간의 힘으로 인해 그 아름다운 기억이 점점 더 아름답게 가공되기 때문에, 그 땅을 다시 찾아갔을 때 대개는 슬픔을 만날 수밖에 없다. 땅도 변해 있고 자신도 변해 있는데, 오로지 기억만이 변하지 않고 남아 옛날을 회상하는 것. 그 슬픔을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흘러가버리는 시간에 대한 슬픔. 여행의 진리는 바로 그것이다. 머리로는 그것을 분명히 안다. 한 번 거쳐 간 땅, 그것도 특별히 아름다운 기억을 남긴 땅으로는 다시 되돌아가지 않는 편이 좋다. 그것을 알면서도 어떤 곳으로 자꾸 발길이 흐른다. 참 아름다운 친구의 기억이 발에 새겨져 있는 까닭에, 슬픔을 각오하고 발길이 그곳으로 흐른다.
「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 - 조병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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