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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철원 여행] 지뢰꽃길 따라 오르니 광활한 평야가, 아찔한 잔도 따라가니 1억년 전 풍광이…

by 맥가이버 Macgyver 2022. 9. 18.

지뢰꽃길 따라 오르니 광활한 평야가, 아찔한 잔도 따라가니 1억년 전 풍광이…

[아무튼, 주말] 황금 들녘 만나러 간
초가을 철원 여행

금빛으로 물든 철원평야가 내려다보이는 '소이산 전망대'. 보는 위치에 따라 백마고지, 삼자매봉, 고암산, DMZ 남방한계선, 평강고원 등을 조망할 수 있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여름과 가을 사이 태풍이 비껴간 평야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가을걷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뚜렷한 경계가 존재하는 철원의 사계 중 진짜 가을의 시작은 광활한 들녘이 노랗게 번져가는 그 순간부터다. 논마다 채도만 조금씩 다를 뿐 가을볕이 발 디딘 철원평야는 금빛 물감을 채워놓은 거대한 팔레트 같다. 평온과 풍요가 무르익어가는 이 계절과 마주하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해발 362m 소이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재송평(栽松坪)’은 아픈 역사를 잠시 잊게 할 만큼 그저 눈이 부셨다.

접경 지역에 있는 철원은 경기도 파주, 강원도 고성 등과 함께 안보 관광 일번지. 철새 탐조 여행지로 유명하지만,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에 이어 지난 7월 ‘철원역사문화공원’ 개장과 함께 소이산 모노레일이 운행을 시작하면서 가을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생대·신생대 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지질과 지형 이야기에서 시작해 분단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땅의 서사와 가을 서정이 공존하는 철원으로 떠났다.

◇소이산 전망대에 오르다

“철원의 황금 들녘 사진은 이때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어요. 추수를 마치면 완전히 다른 풍경이 되니 서두를 수 밖에요.” 지난 8일 철원읍 사요리 소이산 전망대에서 만난 사진 동호인 이현규(56)씨는 전망대 한쪽에 카메라 삼각대를 세워두고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전망대엔 이씨 외에 서너 팀의 사진 동호인들이 아침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 저쪽은 벌써 추수를 해버렸네···” 아쉬움 섞인 목소리에 서양숙 한탄강지질공원 해설사는 “철원은 추수 시기가 다른 지역보다 빠르다”며 “대개 9월 초 시작해 추석 지나면 본격적인 추수 시즌에 돌입한다”고 했다. 연인과 전망대를 찾은 30대 남성 탐방객은 “군 복무했던 곳이라 철원이라면 지긋지긋했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그때 그곳이 맞나 싶다”며 군 생활을 추억했다.

철원평야는 철원 북쪽 오리산(해발 약 453m)에서 신생대 제4기 화산 분출로 생성된 용암 대지다. 그래서 철원용암대지라고도 한다. 크게 전방 지역인 재송평과 후방 지역인 대야잔평(大也盞坪)으로 구분되는데 소이산 전망대에서 전방 방면으로 눈 앞에 펼쳐지는 평야가 재송평이다. 철원 9경 중 6경으로 풍광이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가까이 백마고지부터 삼자매봉, 평화전망대, 동송저수지 등이 조망된다. 멀리 DMZ 남방한계선 너머 북녘땅까지 눈에 들어오면 그야말로 가슴이 뭉클해진다. 서 해설사는 “소이산은 6·25 이후 60여 년간 민간인 통행이 금지됐던 군사지역이었다”며 “산 전체가 벙커로 활용됐던 곳”이라고 했다. 주변으론 미군 막사, 초소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일대는 현재 ‘소이산 평화마루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철원역사문화공원' 내 철원역과 소이산 전망대를 오가는 모노레일. 분당 55m로 천천히 운행하지만 급경사 구간이 있어 스릴을 느낄 수 있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지뢰를 제거하고 꽃을 심은 길이라 하여 '소이산 지뢰꽃길'로 불리는 길 위로 모노레일이 오간다. 소이산은 군사시설로 60여 년 간 민간인 통행이 금지됐던 곳이다. 모노레일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로 전망대까지 걸어갈 수 있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전망대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걷기를 좋아한다면 ‘소이산 생태숲 녹색 길’을 따라 15~20분 정도 오른다. 일부 구간은 ‘지뢰꽃길’이란 이름이 붙었다. 매설돼 있던 지뢰를 제거하고 꽃을 심어 가꾼 길이다. 계절에 따라 야생화가 피고 진다. 여전히 산의 일부, 철책 안쪽으론 지뢰가 남아 있다. ‘소이산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전망대까지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8인승 모노레일 4대가 왕복 1.8km 구간을 분당 55m, 최대 70m 속도로 천천히 오가는데 느리다고 얕봤다간 큰코다친다. 몸이 쏠릴 정도의 급경사 구간도 있어 예상치 못한 스릴도 느낄 수 있다. 승하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5분 이내 거리다. 탑승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며 매표 시 각각 3000원, 2000원, 1000원 상당의 ‘철원사랑상품권’을 증정한다.

◇근대 철원 재현한 ‘철원역사문화공원’

소이산 모노레일은 철원역사문화공원 내 ‘철원역’에서 승하차한다. 옛 철원역의 대합실처럼 꾸민 역사는 모노레일 매표소로 운영해 잔여분에 한해 현장 매표가 가능하다. 지난 7월 27일 소이산 자락 아래 개장한 철원역사문화공원은 일제강점기 철원 시가지 모습을 재현했다. 철원은 금강산 관광의 주요 길목으로 번성했던 곳. 총 7만㎡ 부지에 들어선 근대 건축물 20개 동은 마치 근대 드라마 세트장 같다.

지난 7월 철원읍 사요리 소이산 자락에 개장한 '철원역사문화공원'은 일제강점기 때 철원의 시가지를 재현해놓았다. 근대 건물 20개 동이 드라마 세트장 같다. 그중 '철원금융조합'<사진>은 일본이 수탈을 위해 설립했던 곳이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철원역사문화공원' 내 철원역은 모노레일 승하차장이다. 철원역 옆 철원극장에선 주말에 변사와 함께 하는 무성 영화 감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당시 금강산 관광을 위해 많은 이들이 이용했던 철원의 ‘관동여관’과 ‘일출여관’, 1920~30년대 ‘모단 걸’ ‘모단 보이’들이 찾았을 법한 ‘철원양장점’, 일본이 수탈을 위해 설립했던 ‘철원금융조합’ 등을 둘러보며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철원극장 앞 높은 철탑은 시계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대에 정오가 되면 포를 쏘아 시간을 알렸던 ‘오정포’. 무용가 최승희를 비롯해 배뱅이굿의 명창 이은관의 데뷔 무대였던 ‘철원극장’에선 주말에 변사와 함께하는 무성 영화 상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노동당사부터 백마고지 전적지까지

철원역사문화공원 길 건너편엔 노동당사가 마주 보고 있다. 광복 후 1946년 철원군 전역이 소련군정 치하에 들어갔을 당시 철원에 세워진 조선노동당 철원당사 건물이다. 6·25전쟁 전까지 공산치하 5년 동안 북한이 철원, 김화, 포천, 이북의 평강 일대를 관리하던 당사로 썼다. 소련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6·25 당시 폭격을 받고 앙상한 뼈대만 남아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곳곳에 박힌 총탄 자국, 무너진 벽 사이를 이따금 다람쥐가 제 집처럼 드나든다. 인근에 있는 ‘구 철원제일교회’ ‘철원 수도국터 급수탑’ 등과 함께 철원의 등록문화재 여행을 하거나 민통선 주변 안보 관광 코스의 시작점으로 삼아볼 만하다.

철원 안보 관광의 상징과 같은 '노동당사'는 철원역사문화공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6·25 전쟁 전 5년 간 공산 치하에서 철원, 김화, 포천과 북한의 평강 일대를 관리하던 당사로 쓰였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철원역사문화공원'이 개장하며 '노동당사'를 찾는 이도 늘었다. 답사에 나선 외국인들이 노동당사를 둘러보고 있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노동당사 옆엔 ‘철원경찰서 터’가 있다. 철원경찰서 터는 ‘촌뜨기 길’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태준 소설 ‘촌뜨기’ 속 공간들을 따라가는 길이다. 일제의 집요한 착취로 인해 삶이 막막해진 화전민 ‘장군이’의 이야기가 안내판을 따라 이어진다. 총 5.4㎞(도보 2시간 소요 예상) 길은 동정과 연민이 느껴지는 장군이의 동선과 달리 전원 풍경을 즐기며 조용히 걷기 좋은 길이다. 철원 DMZ 평화의 길과도 겹친다. 노동당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백마고지역 백마고지 전적지가 있다. 지금은 역사(驛舍)만 남은 백마고지역에서 백마고지 전적지로 향하는 길목 ‘두루미평화관’ 앞뜰에는 ‘상허 이태준 문학비’와 이태준 흉상도 있으니 촌뜨기 길과 연계해 들러볼 만하다.

노동당사와 가까이 있는 '백마고지 전적지'는 6·25전쟁사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기록됐다. 백마고지 전적비로 가는 길 태극기가 경례하듯 서있다. / 박근희 기자
백마고지 전적지 '자유의 종' 뒤쪽으로 'DMZ 평화의 길'이 이어진다. 1.5km 전방엔 '백마고지 전망대'가 있다. / 박근희 기자

백마고지 전적지는 1952년 해발 395m, 이름도 없던 395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국군 제9사단과 중공군 제38군 3개 사단이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 끝에 중공군을 격퇴한 곳. 파란 하늘을 향해 펄럭이는 태극기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백마고지 전적비’가 나온다. 전사자비에 새겨진 이름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다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백마고지 전적지는 12월까지 개방하는 ‘DMZ 평화의 길’ 11개 테마 노선 중 철원 구간의 출발점. ‘자유의 종’ 뒤편으로 가면 DMZ 평화의 길 코스와 이어진다. 1.5㎞ 거리에 있는 ‘백마고지 전망대’까지 사방으로 황금 들판이 펼쳐진다.

 

◇잔도 따라 아슬아슬 한탄강 주상절리길

백마고지 전적지를 빠져나와 한탄강 방향으로 향한다.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고석정 그리고 고석정꽃밭을 만날 차례다. 가는 길에 등장하는 도피안사를 지나칠 수 없다. 통일신라 말 경문왕 5년 도선대사가 지금의 동송읍 화개산 자락에 창건한 사찰. 대적광전에는 투박하지만 강인하면서도 온화한 미소를 지닌 국보 ‘철조 비로자나 불좌상’이, 대적광전 앞마당에는 보물 ‘철원 도피안사 삼층석탑’이 반긴다. 긴 역사만큼이나 많은 시련을 겪은 도피안사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산실이기도 하다.

국보 '철조 비로자나 불좌상'이 있는 도피안사 대적광전 앞마당에는 보물 '도피안사 삼층석탑'이 있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도피안사에서 고석정까지는 차로 10여 분 거리다. ‘철원에 예쁜 것은 고석정 주변에 다 있다’고 할 만큼 볼거리가 모여 있다. 철원 9경 중 1경에 꼽히는 고석정 일대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의 주변 풍경은 어쩐지 낯이 익다. 협곡 한복판에 치솟은 10여m 높이의 기암과 계곡은 ‘선덕여왕’ ‘허준’ ‘사임당 빛의 일기’ ‘추노’ ‘각시탈’ 등 사극이나 시대극뿐 아니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비롯해 최근 종영한 드라마 ‘환혼’에도 등장한 곳이다.

'외로운 돌과 정자'라는 뜻의 철원 제1경 '고석정'은 신라 진평왕 때 지어진 정자 이름이지만, 지금은 일대를 고석정이라 부른다. 시간이 조각해낸 현무암 협곡은 때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해 사극 등 드라마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외로운 돌과 정자’란 뜻의 고석정은 신라 진평왕 때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름과 달리 외로울 틈 없이 고려 충숙왕을 비롯해 시인 묵객이 풍류를 즐겼다 한다. 조선 명종 땐 의적 임꺽정의 은거지였다는 설도 있다. 임꺽정 조형물을 비롯해 임꺽정 이름을 내건 식당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고석정은 기록으로 전해질 뿐 흔적은 남아있지 않다. 다소 가파른 계단을 따라 협곡 아래 자리한 누각은 6·25 때 소실된 것을 1971년 재건했다가 홍수로 유실되면서 재건축한 것이다. 사극에서처럼 물길 따라 나룻배가 다니지는 않지만, 통통배(성인 6000원)를 타면 고석정과 양합수지 구간을 오가며 협곡과 옥빛 물길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24㏊에 이르는 고석정꽃밭도 지난 9일부터 ‘가을꽃’으로 새 단장 후 개장했다. 이름도 생소한 보랏빛 ‘버베나’부터 코스모스, 맨드라미, 천일홍, 백일홍, 해바라기 등 꽃 천지다. 10월 31일까지 개장하며, 이달 17일부터는 오후 6~9시 야간 개장한다.

'한국의 나이아가라'라는 애칭이 붙은 '직탕폭포'는 나이아가라처럼 모든 폭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형성 과정도 나이아가라와 비슷하다. 폭포 위로는 돌다리가 놓여있어 기념 촬영하는 이들이 많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를 탐방할 수 있는 순담계곡 코스의 잔도. 절벽과 절벽을 이은 잔도 아래로 한탄강 흐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고석정에서 한탄강 상류 방향으로 차로 3분쯤 달리면 또 다른 주상절리 송대소가 나온다. 원시적인 모습으로 탐방객을 맞는다. 10월쯤 한탄강 위로 부교인 ‘한탄강 물윗길’이 놓이면 3월까지 물 위 또는 얼음 트레킹을 하며 감상할 수도 있지만, 그 전엔 은하수교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폭포 형성 과정이 비슷해 ‘한국의 나이아가라’라는 애칭이 붙은 직탕폭포도 놓치면 아쉽다. 폭 80m, 높이 3m로 나이아가라 규모에 비하면 앙증맞은 수준이나 한탄강 협곡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폭포여서 지질학적 의미가 있는 곳이다. 폭포 위쪽에 놓인 돌다리에선 기념 사진 한장 남기기 좋다.

철원 한탄강의 주상절리길을 연결한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드르니 매표소와 순담매표소를 통해 진입하면 된다. 드르니매표소를 통하면 경사가 있고 계단이 많은 구간을 지난다. 절벽과 절벽을 연결해 낸 길, 잔도(棧道)를 따라 순담계곡 위를 걷고 싶다면 순담 매표소를 통한다. 절벽과 허공 사이 철망으로 이어진 길을 걷다보면 심장이 쫄깃해진다.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을 비롯해 철원의 주요 관광 명소들은 매주 화요일 정비를 위해 쉬어간다.

[ 오대쌀 품은 연잎밥? ‘미나리 삼겹살’에 나물밥? ]

철원 명소 주변 맛집

철원은 가는 곳마다 맛집이 숨어있다. ‘직탕폭포’ 주변엔 매운탕 맛집들이, 철원평야 주변엔 쌀밥 맛집들이 기다린다. ‘송대소’와 ‘은하수교’ 부근 동송읍 장흥리에 있는 철원평야가든은 철원 ‘오대쌀’로 밥을 짓는 쌀밥 맛집이다. 연잎 닭백숙(7만원), 연잎 닭볶음탕(7만원) 등으로 방송을 탔지만, 현지 주민들은 점심에 보글보글 된장찌개에 장아찌, 연근, 나물 등 대여섯 가지 반찬을 곁들여내는 연잎밥정식(1만2000원)을 부담 없이 찾는다. 누룽지찹쌀을 섞어 밥을 지은 뒤 연잎에 싸 내는 연잎밥은 차지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하다. 쌀은 물론 반찬도 직접 농사지은 것으로 만들고 연잎마저도 직접 기른 것을 쓴다. 주인이 농사도 병행하기에 방문 전 예약 필수다.

'연잎 이불' 덮은 '철원평야가든'의 연잎밥. 철원 오대쌀에 누룽지찹쌀을 섞어 지은 밥으로 소박하게 차려낸 시골 밥상엔 가을 녘 농심(農心)이 담겨있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철원읍 ‘도피안사’ 부근 연사랑은 ‘돌 미나리 맛집’으로 유명하다. 직접 기른 돌미나리를 활용한 음식을 선보인다. 오대쌀밥을 기본으로 한 정갈하고 깔끔한 한정식 스타일의 나물밥정식(!만원)이 인기다. 나물밥정식에 미나리 삼겹살 나물밥정식(1만7000원), 제육 나물밥정식(1만3000원) 등 메인 요리를 곁들인 메뉴도 있다. 고즈넉하고 푸근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역전식당은 철원역사문화공원 개관과 함께 문을 연 따끈따끈한 신생 맛집이다. 수제 떡갈비를 곁들인 떡갈비정식(1만2000원)이 먹기 만만하다. 도톰하게 구워낸 떡갈비는 간이 적당해 남녀노소 즐기기 좋다. 냉면(9000원)까지 먹고 싶을 땐 떡갈비냉면(1만5000원)을 주문하면 된다. 식사 후 근처에 있는 카페 디어팜에서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넣은 라테(6000원) 한 잔 하면 후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

'철원역사문화공원' 내 '디어팜'의 아이스크림 라테. 아이스라테에 철원 '삼막골 목장'의 원유로 만든 유기농 아이스크림이 들어가 더욱 감미롭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시원한 막국수도 지나칠 수 없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철원막국수 내대막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인근 군부대 장병도 즐겨 찾는다. 갈말읍 60년 전통의 3대(代) 맛집 철원막국수는 전통만큼이나 오래된 단골들이 많은 집. 비빔 양념장이 맛있다고 소문났다. 감칠맛 나는 무채, 육수와의 조합이 좋다. 주인은 “물막(물막국수), 비막(비빔막국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골고루 인기 있다”고 했다.

 

박근희 기자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