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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정상에서

by 맥가이버 Macgyver 2005. 8. 26.


 
정상에서
                                        - 김점희

    내려다보는 기쁨을 가지려면
    오르는 고통을 먼저 맛 보아야한다.
    홀로 서 있는 정상의 자리엔
    인내하지 않으면 무너지는 나를 이겨내어
    스스로 씌워야하는 아픔의 월계관이 있어
    경건함이 흐른다.

    망망한 바다도 하늘을 다 담지 못하고
    쉬지 않고 불덩이이고 다니는 태양도
    세상 다 밝힐 수 없다.

    내 앞에 보이는 것에 만족하며
    바보같이 웃을 줄 아는 헛헛한 지혜로움으로
    찬바람 된서리도 묵묵히 견디며
    외롭다 않고 서 있는 바윗돌이여,
    네 앞에선 울 수도 없다.
    네 앞에선 넋두리도 할 수 없다.

    천만년을 지켜온 침묵 앞에
    반백년도 살지 못한 내가 무슨 말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