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by 맥가이버 Macgyver 2005. 12. 17.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 할 시간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