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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나무는 비에 젖지 않는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6. 2.

 

 

 

 

나무는 비에 젖지 않는다.

 

    성글게 이어 덮은 지붕에는
    비가 오면 바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마음을 다스려 단단하지 않으면
    탐욕(貪慾)이 넘쳐 쉽게 구멍을 뚫고 들어온다.


    지붕을 촘촘히 엮으면
    비가와도 새지 않는 것처럼
    마음을 단단히 여미고 있으면
    탐욕(貪慾)이 들어갈 자리를 찾지 못한다.


    <법구경>

     


    비가 내리는 전나무 숲을 걸었습니다.
    무겁게 내리는 비였습니다.
    나는 젖어도 나무들은 젖지 않았습니다.
    더 푸르게 깨어나는 것만 같았습니다.

     

    전나무길을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번뇌(煩惱)가 있는 것은 비에 젖고,
    생각을 비운 것은 절대 젖지 않는다'


    꽃들도 역시 비에 젖지 않았고, 흐르는 물
    또한 더욱 씩씩하게 물길을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내리는 비에 젖어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숲들은
    나를 보고 저희들끼리 속삭일지도 모릅니다.

     

    "비가 오는데 왜 저렇게 젖어 있지?
    우리는 비가와도 젖지 않는데, 사람들은 참 이상하네."

     

    비가 와 젖은 것은 내게 젖을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삶의 자취를 돌아보면,
    나는 분주한 생각들의 잡화상이었습니다.


    오늘부터 그 잡다한 생각들의 꼬리들을
    하나씩 자르면서 마음을 비우겠다고,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숲길을 걸으며 텅 빈 마음으로
    숲의 속삭임을 들을 것입니다.


    - 성전스님의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中에서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