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이 타타타를 부르면 허무주의,
내가 타타타를 부르면 초월주의.
2.
남이 자기만을 생각하면 이기주의,
내가 나만을 생각하면 개인주의.
3.
남이 실험적 작품을 쓰면 외국 사조를 분별없이 모방하는 것이고,
내가 실험적인 작품을 쓰면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뭔지 너 알고 하는 얘기니?)
4.
남이 이야기할 때 영어 단어를 자주 섞는 것은
덜 떨어진 사대주의 근성 때문이고,
내가 이야기할 때 영어 단어를 자주 쓰는 것은
우리말로는 원어의 뉘앙스를 잘 살려 낼 수 없기 때문이다.
5.
남이 유학을 가는 것은 입시에 떨어져서 도피하는 것이고,
내가 유학을 가는 것은 큰물에서 공부하고 싶기 때문이다.
6.
너는 뜻도 모르면서 니체를 읽지만,
나는 그 심오한 뜻에 매료되어 밤을 지새운다.
7.
남이 룸살롱에 가는 것은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서이고,
내가 룸살롱에 가는 것은
업무상 손님 접대라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서이다.
8.
남이 교회에 열심히 나가면 광신도가 되지만,
내가 교회에 열심히 나가면 구원을 받게 된다.
9.
남이 박물관에서 감탄하는 것은
별 느낌도 없이 주변 눈치 봐가며 하는 일이고,
내가 박물관에 가서 감탄하는 것은
역사의 유구함을 피부로 느껴서이다.
10.
남이 젊은 여자와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것은
어떻게 해보려는 엉뚱한 생각을 품었기 때문이고,
내가 젊은 여자와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것은
그 싱싱한 젊음이 그리워서이다.(맞기는 맞는 말인가?)
11.
남이 애정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여배우의 육감적인 몸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고,
내가 애정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주제가 가슴을 적시기 때문이다.
12.
남이 타임지를 끼고 다니는 것은
사람들이 그럴싸하게 봐주지 않을까 해서이고,
내가 타임지를 끼고 다니는 것은
해외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13.
남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듣는 것은
괜히 한번 고상한 척하는 것이고,
내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듣는 것은
바흐의 음악에서 인생과 예술을 느끼기 때문이다.
14.
남이 여자(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욕정,
내가 여자(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애정.
15.
남이 비오는 날 강변을 혼자 거닐면
청승맞은 것이고,
내가 비오는 날 강변을 혼자 거닐면
그런 낭만은 아는 사람만이 안다!
16.
남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편의주의이고,
내가 엘리베이터를 타면 시간 절약을 위해서이다.
17.
남이 경찰이 되면 뇌물 밝히기에 바쁘겠지만,
내가 경찰이 되면 민중의 지팡이가 될 것이다.
18.
남이 회사에 일찍 출근하는 것은
집에서 할 일이 없어서이고,
내가 일찍 출근하는 것은
회사 일에 부지런하기 때문이다.
19.
남이 과외를 받는 것은 공부를 지지리 못하기 때문이고,
내가 과외를 받는 것은
명문 대학에 일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이다.
20.
남이 예쁜 여자를 밝히면
속물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고,
내가 예쁜 여자를 좋아하면
인간 심리에 충실한 것이다.
21.
남이 통일을 주장하면,
'저거 혹시 용공분자 아냐?'
내가 통일을 주장하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워낙 깊기 때문 아니겠어?
22.
남이 나라를 사랑하면 국수주의자,
내가 나라를 사랑하면 애국주의자.
23.
남이 녹색운동을 하는 것은 역행적 복고주의,
내가 녹색운동을 하는 것은 선도적 미래주의.
24.
남이 환경보호 운동에 앞장서면,
'지금 우리한테 중요한 건 공업육성책이라는 거 몰라?'
내가 환경보호 운동에 앞장서면,
'자연은 인간의 고향, 자연을 살리자!'
25.
남이 누굴 돕자고 나서면 주제넘은 일이지만,
내가 나서면 따뜻한 심성, 뜨거운 인간애가 돋보인다.
26.
남이 여성해방 운동을 하면,
'그 집 애새끼 꼴 안 봐도 알겠다.'
내가 여성해방 운동을 하면,
'21세기가 나를 부른다.'
27.
남이 미국인을 좋아하면 사대주의,
내가 미국인을 좋아하면 사람이 사람 좋아한다는데 뭘...
28.
남이 불심검문을 당하는 것은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고,
내가 불심검문을 당하면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해주지 않는 국가정책이 개탄스럽다.
){kind=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