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구에서 개를 먹으면 야만인이고,
한국에서 개를 먹으면 마누라한테 칭찬받는다.
(왠지 알아?)
2.
남이 많이 먹는 것은 식탐이 유독 많아서이고,
내가 많이 먹는 것은 식욕이 왕성한 때문이다.
3.
남이 젓가락으로 밥알을 골라 먹으면, '오던 복도 나가겠다.'
내가 젓가락으로 밥알을 골라 먹으면, '어때, 요조숙녀 같아 보이지?'
4.
남이 음식점에서 빨리 달라고 독촉하면, '세월이 좀 먹냐?'
내가 음식점에서 빨리 달라고 독촉하는 것은, 시간은 금이기 때문이다.
5.
남이 각자 음식값을 내자고 제안하는 것은 이기적인 사고방식이고,
내가 각자 음식값을 내자고 제안하는 것은 합리적인 사고방식이다.
6.
남이 껌을 씹는 것은 교양머리 없는 무례한 작태이고,
내가 껌을 씹는 것은 입냄새를 없애서 주위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눈물겨운 노력이다.
7.
남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는 것은
식사에 관한 기본예절마저 모르는 것이고,
내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는 것은
맛스럽고 복스럽게 먹다 보니 그런 것이다.
(자고로 음식은 즐겁게 먹으랬다)
8.
남이 식사하며 신문 보는 것은 상 차려준 사람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이고,
내가 식사하며 신문 보는 것은 시간 절약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9.
남이 김치 없으면 밥을 못 먹는 것은 재래식 식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고,
내가 김치 없으면 밥을 못 먹는 것은 한국적 식생활 정서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10.
남의 아이가 도시락 대신 햄버거를 싸 가는 것은
어머니의 정성이 부족한 때문이고,
내 아이가 도시락 대신 햄버거를 싸 가는 것은
간편한 방법으로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
남이 아침에 밥 대신 빵을 먹고 출근하는 것은
서구적 식생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이고,
내가 아침에 밥 대신 빵을 먹고 출근하는 것은
합리적인 식생활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12.
남이 과음하면 패가망신하려고 환장한 것이고,
내가 과음하면 술 권하는 사회가 원망스럽다.
13.
남이 술 마시고 주정하는 것은 좋은 분위기 깨는 추태이고,
내가 술 마시고 주정하면...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아니, 나 안 취했어!
14.
남이 커피를 즐기는 것은 겉멋이 들어서이고,
내가 커피를 즐기는 것은 입맛이 고상해서이다.
15.
남이 외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기본적인 애국심조차 없는 파렴치한 행위이고,
내가 외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담배를 맛없게 만드는 전매청에 대한 근엄한 경고이다.
16.
남이 보약을 먹는 것은 제 몸만 챙기는 이기적인 행위이고,
내가 보약을 먹는 것은 내일을 위한 충전 행위이다.
17.
남이 술자리에 자주 가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고,
내가 술자리에 자주 가는 것은 인생을 즐기기 위한 것이다.
18.
남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환경 공해를 유발하는 것이고,
내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고독을 즐기는 것이다.
19.
네가 밥을 살 때는 차(茶)까지 풀코스로 사야 하고,
내가 밥을 살 때는 차(茶)는 당연히 네가 사야 한다.
20.
남이 밥을 빨리 먹을 때, 나는 내 속도대로 천천히 먹어도 되고,
내가 밥을 빨리 먹을 때, 너는 내 속도에 맞추어 빨리 먹어야 한다.
21.
남이 스프를 바깥쪽으로 떠먹는 것은
사소한 것까지 외국 습관을 따라 하는 줏대 없는 행동이고,
내가 스프를 바깥쪽으로 떠먹는 것은
사소한 거라도 정해진 규칙은 철저히 지키는 모범적 행위이다.
22.
남이 정력제를 먹으면 ‘안 봐도 뻔하지 뭐’,
내가 정력제를 먹는 것은 오로지 아내를 위한 것이다.
23.
남이 식욕이 왕성한 것은 가득 찬 욕심의 표현이고,
내가 식욕이 왕성한 것은 충만한 생명력의 표현이다.
24.
남이 정력이 넘치는 것은 형이하학적 기능만 발달한 것이고,
내가 정력이 넘치는 것은 형이상학적 욕망이 승화된 것이다.
25.
남이 술자리에서 늦게 일어나는 것은 술값 내기 싫어서 미적거리는 것이고,
내가 술자리에서 늦게 일어나는 것은 잊은 물건이 없나 확인하는 것이다.
26.
남이 술자리에서 떠드는 것은 분위기 파악 못하고 설치는 것이고,
내가 술자리에서 떠드는 것은 분위기 살리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27.
남이 곰발바닥을 먹는 것은 돈자랑 하는 골빈 짓이고,
내가 곰발바닥을 먹는 것은 세련된 식도락 행위이다.
28.
남이 양식(洋食)을 즐기는 것은 사대주의적 식생활이고,
내가 양식(洋食)을 즐기는 것은 국제주의적 식생활이다.
29.
남이 술잔을 돌리는 것은 위생관념이 전혀 없는 것이고,
내가 술잔을 돌리는 것은 다정다감한 정을 나누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