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강원도 양구 두타연, 한반도 배꼽에서 태고의 신비를 만나다

[여기 어때]강원도 양구 두타연, 한반도 배꼽에서 태고의 신비를 만나다

 

ㆍDMZ내 때묻지 않은 생태계 보고
ㆍ천연기념물 열목어 등 집단 서식처
ㆍ탐방코스 돌면 한폭의 수채화 보는듯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DMZ(비무장지대).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전쟁유산이 관광상품으로 개발돼 외지인을 불러 모은다.

강원도 양구군 수입천 상류에 자리한 두타연도 그중 하나다.

방산면 건솔리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 내에 위치해 반세기 동안 걸어 잠근 빗장 때문에 태곳적 원시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민족분단 비극의 잔해가 자연생태탐방 코스로 탈바꿈한 세계적인 환경보고다.

양구는 한반도 한복판에 있다.

우리나라 동과 서, 남과 북의 끄트머리를 잇는 두 선의 교차점이 바로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다.

이를 기념해 해마다 8월이면 ‘국토정중앙 배꼽축제’를 연다.

두타연은 양구군 방산면 산악지대를 가로질러 파라호로 유입되는 수입천 상류에 있다.

50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긴 계곡에 몸을 숨겨 태곳적 원시자연이 온전히 남아 있다.

두타연은 1000년 전 이곳에 두타사란 절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

최전방 철책을 코앞에 둔 험지니 가는 길도 만만찮다. 그만큼 찾는 이도 뜸하다.

첩첩산중 계곡의 품에 안긴 두타연은 2003년 6월부터 생태탐방코스가 개방됐다.

하지만 관할 군부대의 통제를 받는다.

양구 명품관에서 출발한 버스는 군부대 초소를 통과한다. 신록이 들어앉은 숲은 울창하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철조망에는 ‘지뢰’ 표지판이 줄줄이 달려있다.

한국전쟁 당시 뿌려진 지뢰들이 지금껏 발견되지 않은 채 이곳에 묻혀 있다.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를 춤추듯 달린지 20여분. 두타연이란 입간판과 널찍한 주창이 나온다.

주차장 건너편 길로 10여m를 내려서자 폭포소리가 세차다.

넓이 30㎡, 수심 10여m의 두타연은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풍광이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맑고 깨끗해 물은 물고기들의 천국.

천연기념물인 열목어는 물론 금강모치, 쉬리, 배가사리, 돌상어, 새코미꾸리, 미유기, 꺽지 등의 집단 서식처다.

매년 5월이면 산란을 위해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열목어의 진풍경도 볼 수 있다.

3단으로 이어진 폭포는 기암괴석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바위마다 오랜 세월 풍화에 깎이고 파인 모양새가 기묘하다.

오른쪽 암벽에 뚫린 검은 굴도 눈길을 끈다.

그 옛날 두타사 스님이 관음보살을 친견했다는 보덕굴이다.

폭포수를 받는 소는 푸르다 못해 검은빛이 감돌고 바위마다 물이끼를 이불처럼 덮고 있다.

폭포는 아담하지만 물길이 제법 거세다.

소 양쪽으로 우뚝 솟아오른 바위 위 전망대에 오르면 바윗골을 따라 이리저리 용틀임치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장쾌한 폭포소리에 세상 근심이 녹아든다. 물안개 핀 숲은 구름처럼 보인다.

두타연 자연생태탐방은 두 길로 나뉜다. 좌측 전망대 쪽과 우측 두타교를 건너간다.

출렁다리인 두타교를 건너면 길은 나무데크로 이어져 걷기에 편하다. 좌측 물줄기를 따라가는 길도 운치가 있다.

버드나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신갈나무, 물푸레나무, 신나무가 길벗이 돼주고 원추리, 돌단풍, 나리, 오이풀도 낯익다. 계곡바람에 흩날리는 풀향기가 싱그럽다.

울창한 숲에는 새들이 꼬이게 마련. 물까치와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와 까막딱다구리. 독수리도 날아든다.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산양과 하늘다람쥐도 이곳에 터를 잡고 산다.

주차장에서 비포장 찻길을 따라가는 트레킹 코스도 나서볼 만하다.

남북이 갈라지기 전 양구 주민들이 금강산 장안사로 나들이를 다녔던 길이다.

천을 끼고 가는 이 길은 세상과 절연한 듯 고요하다. 물소리, 새소리만이 귓전에 맴돈다.

주차장에서 옛 장안사 가는 길목까지는 4㎞. 여기서 내금강까지는 30여㎞다.

군사분계선에 가로막혀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 북쪽에서 내려오는 수입천 물줄기가 아련하다.

<양구 | 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 귀띔 -

▲찾아가는 길:서울→46번 국도(경춘국도)→춘천 소양육교→추곡터널→양구읍

▲주변 볼거리:파로호역사관, 평화의댐, 비목공원, 비수구미마을, 군량폭포, 팔랑폭포, 팔랑민속관, 대암산 용늪, 광치계곡, 박수근미술관 등

▲맛집:전주식당(두부전골, 033-481-7922), 석장골오골계구이(오골계구이, 033-482-0801), 풍년집(시래기해장국, 033-481-6050), 양구재래식두부(손두부, 033-482-4475), 남원식당(더덕구이백반, 033-481-0804), 광치막국수(막국수, 033-481-4095) 등

▲숙박:양구KCP 호텔(033-482-7700), 명지모텔(033-481-2953), 센츄럴모텔(033-481-2121), 스타펜션(033-482-6004), 풀하우스펜션(033-481-0422), 파로호쉼터(033-481-0065), 산골나그네펜션(033-481-3975) 등

▲두타연출입:두타연은 방문 3일 전까지 양구군청 경제관광과에 신청해야 한다(토·일요일 방문은 목요일까지). 출입인원은 최소 4명 이상이며 매주 월요일은 출입할 수 없다. 출발은 오전 9시30분 양구 명품관에서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한다. 입장료는 대인 2000원, 소인 1000원

▲문의:양구군청 경제관광과 (033)480-2251


■ 인근 안보관광지

▲ 제4땅굴

1990년 3월3일 발견된 땅굴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부 관람용 전동차를 운행한다.

양구 동북방 26㎞ 지점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이 땅굴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1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땅굴광장에는 기념비와 군장비, 안보교육관이 있다. 안보교육관은 영화관과 전시관, 3D입체영상기가 비치돼 있다.

▲ 을지전망대

양구 동북방 27㎞ 지점의 가칠봉 능선에 위치한 전망대다.

해발 1049m에 위치해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 꼽히며 날씨가 좋으면 금강산 비로봉을 비롯해 차일봉, 월출봉, 미륵봉, 일출봉을 조망할 수 있다.

통일관에서 출입을 신청한 후 관람(매주 월요일 불가)할 수 있다.

▲ 전쟁기념관

6·25전쟁 당시 양구지역에서 치열했던 도솔산, 대우산, 피의능선, 백석산, 펀치볼, 가칠봉, 단장의능선 등 9개 전투를 총망라해 전투사를 재조명하는 호국의 전당이다. 무념의장, 환영의장, 만남의장, 이해의장, 체험의장, 확인의장, 추념의장, 옥상, 사색의장으로 구성돼 있고 3방향 멀티영상실과 미라클 영상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윤대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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