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강원도 평창 대관령목장·안반덕, 초록하늘 양떼구름…

[여기 어때]강원도 평창 대관령목장·안반덕,

초록하늘 양떼구름…바람이 양치는 곳

 

평창 | 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

 

ㆍ방목중인 젖소·양떼와 친구가 돼볼까
ㆍ‘가을동화’ 은서·준서별장 손잡고 가볼까
ㆍ이슬 먹고 큰 안반데기 고랭지 배추 싱그럽게 반기네

해발 700m. 사람과 동물이 가장 이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지점이다.

전체 면적의 65%가 이곳에 속한 강원도 평창은 그래서 ‘Happy700’을 모토로 삼고 있다.

국내 최대의 ‘웰빙 여행지’로 손꼽히는 것도 이 때문.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즈음에도 바람은 맑고 신선하다.

가는 여름이 아쉬운 탓일까. 평창의 산과 들은 유난히 푸르다.

늦여름, 가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강원도의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대관령삼양목장과 안반덕을 찾아 볼만하다.

대관령 삼양목장

▲ 초록물결 넘실대는 ‘대관령삼양목장’

초록융단 위의 젖소무리가 한가롭다.

소담스럽게 내려앉은 눈처럼 방목장에 들어선 양떼의 모습도 앙증맞다.

남녘은 아직도 무더위가 한창이건만 하늘 아래 첫 초원 삼양목장은 귓불을 스치는 바람결이 싱그럽다.

해발 850~1470m의 고원지대에 놓인 목장은 동쪽에 동해바다를, 서쪽에는 드넓은 초지를 끼고 있다.

1·2단지로 나뉜 목장은 여의도 면적의 7.5배. 주차장에서 오른쪽 길은 전망대로, 왼쪽은 황병산(해발 1470m)으로 향한다.

드라마 ‘가을동화’ 이후 국민관광지로 탈바꿈한 탓일까.

가는 길 곳곳에 영화촬영장을 설명하는 팻말이 눈길을 끈다.

오른쪽 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드라마 가을동화의 ‘은서·준서나무’와 ‘연애소설나무’가 잇따라 나온다.

맞은편이 1단지 우사.

여기서 중동(해발 1100m)을 거쳐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를 지나면 전망대(해발 1140m)다.

전망대에선 맑은 날이면 강릉시내와 동해의 푸른 바다까지 한눈에 잡힌다.

초원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이 거세다.

몸을 가누기가 힘든 바람에 짙푸른 초목이 춤을 춘다.

완만한 구릉에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늘어선 모습도 이채롭다.

총 49기의 발전기는 200m 간격으로 세워졌다. 2

단지 황병산 방향은 자연탐방길.

드라마 ‘가을동화’의 은서·준서 별장을 지나면 울창한 원시림과 계곡을 거쳐 원앙서식지인 삼정호에 이른다.

이곳에선 양떼도 볼 수 있다. 하산하는 길 주차장 못 미쳐 좌측에 양떼를 방목해 놨다.

언덕 위에 펼쳐진 짙푸른 초지와 양떼, 양생화가 어우러진 모습이 이국적이다.

양들에게 건초를 먹이는 아이들, 겁 없이 받아먹는 순진한 양들의 모습이 정겹다.

건초를 먹인 후 목책을 따라 산책에 나서면 느림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다.

‘안반덕’

▲ 하늘아래 첫 동네 ‘안반덕’

산이 밭이고, 밭이 곧 산이다.

험준한 태백산맥자락에 이만한 규모의 농지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동쪽으로 대관령과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연봉도 장쾌하다.

흔히 ‘안반데기’라 불리는 안반덕(해발 1000m)은 강릉시 왕산면 대기4리와 평창군 도암면 수하리의 경계에 놓인 산골마을. 행정지명은 강릉에 속했지만 평창을 찾는 이들이 한 번쯤 들르는 곳이다.

‘안반’은 떡메 칠 때 쓰는 오목한 떡판을 말하고 ‘덕’은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해 안반덕은 곧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고원의 땅’을 일컫는다.

발왕산과 이웃한 안반덕과 고루포기산 일대는 고랭지 채소밭으로 유명하다.

초여름이면 새하얀 감자꽃, 늦여름엔 짙푸른 배추, 겨울이면 설경이 장관이다.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안반덕, 왼쪽은 고루포기산(해발 1230m)이다.

고랭지 채소밭 규모는 60만평. 배추밭은 50만평, 감자밭이 10만평이다.

1평에 12포기, 평당 1만원의 소득을 올리니 배추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만만찮다.

안반덕의 미(美)는 굴곡에 있다.

눈길 주는 곳마다 이슬을 먹고 자란 싱그러운 배추가 능선을 따라 춤을 춘다.

마을 언덕에는 풍력발전기 2기가 서 있었다.

이곳에 터를 잡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

박정희 대통령 때 화전민들이 피땀 흘려 황무지를 농지로 탈바꿈시켰다.

워낙 경사가 심해 사람이 아니면 될 일이 아니다.

그 피와 땀이 모인 덕에 빈촌이 부촌으로 거듭났다.

22가구가 사는 마을은 수확을 끝내면 텅 빈다.

이곳은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당시 북한 공비들이 하룻밤을 보낸 뒤 용평리조트 방향으로 도주했다.

그만큼 인적이 드문 오지인데다 눈이 많아 사람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을은 추석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작황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대기4리 유시복 이장은 “안반덕 배추는 서울 가락동 시장에서 1등품에 꼽힌다”며 “고지가 높아 맛이 고소하고 김치를 담가도 쉽게 물러지지 않는다”고 자랑이다.

- 귀띔 -

■ 자생식물원 벌개미취 연보랏빛 ‘마중’

▲찾아가는 길:대관령삼양목장은 횡계IC에서 208번 도로를 따라가면 되고 안반덕은 용평리조트 입구 삼거리에서 도암댐 방향으로 6㎞ 지점에 있다.

한국자생식물원

▲주변 볼거리:한국자생식물원(033-332-7069)은 강원도 내에서도 ‘우리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 오대산자락 비안골에 자리한 식물원은 2200여종의 토종식물을 볼 수 있다. 이즈음 야외전시장을 찾으면 야산을 온통 연보랏빛으로 물들인 벌개미취 군락이 장관이다. 이외에 오대산&월정사, 상원사, 양떼목장, 방아다리약수, 이효석문학관,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 허브나라 등의 볼거리가 있다.

황태불고기

▲맛집:황태회관(033-335-5795)은 황태와 불고기를 버섯과 곁들여 먹는 황태불고기가 맛있다. 이외에 황태냉면과 황태맛국수도 별미로 꼽힌다.

▲축제:평창효석문화제(9월), 노성제(10월6~8일), 오대산불교문화축전(10월 초) 등

▲체험마을:바람마을의야지(033-336-9812), 수레마을(010-5307-6504), 수림대마을(033-332-6232), 탑골마을(033-335-3371) 등

▲숙박:알펜시아리조트(033-339-9000), 휘닉스파크(033-330-6000), 용평리조트(033-335-5757), 평창유스호스텔(033-332-7501),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033-330-0800), 호렙오대산청소년수련원(033-333-6156), 드레곤밸리관광호텔(033-3355757), 휘닉스파크관광호텔(033-330-6611) 등

▲여행상품:우리테마투어는 ‘강원도 3색 투어’ 상품을 내놨다. 대관령 양떼목장과 강릉 경포대, 봉평 허브나라를 둘러보는 당일 일정으로 자전거하이킹 등 자유 관광코스도 마련돼 있다. 29·30일 출발. (02)733-0882

▲문의:평창군 문화관광과 (033)330-2399

<평창 | 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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