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읍기행]도심 속 살아있는 박물관, 답십리 고미술상가거리
경향닷컴 이윤정기자 yyj@khan.co.kr
서울도시철도 5호선 답십리역 1,2번 출구.
골동품은 타임캡슐이다, 고미술여행
“골동은 ‘뼈를 고아 깊은 국물’을 내는 중국의 음식재료를 일컫는다고 해요. 옛것을 보고 색다른 의미를 찾는다는 뜻이겠죠” 답십리 고미술상가번영회 주임상총무가 골동품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살아있는 박물관/ 답십리 고미술상가 내부.
목기와 각종 민속품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얼핏 보면 ‘골동품’에 지나지 않지만 저마다 역사와 사연을 품고 있다.
반짝반짝 손질해놓은 옛 물건에 고미술상인들의 정성이 담겨 있다. /이윤정 기자
그러나 왠지 ‘고미술’하면 어렵게 느껴진다.
사소한 것도 버리지 않는 삶
자물쇠/ 조선시대
자물쇠를 질서정연하게 모아놓았다.
어찌 보면 박물관보다 더 친절하고 전시회보다 더 상세하다.
궁금한 점을 물으면 상인들이 자세히 설명해준다. /이윤정기자
“이건 조선시대 선조들이 쓰던 갓이고요, 저거는 보부상 모자예요. 이건 뭔지 아세요?...”
“예전에는 골동품점에서 청소도 하고 심부름도 하면서 어깨 너머로 고미술에 대한 식견을 쌓았어요. 1980년대에 고미술상이 대거 답십리로 옮겨왔죠. 당시만 해도 여기는 서울 변두리였으니까 세도 저렴했고 주차공간도 넓었고...” 이상근씨가 답십리 고미술상가의 역사를 설명한다.
시간을 거스르는 사람들
옛 자수를 새것처럼/ 고미술상점
‘석황’의 박옥순사장이 옛 자수를 이용해 베개를 만들고 있다.
답십리 고미술상가 상인들은 고미술 연구부터, 감정 및 복원까지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윤정기자
상인들은 어떻게 고미술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을까.
실제 한국고미술협회에서는 고미술에 대한 국내 인식 확대를 위해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 5호선 답십리역 1,2번 출구로 나와 안쪽 골목으로 들어오면 ‘고미술상가 거리’가 펼쳐진다.
답십리 고미술상가 앞에 쌓여 있는 구들장. 고미술상가 거리를 따라 옛 물건이 즐비하다. /이윤정기자
흔히 ‘고미술품’은 1945년 이전 물품을 뜻하지만, 답십리에는 근대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물품도 가득하다. /이윤정기자
시대와 국적을 넘어/ 답십리 고미술상가에는 우리나라 고미술품은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들어온 옛 물건들이 즐비하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를 아우르는 도자기와 함께 다양한 국적의 도기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윤정기자
보물창고 공개/ 고미술상점 ‘동인방’의 정대영사장이 가게 안쪽 창고로 안내한다. 마치 보물창고를 공개하듯 조심스레 고미술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목기’에 대한 책을 6권 집필할 정도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정사장은 “무조건 옛것이라 좋은 것이 아니고 시대의 삶을 반영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일반인이 고미술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한다. /이윤정기자
조선시대 찬합과 목기/ 반짝반짝 잘 닦은 찬합과 목기가 고미술상에 자리를 잡았다. 플라스틱 용기에 익숙한 요즘 반질반질한 찬합은 오히려 멋스럽게 보인다. 한국고미술협회 서부지회 이상근총무는 “예전에는 이런 찬합이 많았죠. 새마을운동 한다면서 옛 물건을 많이들 버렸는데 아쉽습니다”라고 말한다.
고미술 전문가/ (왼쪽부터) 한국고미술협회 서부지회 이상근총무, 고미술상가번영회 조규용회장, 한국고미술협회 서부지회 박윤환회장. 고미술품을 다룬 지 수 십 년 경력의 전문가들이다. /이윤정기자
전시 라인/ 고미술상가 안에 들어서면 빼곡하게 자리 잡은 상점들을 접한다. 그러나 좁은 복도에도 규칙이 있다. 바닥에 그어놓은 노란 선을 지켜야한다. 화재에 대비해 서로 정해놓은 선이다. 이 선에 맞춰 고미술품들이 정렬됐다. /이윤정기자
고미술상가 거리/ 답십리역 1,2번 출구에서 안쪽 골목으로 들어오면 바로 고미술상가 거리가 펼쳐진다. 여느 동네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골목이지만 상가 안에는 시대를 넘나드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 /이윤정기자
복도/ 제각기 다른 종류의 고미술품들이 복도에 즐비하다. 고택 대청마루와 한옥 문, 장구와 도자기 등 아는 사람만 진가를 알 수 있는 골동품들이다. /이윤정기자
중국 골동품/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한국의 옛 물건이 유독 많다.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에서 들어온 골동품도 만날 수 있다. /이윤정기자
전통 자기/ 한국의 옛 도기. 푸른빛이 도는 청자부터 조선시대 백자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이윤정기자
다식판/ 민속품상점에서 발견한 다식판. 어디서 어떻게 구했을지 궁금한 물건이 가득하다. /이윤정기자
고미술상가 골목/ 답십리 고미술상가 골목은 1980년대 처음 들어선 모습 그대로다. 오래된 표지판이 조금은 안타깝게 느껴진다. 한 고미술상인은 “인사동보다 고미술이 많은 곳이 답십리예요.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고 찾아온다면 고미술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아쉬워했다. /아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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