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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진도군 조도, 전설 품은 154개섬 올망졸망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9. 7.

[여기 어때]진도군 조도, 전설 품은 154개섬 올망졸망

진도 | 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

 
전남 진도군 조도는 섬 속의 섬이다.
섬과 섬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고 가야만 볼 수 있다.
섬 하나를 지나면 또 다른 섬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조도(鳥島)’라는 이름도 새떼처럼 많은 섬이 모였다고 해서 붙여졌다.
유인도 35개, 무인도 119개를 합쳐 총 154개. 우리나라 면단위 중 가장 많은 섬을 거느렸다.
조도군도의 어미섬인 조도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했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다.
바로 밑 관매도의 유명세 때문이다.
그만큼 개발의 혜택에서 벗어나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해 ‘섬다운 섬모습’을 고스란히 내보인다.

도리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도군도


진도여행의 시작은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와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를 잇는 진도대교를 건너면서부터다.
다리 아래 폭은 300여m로 넓지 않지만 바닷물은 아찔할 정도로 거세다.
 ‘바다가 울면 물이 돈다’는 울돌목이다. 한자로 ‘명량(鳴梁)’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물리쳤던 명량해전의 본거지다.
이즈음 만발한 유채꽃과 어우러진 다리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여기서 18번 국도를 따라가면 팽목항.
하조도 어류포항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차를 싣고 가는 철부선이 하루 5~6회 운항할 뿐 항구는 차분하고 한적하다.

조도군도의 어미섬 겪인 상·하조도는 일찍이 외국인의 눈을 통해 아름다움을 인정받았다.
19세기 우리나라 서해안을 항해하던 영국함대는 상조도에 올라 바라본 풍광에 반해 섬마다 영국식 이름을 붙였다.
영국 해군장교이자 여행가인 바실 홀은 그의 저서 ‘조선 서해안 및 류큐제도 발견 항해기(조선항해기)’를 통해 조도를 ‘지구의 극치’라고 표현했다.

팽목항을 떠난 여객선은 30여분 만에 하조도 어류포항에 닿는다.
1909년 첫 불을 밝힌 100년 역사의 하조도등대가 명물.
어류포선착장에서 면소재지로 들어가다 왼쪽으로 꺾어 4㎞ 정도 해안절벽을 따라간다.
수평선 너머 진도 본섬과 마주한 등대는 하얀색 몸체가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운치가 있다.

불도


등대 뒤편에는 ‘만물상’이라 불리는 기암절벽지대다.
이곳 주민들은 바위 하나하나의 표정이 부처님 같다고 해서 ‘만불상’으로 부른다.
하조도 동남쪽 끝에 자리잡은 신전해수욕장이 유명하다.
모래질이 단단해 자동차가 지나가도 바퀴가 빠지지 않을 정도다.
해안에 조성된 송림은 야영장으로 그만이다.

하조도의 전망 포인트는 돈대봉(230.8m). 30여분 산길을 따라 발품을 팔아야 한다.
소나무와 정금나무가 우거진 산길은 제법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가파르지만 섬산행의 묘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사방이 확 트여 거칠 것이 없는 정상은 전망대가 따로 없다.
가쁜 숨을 고르고 사방을 둘러보니 다도해에 점점이 박힌 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발아래 나래마을 포구도 정겹다.
조도 주변 바다는 수많은 섬이 파도를 가로막아 호수처럼 잔잔하다.

상조도와 하조도는 조도대교로 이어져 왕래가 편하다.
1997년에 완공된 조도대교는 진도대교(480m)보다 긴 510m에 왕복 2차로 도로를 깔았다.

하조도 돈대봉에 버금가는 상조도 전망대는 도리산(210m) 전망대.
상조도분교를 지나 여미항으로 가다보면 전망대로 오르는 길을 만난다.
정상까지는 포장이 돼 있어 차로 오를 수 있다.

운림산방


좌측에 지붕을 얹은 정자를 조금 지나 KT중계소 정문 앞에 목재 데크로 전망대를 만들었다.
코앞 나배도를 비롯해 조도대교, 하조도, 죽항도, 관매도, 대마도, 동·서거차도, 병풍도, 관사도, 배도, 내·외병도, 백야도, 눌옥도, 백야도 등 다도해의 올망졸망한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태산에 올라 천하를 굽어보는 느낌이다.

저마다 해무를 깔고 앉은 섬은 무척 몽환적이다.
‘첩첩섬중’에 있는 듯 이 많은 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신비롭다.

진도군청 허상무 해설사는 “맑은 날이면 멀리 제주도 한라산과 추자도까지 볼 수 있고 섬 사이로 뜨고 지는 일출과 일몰이 장관”이라며 “옛 선조들이 이곳의 바다색을 보고 청자를 빚었다”고 자랑이다.

발아래 은빛 바다를 수놓은 양식장도 그림 같다. 양식장에는 조도 특산물인 톳과 미역이 달려 있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어설프게 손을 댄 여느 관광지와 달리 다도해 본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인곤 진도 부군수는 “이곳이 바로 한국의 하롱베이”라며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이만한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방낙조


조도에도 관매도처럼 8경이 있다.
하조도 등대, 도리산 전망대, 손가락바위, 조도대교, 신전해수욕장. 만물상바위, 맹성리 작은달숲, 목넘애해변 등이 조도 8경에 꼽힌다.

사람의 신체모양이나 동물을 닮은 기이한 섬을 코앞에서 볼 요량이라면 유람선관광에 나서 볼 만하다.
쉬미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과 팽목항에서 배를 빌려 둘러보는 방법이 있다.
가사군도, 성남군도, 상조군도, 하조군도, 거차군도, 관매군도 등 조도 6군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생긴 모습도 기묘하다. 달빛에 하얗게 변하는 백야도, 갈라지고 금세 무너질 듯한 외병도와 내병도, 바다 위로 치솟은 옥도와 유금도,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북도, 사자모양의 광대도, 남자의 성기를 닮은 바위가 우뚝 솟은 방아도, 한 폭의 병풍을 펼쳐놓은 듯해 병풍도, 주지도(손가락섬), 양덕도(발가락섬), 가사도 등 섬마다 품고 있는 사연과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이렇듯 아름다운 곳에서 문화와 예술이 싹을 틔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예부터 시·서·화·창에 걸쳐 찬란한 문화예술을 꽃피운 진도가 ‘예향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운림산방·세방낙조 볼만…성게알젓 등 입맛여행도 -

▲찾아가는 길:서울→서해안고속도로→목포IC→영산호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77번 국도→우수영→진도→18번 국도→진도읍→임회면 팽목항→하조도 어류포항

▲주변 볼거리:조도면에서는 관매도와 관매해수욕장, 조도군도, 병풍도, 가사군도 등의 볼거리가 있고 본섬에서는 운림산방, 진도읍성, 신비의 바닷길, 세방낙조, 진도해양생태관, 녹진전망대, 용장산성, 남도석성, 쌍계사, 첨찰산, 소치기념관, 토요민속공연 등을 둘러볼 만하다.

▲유람선관광:진도읍 쉬미항을 출발해 저도, 작도도, 광대도(사자섬), 송도, 가사혈도(구멍섬), 주지도(손가락섬), 양덕도(발가락섬), 방고도를 거쳐 쉬미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연중무휴로 운항하며 1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 대인 1만원, 소인 5000원. (061)544-0075

▲특산품&맛집:진돗개, 구기자, 홍주, 돌미역, 참전복 등/옥천횟집(061-543-5664)은 모둠회가 포함된 한정식이 유명하다. 싱싱한 활어회와 함께 성게알젓, 전복젓, 해삼창젓 등 다양한 젓갈이 입맛을 돋워준다. 이외에 다도해 관광회센터(061-543-7727), 사랑방식당(바지락회, 061-544-4117), 궁전식당(듬북국, 061-544-1500) 등이 있다.

▲숙박:조도면에는 산수장(061-542-2445), 신비장(061-542-5268), 선우장(061-542-8889),김정자민박(061-542-8980), 김주명민박(061-542-5197), 문석문민박(061-542-5003) 등이 있고 본섬에는 청소년수련관(061-542-9584), 진도마린빌리지(061-544-7999), 국립남도국악원 사랑채(061-540-4033), 남강모텔(061-544-6300), 진도스케치(061-542-2114) 등이 있다. 남도민박(www.namdominbak.go.kr) 참조

▲문의:진도군청 문화관광과 (061)540-3219, 조도면사무소 (061)540-3457


- “진도판 모세의 기적 참여하세요” -

신비의 바닷길축제


“신비의 바닷길 체험해 보세요!”

‘제31회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5월5~7일까지 3일 동안 고군면 회동리 일원에서 열린다.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2.8㎞ 길이의 바다가 폭 40~60m로 갈라지는 것을 기념해 열리는 축제는 2007·2008년에 문화관광 유망축제에 선정됐다.
신비의 바닷길은 1975년 주한 프랑스 피에르랑디 대사가 바닷길이 갈라지는 현상을 목격, 프랑스 신문에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소개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고 1996년 일본 가수 ‘덴도요시미’의 노래 ‘진도 이야기’가 히트하면서 일본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5월4일 전야제를 필두로 시작되는 축제는 진도씻김굿, 남도들노래, 강강술래, 진도만가 등 민속민요 시연을 비롯해 초청가수 공연 등 주·야간 공연이 펼쳐질 예정. 또 진돗개 묘기자랑, 외국인 문화체험, 개매기 체험, 장군포토존 운영, 서화 및 진도아리랑을 배울 수 있는 예향 진도 체험 등이 부대행사로 열리고 바닷길을 건너며 조개나 미역 등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세계 최장의 바닷길(2.8㎞)’과 ‘바닷길에 들어가 있는 체험관광객 숫자(약 1만명)’ 부문이 세계 기네스북에 도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기록원 호남지역본부는 5월5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전문장비에 의한 측정과 사진, 동영상, 확인서 등 기록물을 제작해 영국 기네스월드레코드 본사에 공식 등재를 요청할 예정이다.

기네스기록 도전에는 제한이 없으며, 5월5일 오후 4시50분까지 신비의 바닷길 현장에 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진도 | 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

ⓒ 스포츠칸 & 경향닷컴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