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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레길>빌딩 숲 사이로 꿀맛같은 산책, 영등포구 여의둘레길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12. 25.

<서울 올레길>빌딩 숲 사이로 꿀맛같은 산책, 영등포구 여의둘레길

 

2010-12-17 08:24

 

절기상 대설(大雪)에 접어들면서 ‘동장군’이 본격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출퇴근 시간 옷깃을 여미며 종종걸음 치는 참깐동안이 걷기, 좀 격을 높인다면 ’산책’의 전부가 되기 일쑤다.

그러나 겨울바람을 맞으며 걷는 청량감은 자연이 선물하는 천연 자양강장제.

설산이 부담스럽다면 빌딩숲 속에 꽁꽁 숨겨진 ‘도심 올레길’을 찾아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서울의 맨해튼, 여의도에 섬을 빙 둘러싸고 있는 원형 올레길이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자리한 ‘여의둘레길’은 총 길이 8㎞.

샛강생태공원, 한강공원, 윤중로 벗꽃길 등을 한데로 묶는 일종의 산책 벨트다.

9호선 샛강역 3번출구로 나와 여의교 방향으로 50m쯤 걷자, 여의상류~여의교(1.3㎞) 구간 진입로가 나타난다.

나무계단을 내려딛으니 여의도판 ‘창녕 우포늪’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강에서 갈라져나온 샛강 주위로 형성된 자연습지다.

1997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생태공원인 샛강생태공원(넓이 75만 8000㎡)에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무성한 풀섶 사이로 갈대, 억새풀 덤불이 우거져 있다.

갈대밭 뒤로 펼쳐진 여의도 메리어트, 트럼프월드2 등 빌딩 숲과 대비를 이루며 이색적 풍경을 자아낸다. 

여의도 올레길. 이상섭기자/babtong@heraldm.com
지난 5월 정비작업이 완료된 터라 자전거 도로와 산책길은 정갈하다.

한참을 걷는 동안 매점, 벤치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 흔한 운동기구 한점 없다.

‘도시 속 도시’로 불리는 여의도에 이토록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는지 의아할 정도다.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인공의 손길을 최소화한 까닭이다.

인공구조물 대신, 봄ㆍ여름이면 토끼, 황조롱이, 왜가리 등에서 개구리, 뱀에 이르기까지 각종 동물들이 생태공원을 채운다.

환상덩굴, 돼지풀, 망초 등 갖가지 식물도 군집을 이룬다.

물길을 따라 10분쯤 더 걷자 흰말채나무가 무리지어 있다.

온 줄기를 휘감은 샛붉은 색감이 인상적이다.

가늘고 긴 가지를 축 늘어뜨린채, 겨울 눈을 품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버드나무도 눈길을 끌었다.

전체 둘레길은 6개의 테마로 구분돼 있다.

여의상류 부분을 ‘여의경관구역’ ▷63빌딩에서 여의교 구간은 ‘수질정화 습지구역’ ▷ 여의교에서 서울교까지는 ‘생태체험 학습구역’ ▷서울교에서 파천교 까지는 ‘버들문화구역’ ▷파천교에서 국회의사당까지는 ‘생태보존구역’ ▷여의하류 부분은 ‘둔치경관탐방구역’ 등으로 손쉽게 6가지맛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함께 걷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워킹데이프로그램’을 추천한다.

행사는 4~6월, 9~11월 사이 매주 열릴 예정이다.

길동무는 물론, 워킹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올바른 걷기 자세까지 덤으로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다.



헤럴드경제 김민현 기자/kie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