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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충남 홍성 남당포구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1. 8.

[여기 어때]충남 홍성 남당포구

윤대헌 기자

ㆍ‘새조개’ 바다향…서해 일몰 장관…
ㆍ지는해 아쉬움도 깜빡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 포구.

조선 영조 때 학자 남당(南塘) 한원진(韓元震)의 고향이다. 그의 아호를 딴 포구는 소박하지만 알차다.

쭈꾸미, 꽃게, 소라, 바지락, 우럭, 광어, 전어, 대하 등이 계절별로 쏟아지는 해산물 집산지이기 때문.

바닷바람에 코끝이 알싸한 이즈음은 새조개가 제철이다. 일명 ‘명품조개’로 불리는 겨울조개다.

5∼30m 깊이의 바다 속 개펄에서 영양분을 빨아 제 살을 키운다.

남당은 특히 인근 궁리와 함께 일몰이 아름답다. 낙조를 겸한 별미여행.

한 해를 보내는 겨울여행으로 제법 그럴싸하다.


천수만을 끼고 있는 남당항은 호젓한 겨울바다를 기대하기 힘들다.

사계절 내내 별미를 맛보려는 미식가들로 북적댄다.

가을별미 대하에 이어 12월부터는 새조개가 제철을 맞는다.

바닷바람에 코끝이 알싸해질 때부터 살이 여물기 시작해 4월까지 맛볼 수 있다.

이 때는 어한기를 맞은 포구에도 생기가 돈다.

새조개는 남당 죽도리와 방조제를 낀 궁리가 주요 생산지.

역사는 길지 않다. 1983년 천수만에 방조제가 들어서면서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식가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15년 안팎.

새조개의 진가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일본으로 전량 수출됐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물에 걸린 새조개가 이름이 뭔지도 몰랐시유.

그러다 새조개가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당시에는 하루에 10톤 이상씩 건져 올렸으니 수입이 짭짤했지유.

 새조개가 돈이 되고 주민들의 수입이 오르면서 전국 각지의 조폭들이 돈 냄새를 맡고 몰려들었을 정도니까유.”

남당리 어촌계 노창근 감사(53)의 말이다. 시쳇말로 ‘지나가는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탄광촌보다 수입이 더 좋았단다.

새조개는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겨울에만 난다.

1~2월에 가장 맛이 좋고 3월부터는 살이 질기고 씁쓸한 맛이 난다.

100% 자연산이다 보니 값도 비싸다. 채취하는 방법도 일반 조개와 다르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그물로 바닥을 긁는 형망(끌방)으로 잡는다.

새조개 샤브샤브


새조개는 발 모양이 꼭 새 부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얻은 이름.

조개의 다리가 닭고기 맛과 비슷하다고 해서 ‘조합(鳥蛤)’이라고도 부른다.

포구에 들어서자 ‘파라솔’로 불리는 간이 포장집들이 해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바다를 다 가릴 정도다 맞은편도 횟집과 식당이다.

“얼릉 오셔서 새조개 한 번 잡숴 봐유. 한 번 먹으면 그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니까유.”

괜한 발품 팔지 말고 어서 들어와 맛보란 얘기다.

호객 행위에 나선 한 아주머니가 새조개 하나를 까서 입으로 들이민다.

모양새가 영락없이 새부리를 닮았다.

포장집에 들어서자 비닐 밖으로 바다풍경이 한 눈에 잡힌다.

물 빠진 개펄은 ‘검은 사막’ 같다. 바다 건너 죽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남당항에서 서쪽으로 3.7㎞ 떨어진 죽도는 섬 전체가 대나무로 우거진 군내 유일의 유인도. 작지만 풍광이 아름답다. 

쌍패류 중 콜레스테롤 함량이 가장 적은 반면 아미노산과 핵산을 다량 함유한 새조개는
칼로리
와 지방함량이 낮은 다이어트식품. 비린 맛이 없고 달콤하고 부드러워 먹기에 부담이 없다.

새조개의 발에 해당하는 새머리 모양이 짙은 가지색일수록 싱싱하고 맛도 좋다고 주인장이 살짝 귀띔한다.  

먹는 방법은 3가지. 내장을 떼어낸 뒤 날로 먹거나 구워먹고 데쳐먹는다.

주인장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먹는 샤브샤브를 권했다.

다시마, 무, 대파, 마늘, 팽이버섯 등을 우려낸 국물에 조갯살을 살짝 데친 후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바다향이 번진다.

남은 국물에 면이나 라면사리를 끓여 먹는 것도 별미다. 말만 잘하면 겨울쭈꾸미도 덤으로 얻어먹을 수 있다.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의 새조개는 보통 포장집에서 1㎏당 4만5000원선.

1㎏은 껍데기를 제외한 살과 내장의 무게다. 

남당 포구에서는 해마다 ‘새조개 축제’를 연다. 하지만 상인들은 마냥 기쁘지 만은 않다.

예년에 비해 부쩍 줄어든 물량 탓이다.

노창근 감사는 “천수만이 막히고 홍성-보령지구와 오천지구에 방조제가 생기면서 조류의 흐름을 막아 새조개가 옛날만큼 많이 나지 않는다”며 “새조개가 서식하기 위해서는 개펄에 황토를 쏟아부어야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찮다”고 말했다.

새조개 시식 후 드라이브는 필수.

옆구리에 바다를 끼고 가는 임해관광도로를 타면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코앞에서 볼 수 있다.

남당에서 출발해 어사리, 상황리, 궁리를 거쳐 천수만 방조제까지 간다.

이중 상황리 전망대와 궁리 포구가 낙조 포인트.

시뻘겋게 닳아 오른 해는 바다에 길게 누운 안면도로 떨어진다.

한 해가 저무는 이즈음, 겨울이 깊어가는 풍광이다.

▲찾아가는 길:서울→서해안고속도로→홍성 나들목→40번 국도→남당리·안면도 방향 좌회전→AB지구 방조제 넘기 전에 궁리·하리 쪽으로 좌회전→해안도로(임해관광도로)→해안전망대 속동마을→남당항/서울 남부터미널-홍성 시외버스터미널.

2시간 소요

▲주변 볼거리:남당항에서 20분 거리의 광천시장은 토굴에 저장한 새우젓 등 각종 젓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갈산면 옹기마을은 5대째 전통옹기를 만들고 있다.

이외에 용봉산 마애석불, 만해 한용운 선생 생가, 백야 김좌진 장군 생가, 홍주성, 홍양저수지, 홍성민속테마박물관, 구항거북이마을, 오서산, 그림이 있는 정원 등이 있다.

▲맛집:석양횟집(새조개 샤브샤브, 041-634-9913), 삼삼복집(복어탕, 041-633-2145), 그때그집(사진,
한정식
, 041-634-3214) 등 


▲숙박:남당항 근처에는 씨월드모텔(041-634-9222), 솔밭천수모텔(041-631-0840), KD모텔(041-631-2815), 시골풍경펜션(041-631-6607, www.weeklove.com) 등이 있다. 또 읍내에 위치한 홍성온천관광호텔(041-633-7777)은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축제:남당항에서는 해마다 ‘새조개 축제’를 연다. 올해는 1월 중순께 열릴 예정이다.

▲문의:홍성군청 문화관광과 (041)630-1224

<홍성 | 글·사진 윤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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